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연인
에이모 토울스 지음, 김승욱 옮김 / 현대문학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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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모스크바의 신사』를 쓴 에이모 토울스의 『우아한 연인』은 고급스러운 표지가 인상적인, 창문 밖으로 보이는 뉴욕의 풍경이 한층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작품이다.

 

이야기의 주요 무대는 1937년 미국의 뉴욕이다. 이 시기는 그 유명한 세계 대공황이 발생했던 시기로 당시 여성들의 사회 진출은 미국이라고 크게 다르지 않아 제한적일 수 밖에 없는 상호아이였다.

 

주인공인 케이트는 1966년 10월 초의 밤에 남편 밸과 함께 <청함을 받은 자는 많되>라는 전시회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현대미술관으로 향한다. 이 전시회의 사진들은 1930년대 말에 뉴욕의 지하철에서 찍은 인물사진으로 특이한 점이라고 하면 몰래카메라로 찍은 사진들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전시회에서 케이트는 무려 30여 년 전의 팅커과 마주하게 된다. 사진 속 팅커와의 조우로 케이트의 기억은 1937년의 뉴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말 룸메이트 이브와 함께 그리니치빌리에 있는 한 나이트클럽에 가서 처음 만났던 팅커.

 

팅커 그레이는 부유한 집안의 자제였고 함께 갔던 룸메이트 이브와 케이트는 그런 팅커에게 호감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팅커와의 만남은 맨해튼 사교계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후 이브가 교통사고로 얼굴에 부상을 입게 되자 팅커가 그녀를 돌보게 되면서 케이트는 자연스럽게 둘과의 관계에서 멀어지게 된다.

 

팅커가 이브를 돌보기로 한 것은 진심에서 우러난, 그녀를 정말로 사랑해서 선택한 것이 아니였다. 오히려 케이트와 팅커가 서로에게 마음이 있었고 둘은 이후 시간이 흘러 이러한 사실을 확인하게 되는데...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 이야기로만 치부하기엔 책이 보여주는 이야기는 참 많다. 게다가 왠지 케이트와 팅커 사이에 끼여서 둘 사이를 방해한 것처럼 보이는 이브는 불의의 사고로 너무나 달라진 자신의 삶에 좌절하기만 하는 여성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책은 모두가 힘들었던 세계 대공황이 한창이 시절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 특히나 상류층의 사교 문화, 재즈의 세계 등이 암울했던 시대와 묘하게도 대비되면서 두 여성과 한 남자의 인생, 사랑을 풀어내고 있어서 흥미롭다.

 

케이트와 팅커의 행복한 결말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하지만 둘의 운명은 어쩌면 독자들의 바람과는 달랐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만약 그렇게 끝이 났다면 이 작품은 흔하디흔한 로맨스 소설이 되었을지도 모르지만 에이모 토울스는 두 사람의 운명에 다시 한번 파동을 불러일으킴으로써 뻔한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만들어내는 재주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피츠제럴드의 『위대한 개츠비』같은 분위기가 있지만 그 작품에서 보여지는 인생의 허무함과 사랑했던 이로부터의 배신과 이루지 못한 사랑에서 오는 비극적 결말로 귀결되지 않아서 재미있었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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