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 - 프랑스인 눈으로 ‘요즘 프랑스’ 읽기 ㅣ 지구 여행자를 위한 안내서
오헬리엉 루베르.윤여진 지음 / 틈새책방 / 2019년 10월

프랑스하면 가장 먼저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가...? 저마다 다르겠으나 개인적으로는 낭만, 예술, 그리고 아름다운 도시 풍경과 멋진 역사적인 건축물들이 떠오른다. 그래서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고 최근 유행하는 한 달 살기(가능하다면 오래오래)도 해보고 싶은 나라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실제로 프랑스 사람들이 바라보는 진짜 프랑스의 모습은 어떨까? 과연 이방인의, 더군다나 대체적으로 그곳에 살지 않는 사람들의 시선에서 본 모습과 얼마나 일치하고 또 반대로 얼마나 다를까?

그런 궁금증에 대해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는 비록 프랑스인 전체를 대표한다고는 할 순 없지만 적어도 진솔한 이야기를 들려준다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로운 책이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저자는 프랑스인 오헬리엉 루베르과 한국인 윤여진 씨. 아마 프랑스인 저자의 이름이 어딘가 익숙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 JTBC <비정상회담>에 출연한 바 있던 그 프랑스 사람이다. 방송 당시에도 말을 참 조리있게 차분하게 잘 한다 싶었는데 책으로 보니 그때의 이미지가 절로 떠오르는 느낌이다.

책에서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도 나오지만 자신의 고향인 릴을 비롯해 <하울의 움직이는 성>의 배경이 되어 화제가 되었던 콜마르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도시에 걸쳐서 프랑스와 프랑스인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한 가지 아쉬운 마음이 있다면 사진이 제법 많은데 비해서 모두 흑백이라는 점이다. 표지는 상당히 멋지게 만들어졌는데 책 속의 사진이 컬러가 아니여서 개인적으로는 아쉬웠다. 어쩌면 '지극히 사적인'면에 치중하고자 일부러 그랬나 싶은 생각도 해본다.

프랑스 사회 전반에 걸친 다양한 문제들,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있기 마련인 공통된 문제들에 대한 고민들을 책은 펼쳐보인다. 그저 단순히 프랑스의 멋진 모습, 매력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프랑스라는 나라의 진짜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환상을 깨고자함이 아니라 자신의 모국인 프랑스에 대해 제대로 알아주기를 바라는 어떤 마음을 담아낸 책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들었던 것도 바로 이런 내용들 덕분이다.

그렇기에 이 책은 에세이가 아닌 인문학으로 분류된다. 뭔가 프랑스에 대한 멋진 모습이나 관광대국으로서의 모습을 기대하고 책을 손에 잡았다면 기대와는 다른 이야기의 전개에 당황할지도 모르지만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알고 선택한다면 이보다 더 맞는 책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물론 오헬리엉 루베르라는 프랑스인의 관점으로 바라 본 프랑스이긴 하지만 그래도 프랑스의 이모저모를 만날 수 있었던 데에는 참으로 만족스러운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