『빌어먹을 놈은
아니지만』라니... 제목이 너무
흥미로웠던 책이다. 과연 어떤 이야기를 담은 책일까하는 궁금증은 우리나라 작가님의 미스터리/추리 장르라는 사실에 주목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
책에 쓰여진 부제,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 지침서'에 더욱 궁금해질 것이다.
책의 주인공은 익주. 익주의 임무는 미처리 시신을 처리하는 치다꺼리다. 저마다의 사연을 간직한 미처리
시신들의 영혼을 안내하는 임무를 가진 익주는 그들에게 허락된, 어찌보면 지상과 연결되리 수 있는 최후의 시간을 미처리 시신을 데리고 그
주인공들이 살던 세상으로 가서 죽음마저도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이들의 죽음을 최종 마무리 짓는데 도움을 주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죽은 지 한참이 지나 발견된 사람들, 때로는 미연고자도 있다. 고독사도 있고... 저마다 다양한
사연이 존재한다.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도 발견되지 않은 죽음이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이 책이 미스터리 추리소설이지만 전혀 비현실적이지만은
않은 이유일거 같기도 하다.
익주가 담당하는 미처리 시신들에는 자신이 죽은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도, 알지만 미련이 있는 사람도
있다. 어찌됐든 이승에 미련이 남은 사람들은 저승에 편히 가지 못하니 이들에게 18시간을 유예를 두고 자신들이 살던 세상으로 보내 또 다시
저승으로 오게 만든 것인데 이들의 유예 시간에 동행하는 이가 바로 익주이다.
이 시점에서 익주의 존재가 궁금해진다. 그렇다면 그는 누구인가? 저승사자? 아니면 살았으나 죽은자를
관리하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존재? 사실 익주도 죽은 사람이다.
익주가 어떻게 미처리 시신의 치다꺼리가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도 만날 수 있고 또 익주를 치다꺼리가
되게 한 책방 주인(일반적인 서점을 의미하는 책방이 아님)인 김 사장과의 인연도 소개된다.
흥미로운 점은 미처리 시신과 그들의 이승에서 정리되지 못한 사연을 책과 연결지어 스토리를 풀어가고 또
이들이 인연으로 전혀 무관하지 않다는 점, 그 과정에서 익후의 사연 역시 주목하게 된다는 점이다.
가장 큰 매력은 아마도 사후세계에 대해 이야기한 책은 많았으나 이런 조합, 이런 분위기의 이야기는
없었던지라 작가님의 독특한 상상력이 만들어낸 세계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