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인문학 - 그 골목이 품고 있는 삶의 온도
임형남.노은주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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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보다 걷기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버스 정거장 1~2개 정도는 그냥 걸어다니기도 할 정도로 걷는걸 좋아했다. 외국의 어느 골목, 그리고 우리나라의 여러 도시의 골목들과 그 골목이 품고 있는 삶의 이야기 담고 있는 『골목 인문학』이 궁금했다.

 

도시 전체를 놓고 보면 골목은 아주 작은 길처럼 느껴지지만 그 길을 걷다보면 그냥 지나쳤을 때는 결코 볼 수 없었던 그 지역 특유의 분위기, 현지인들의 삶의 생생한 흔적이 묻어난다는 점에서 여행자들의 입장에서는 확실히 흥미로운 여행법 중에 하나가 될 것이다.

 

최근에는 우리나라의 몇몇 골목들도 벽화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고 때로는 이것이 지나쳐 거주민과 외지인들 사이의 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건축가이기도 한 저자는 아주 작은 길처럼 보이는 골목을, 그러나 어디로든 다 이어진것 같고 또 그 길이 없다면 그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겐 큰 불편을 초래하는 골목에 대해서, 그 골목이 품고 있는 풍경, 역사, 그리고 기억을 소개하고 있다.

 

 

골목과 인문학의 결합일 수 있는 것도 바로 이러한 점이다. 단지 풍경만을 담아내고 있는 것이 아니기에 총 3부에 걸쳐서 삶, 풍경, 기억을 주제로 한 골목 이야기는 그래서 흥미롭게 느껴지고 때로는 정감어린 분위기를 자아낸다. 아마도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기억 한켠에 자리하고 있는 골목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최근에는 골목길이 이전과는 달리 인적이 뜸한 경우 우범지대마냥 무섭게 느껴지는 면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이렇게 책을 통해서 그리고 사진 이미지가 아닌 그림을 통해 만나는 것은 참 좋다.

 

개인적으로 걸어보고픈 길은 표지 속에도 등장하는 체코 프라하의 황금소로 골목이다. 이곳은 실제로 관광지로서도 상당히 인기있는 지역인데 여기엔 소설가 프란츠 카프카도 한 몫 했을 것이다.

 

원래의 프라하 성의 경비병들의 숙소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이곳 중 22라고 쓰여진 집이 바로 프란츠 카프카가 살았던 곳으로 비록 거주한 기간은 2년 남짓이지만 실제로 이곳에 살면서 글을 썼다고 하니 그 자체로도 이곳은 상징적인 공간이 되어버린 셈이다.

 

이처럼 책에서는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그곳만의 이야기를 풀어내기 때문에 만약 기회가 되어 그 골목길을 걸어보게 된다면 이 책에서 읽은 이야기가 좀더 의미있게 다가오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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