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키퍼
톤코하우스 지음, 유소명 옮김, 에릭 오 감수 / ㈜소미미디어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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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표지 속 아기 돼지의 표정이 너무 슬프다. 가만히 바라보고만 있어도 왠지 눈물이 나올것 같이 축쳐진 어깨와 슬픈 표정이 인상적이다. 과연 아기 돼지 피그는 왜 이런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일까? 게다가 그네를 타고 있지만 주변에 또래가 하나도 없다. 마치 세상에 홀로 남겨진 듯한 주변 풍경은 피그의 표정을 더욱 두각시킨다.

 

 

『댐키퍼』의 주인공은 피그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기 돼지다. 피그는 골짜기에 위치한 작은 마을에서 살고 있고 정확히는 마음을 지키는 댐 위의 풍차가 집이다. 피그가 풍차에 사는 일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다.

 

댐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마을은 반짝반짝 빛이 나지만 댐 건너편에는 꿈도, 희망도 없는 그야말로 무서운 '어두움'이 짙은 안개처럼 자리하고 있다. 피그가 하는 일은 풍차를 돌려 발생한 바람으로 이 어두움이 마을을 뒤덮는 걸 막는 댐키퍼인 것이다.

 

하지만 아무도 피그가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른다.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그 일을 묵묵히 하는 피그는 늘 흙투성이인 채로 학교에 간다. 그래서 아이들은 피그를 놀리기만 할 뿐 함께 놀지 않는다. 피그는 항상 외톨이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 폭스라는 아이가 전학을 온다. 폭스는 그림을 잘 그린다. 여느 날처럼 아이들이 피그를 흙투성이라며 놀릴 때 폭스가 나타나 피그를 도와주며 위로해준다. 피그는 폭스와 함께 그림을 그리며 친구가 된다. 이젠 더이상 외롭지 않을 뿐더러 피그는 즐거워진다.

 

하지만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버스 정류장으로 갔을 때 폭스가 그림을 가지고 아이들과 즐겁게 웃는 모습을 보게 되고 그 그림 속 주인공이 바로 흙투성이 자신임을 알게 된다. 이에 폭스는 화가 나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해서 폭스의 그림을 빼앗아 달아난다.

 

피그는 너무 상심한 나머지 풍차를 돌리는 것까지 잊게 되고 결국 마을은 점점 더 어두움이 뒤덮이게 되는데... 뒤늦게 이 사태를 알게 된 피그는 얼른 달려가 혼신을 다해 풍차를 돌리게 되고 다행히도 피그의 노력으로 마을은 점점 더 원상태로 돌아오게 된다.

 

 

 

다시금 흙투성이가 된 피그. 그때서가 자신이 뺏어 왔던 폭스의 그림을 펼쳐보게 되고 그속에서 자신과 폭스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게 되는데...

 

결코 길지 않은 이야기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분명 유아 도서라고 되어 있는데 마음을 울리는 감동이 있다. 오히려 어린 아이가 이렇게 깊은 의미를 이해할까 싶을 정도로 겉모습만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어른들에게, 누군가의 숭고한 희생을 제대로 알아주지 않는 어른들에게, 다른 이의 희생을 당연한 듯이 받기만 하는 어른들에게 반성의 계기가 되는 멋진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이 책은 픽사의 애니메이터들이 모여서 만들어낸 단편 애니메이션을 동화로 만들 것으로 이는 2015년에 아카데미 단편 애니메이션 부문에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단다.

 

피그의 이야기가 한편으로는 마음 아프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피그에게 진정한 친구가 생긴것 같아 감동적이였다.

 

아울러 아무도 하지 않아서 자신이 그 일을 한다던 어느 영화 속 주인공의 대사에 그 말을 듣던 상대방은 말한다. 그래서 당신이 영웅이라고. 비록 아무도 알아주진 않지만 스스로가 사명감을 갖고 있고 마을을 지키기 위해 오늘도 풍차를 돌리는 피그는 댐키퍼이자 꼬마 영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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