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요괴 도감
고성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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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고서 같은, 아니면 비법서 같은 제본 방식의 책이다. 게다가 검은색과 빨간색의 절묘한 조화를 보여주는 한국 요괴 도감』. 사실 편견일수도 있지만 '요괴'라는 말을 들으면 머릿속에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바로 일본의 요괴들이다. 그러면서 문득 우리나라에 도감을 만들 정도로 요괴가 많았나 하는 생각도 든다.(절대 비하가 아니라 아는 요괴는 구미호, 도깨비 등 몇 안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책에 담긴 각종 요괴들을 보니 정말 많다. 생각보다 많고 의외로 이런 요괴도 있구나 싶은 것도 많았지만 이것도 요괴구나 싶었던 경우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조금은 특이한 것을 좋아하는 덕후 같다. 게다가 이 덕후기질을 충분히 활용해 관련 책도 썼고 현재는 덕질 장려 잡지라는 <더 쿠The Kooh>의 편집장이라고 한다. 좋아하는 것을 직업으로 삼은, 그래서 더 발전시킨것 같은 인물이다.

 

《동이귀괴물집》이라는 책이 그 바탕이 되었다는 『한국 요괴 도감』은 한국의 요괴를 크게 총 4종류로 분류하고 있다. 괴물/귀물/사물/신이 그것이다. 괴물은 육신이 있고 만질 수 있고 사람 혹은 짐승의 생김새를 갖추고 있다. 귀물은 그 반대로 육신은 없고 만질 수도 없다. 흔히 말하는 혼백, 일종의 기(氣)로 분류되는 요괴다. 사물은 이름 그대로 사물에 독특한 능력이 있는 경우이며 신은 오랜 세월을 인간과 함께 해온 신으로 분류된 경우이다.

 

도감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각 요괴에 대해서 어떤 형태인지, 문헌이나 민담 등을 통해 출몰했다고 알려지는 지역와 시기, 특징 등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좋고 이 요괴가 언급되어 있는 문헌과 실제 문헌의 내용을 발췌해놓고 있기도 하다.

 

대단한 노력이라 생각한다. 단지 관심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이런 문헌이 있었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생소한 문헌들이였고 또 이 묘사를 통해 그림으로 그려 놓고 이름과 특징을 하나하나 쓰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너무나 잘 아는 구미호도 있고 얼마 전 아이들 도서로 만난 적 있는 구렁덩덩신선비도 나오는데 이또한 요괴로 분류할 수 있나 보다. 또 녹두로 만들어진 병사로 무려 3년의 노력이 필요한 녹두병이라는 것도 신기했다.

 

이중에는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사이즈보다 크거나 반대로 오히려 작은 경우도 나오는데 고양이도 물어죽일 정도라는 큰 쥐를 말하는 대서, 바다의 물살까지 바꿀 수 있는 거대 메기인 대점어, 고래보다 크다는 새우도 있고 반대로 보통의 크기보다 작은 말도 있다.

 

흔히 어른들이 밤에 손톱과 발톱을 깎지 말라고 말씀하시는데 이것을 쥐가 먹고 그 사람으로 변신한다고들 하는데 이는 둔갑쥐로 관련된 이야기였다. 또 설날에 신발을 훔쳐가서 그 신발을 잃어버린 사람은 한 해동안 재수가 없다는 이야기의 주인공인 야광귀도 소개되어 있어서 신기했다.

 

이 야광귀를 막기 위한 방법이 채를 걸어두고 야광귀가 채의 구멍을 세다가 날이 밝아진다는 이야기도 들어 본 적이 있었는데 여기에서 보니 더 재밌었다.

 

좀 징그러운 것들도 많아서 페이지를 넘기다 깜짝놀라기도 했는데 어딘가 모르게 기생충 같은 것들이 그러했고 또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화제가 되었던 인면조도 나온다는 점에서 정말 이 한 권이면 우리나라에 존재하는 요괴는 모두 다는 아닐지라도 상상 이상으로 만나볼 수 있을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 분야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길 권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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