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폐의 세계사
셰저칭 지음, 김경숙 옮김 / 마음서재 / 201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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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돈이 처음 시중에 유통되던 날 새돈을 받겠다고 밤을 새던 사람들이 있었던 기억이 난다. 지폐 수집을 하는 사람들도 있었을테고 아니면 나중에 경매로 비싸게 팔려는 리셀러도 분명 있었을텐데 그때는 어린 마음에 그 광경이 신기했던것 같다.

 

그리고 현재 사용하는 지폐 중 가장 고액권인 5만원을 발생을 둘러싸고 도안을 어떤 인물로 할 것인가에 대한 논의도 상당했던것 같다.

 

어찌됐든 지금 우리가 사용하는 돈의 경우 한국사에서 뛰어난 인물이라는 주제로 도안이 설정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에 더욱 그러했던것 같은데 평소 돈을 자세히 들여다볼 일이 없다가 우연한 기회에 돈에 그려진 도안이나 위조 방지 기술 등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우리나라 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참 많은 것들이 그려져 있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번에 만나게 된 지폐의 세계사』는 과연 우리나라가 아닌 다른 나라의 지폐는 어떤 도안이 그려져 있을까 하는 기대도 있었고 동시에 어떤 이유에서 그 도안이 선정되었는가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기에 읽어보고 싶었다.

 

 

이 책의 저자는 자신이 어떻게 지폐수집가가 되었는가에 대한 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상당히 많은 국가의 지폐를 담고 있는데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은 해당 국가의 지폐를 현재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과거 사용했던 것들을 실어서 그 변화과정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일부러 찾아보지 않는 이상 이런 도안이 었었을지 알지도 못했을 것이고 아울러 어떤 변화를 거쳐 지금에 이르게 되었는가도 알 수 있기 때문에 좋았다.

 

또 경우에 따라서는 각기 다른 나라에서 서로 무관하지 않은 지폐들이 존재했음을 알게도 해주는데 예를 들면 1945년 스페인에서 발행한 5페세타에는 산타페의 각서가 묘사되어 있고 1992년에 발행된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발행한 500페소에는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 500주년을 기념하는 그림이 그려져 있고 이탈리아가 1971년 5,000리라의 경우에는 앞은 콜럼버스가 뒷에는 그가 이끈 세 척의 함대가 그려져 있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콜럼버스는 우리도 세계사 시간에 배우긴 했지만 실로 대단한 인물임에 틀림없다. 책은 이렇듯 완전히 다른 세 나라에서 접점을 이루는 하나의 스토리도 만날 수 있어서 흥미롭다.

 

 

단순히 그 나라의 통화가 아니라 그속에는 문화와 정치, 예술, 사회 등에 이르는 다양한 스토리가 담겨져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우리나라처럼 돈 단일 색을 사용해서(농도만 달리하되) 발행된 돈도 있지만 상당히 화려한 색체감을 보이는 마치 그 자체로 미술 작품같은 지폐도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브롤터의 지폐의 경우 흥미로웠던 하나는 50파운드(1995년), 5파운드(2000년), 20파운드(2004년)에 발행한 세 지폐에는 모두 원숭이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는 과거 엘리자베스 2세가 대관식 직후 왕세자였던 찰스를 데리고 대영제국 식문지 순방의 첫 번째 방문지로 지브롤터를 방문하게 되었고 이때 찰스 왕세자가 거대 바위산에서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던 것이 기자들에게 포학된 후 한동안 상당히 유행을 한 모양이다.

 

이는 결국 지브롤터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원숭이와 기념 사진을 찍게 만들었는데 이 일로 인해 생태계 균형이 무너저서 원숭이들은 지나치게 관광객들이 주는 먹이에 의존하게 되었다고 한다. 현재는 지브롤터의 원숭이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위법에 벌금까지 부과된다고 한다니 조심하자.

 

이 책이 아니였다면 절대 몰랐을 일들, 어쩌면 굳이 몰라도 세상살이에 문제는 없으나 알고나니 재미있고 또 만약 그 나라를 여행하게 된다면 그 나라의 지나간 역사, 그리고 문화에 대해서도 조금이나마 알고 간다는 생각이 들게 한 책이다.

 

더불어 이 책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은 저자가 수집한 지폐 컬렉션이 진심으로 궁금해졌던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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