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힘이 들 때 그림책을 읽는다 - 소중한 당신에게 들려주고 싶은 그림책 이야기
강지해 지음 / 마음의숲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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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린아이였던 시절 난 무슨 책을 읽었나 싶어 곰곰이 생각을 해봐도 그림책보다는 위인전을 더 많이 읽었던것 같다. 위인전집이라고 해야 할것 같은데 그림책에 대한 기억은 나질 않고 오히려 우리 아이들을 위해 읽어주었던 때가 내 인생에서 가장 많은 그림책을 읽었던 시기가 아니였나 싶다.

 

하지만 또 생각해보면 이때의 그림책 읽기는 아직 글을 읽지 못했던 유아시기의 아이가 책 읽어달라고 가져오면 읽어주었던 기억, 그리고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좋다고 해서 읽어주었던 기억이 더 커서인지 딱히 그 의미를 되새겨보면서 읽기 보다는 보통 칼데콧 수상작이나 안데르센 상과 같은 세계 어린이 문학상을 수상한 작품이나 창의력 등을 길러 준다는 목적의 책을 위주로 선택해 읽어 준 기억이 난다.

 

그래서인지 『나는 힘이 들 때 그림책을 읽는다』이란 제목에서부터 궁금했다. 다 큰 어른이 어린이들이 읽음직한 그림책을 본다니 말이다. 그것도 힘이 들 때. 더욱이 이 책을 쓴 저자가 자신의 책을 추천하는 대상이 특정적인데 바로 나 같은 경우라는 생각에서 읽어보고 싶었다.

 

처음 아이를 키울 땐 정말 조그만 일에도 큰일 나는 줄 알았다.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니 말이다. 그러면서 울엄마는 우릴 다 어떻게 키웠나 싶고 그래서 괜시리 더 엄마가 보고 싶은 날도 많았는데 이 책은 바로 그 엄마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처음으로 엄마가 된 나 자신이 경험하게 될 여러 힘든 상황에 대한 위로, 딸과 엄마 사이에 놓인 이땅의 모든 딸이자 엄마에게 건내는 따뜻한 공감과 위로를 가장 먼저 이야기하고 있어서 좋았다.

 

다음으로 당연하다싶게도 가족에 대한 이야기. 역시나 엄마가 되었기에 생각할 수 있었던 부분들에 대한 언급은 자연스레 나의 엄마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지고 이후에 나오는 이야기들도 어찌보면 나 자신보다 아이들과 가족들을 더 생각하는 엄마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동시에 어쩌면 지금 나의 모습과도 다르지 않아 애잔함을 느끼게도 한다.

 

그럼에도 책의 말미에 이르러서는 결국 엄마의 행복이 아이들, 나아가 가족 전체에 행복을 선사한다고 생각하는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의 엄마이기 이전에 또 누군가의 아내이기 이전에 오롯이 나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것 같아 의미있었던것 같다.

 

이렇게나 나이가 들어서 그림책을 다시 손에 잡는다는게 한편으로는 참 어색하고 또 한편으로는 아이들을 위해서 읽었다면 놓치고 지나쳤을 것들을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으로 마주하다보니 새롭게 느껴지는 바도 많아서 예전에 읽은 동화 속 주인공들을 통해 위로를 받았던 책만큼이나 기분 좋은 시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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