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마냥,
슬슬』은 술을 주제로 한
작가의 두 번째 책이라고 하는데 은모든이라는 이름으로 작가는 어쩌면 조금 특별한 이름으로 독자들에게 각인되어 있을거란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첫 번째 작품 역시 『애주가의 결심』이라는 점에서 그야말로 "술" 을 주제로 한 "주류酒類문학"의 신예라는 말이 낯설지 않은
작가이기도 하다.
흥미로운 점은 책을 보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그 구분이 모호해 보이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저자가 이
책에서는 소설과 에세이 형식으로 술에 관련된 우리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아내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소설과 에세이의 비율이 5:5인데(책 내용 때문인지는 몰라도 마치 무슨 술 제조 비율 같다) 흥미로운
점은 이야기의 마지막에 일명 테이스팅 노트가 소개된다는 것이다. 여기에 나오는 술은 모두 앞의 이야기에 등장했던 술이라는 점에서 술을 잘 못
마시는 분들에겐 그 술에 대한 일반적인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고 그 술의 맛 등이 궁금한 사람에게는 마치 소믈리에의 술 추천서를 보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술로 인한, 보다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과음으로 인한 각종 문제(때로는 범죄 수준의)가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가운데 누구라도 술에 관련된 일화 하나쯤은 있을것 같다. 그게 좋은 일이든, 그렇지 않든. 또는 본인이 직접 술을 마시고 벌인 일이든
아니면 주변인에 의한 일이든지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볼 때 이 책에 등장하는 소설과 에세이는 술을 마심으로써 발생하는 추한 상황이라기 보다는
추억 여행 같기도 하다. 또 다양한 인물군상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마치 우리네 주변에서 봄직한, 누군가의 인생사에 대한 독백을 듣는 것
같기도 해서 술을 테마로 하지만 절대 거부감을 들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이런 점이 작가로 하여금 "주류酒類문학의 신예"라는 말을 듣게 하는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