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는 엄마의 이탈리아 여행법
김춘희 지음 / 더블:엔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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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가끔이지만 아이들과 미술관 전시회를 가기도 하고 그보다는 자주 영화관을 가기도 하는데 의외로 아이들이 참 좋아한다. 특히 미술관에 가서 아이들이 뭘 알까, 조용히 잘 볼까 싶은 걱정을 하게 되는데 아이들마다 물론 다르겠으나 대체적으로 아이도 호기심을 갖고 관람을 한다는 사실에 놀라웠던 기억이 있다.

 

그럴 때마다 드는 생각은 아이들과 다양한 경험(체험)을 함께 한다는 것은 아이에게 결코 잊을 수 없는, 세상 그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유산을 남겨주는 것과 같다는 것이다.

 

꼭 먼거리가 아니더라도 아이와 함께 여행을 떠나는 이유도 어쩌면 이런 이유도 있을 것이다. 그러니 해외로떠나는 여행은 또 어떨까? 국내보다 해외여행이 더 낫나는 의미가 아니라 주변 환경이나 문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평소 익숙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새롭고도 낯선, 그러나 충분히 아이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아낼 수 있는 여행이라는 점에서 경제적 여유와 시간이 있다면 너무 어린 아이들이 아닐 경우 함께 떠나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글쓰는 엄마의 이탈리아 여행법』는 바로 그 일을 실행에 옮긴 저자와 아이들과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궁금했고 그 이상으로 기대되었다.

 

책의 제목에는 '이탈리아'만 적혀 있지만 좀더 구체적으로는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여행기다. 두 아이와 함께 다녀왔는데 한 명은 중3, 또 한명은 9살이다. 다소 어리다고 할 수 있기에 여행이 결코 쉽지는 않을거란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든 것이 낯선 나라, 그리고 도시이기에 이들 역시 이곳에서 다양한 일들을 겪게 된다. 사실 아이들 둘 챙기는 것만으로도 엄마로서는 상당한 각오가 있어야 할것 같은 해외여행인데 그 과정에서 물건을 잊어버리거나 길을 잃거나 하는 것은 어쩌면 아무리 가족이라 해도, 오히려 가족이기에 더 쉽게 아픈 말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저자의 경우에도 아이가 모자를 잃어버렸고 휴대전화를 잃어버려서 한바탕 소동이 일어나니 말이다. 단단히 각오를 하고 떠났을지라도 엄마는 아마 아이들과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와야 한다는 생각에 늘 신경이 곤두서 있을텐데 이것이 물건의 분실로 이어지면서 긴장의 끈이 그야말로 한군간에 끊어졌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괜시리 아이에게 더 큰 화를 내기도 하고...

 

요즘은 교외 체험학습이라고 해서 출석인정이 되니 가까운 해외로 아이들과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도 제법 있지만 아무래도 유럽의 두 나라를 가기까진 학교를 빼먹기엔 쉽지 않았을터, 더욱이 30일 유럽 여행이라니 더욱 그렇다.

 

어쩌면 큰 아이의 학업 과정을 생각하면 상당히 중요할 시기에 무려 한 달 가량을 여행에 쏟는다는 것은 아이도 엄마도 결심이 필요한 부분인데 그래도 이 시간이 돌이켜보면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이 될거란 생각도 든다.

 

게다가 30일이라는 긴 시간이 있었기에 관광지 위주로 훑고 지나가는 여행이 아니라 조금은 더 여유가 있게 오스트리아와 이탈리아 여행이 가능했지 않았나 싶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여러 의미로 참 부러운 여행기다 싶었고 이걸 실행해낸 이 가족이 대단하다 싶기도 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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