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를 펼치고 인문학을 읽다 : 창의력 교실 (2019년 세종도서 교양부분 선정) 알고 보면 쓸모 있는 광고인문학 이야기 1
백승곤 지음 / 상상하라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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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언젠가 광고 영상만 보고 과연 무엇을 광고하는 것인가를 맞추는 문제가 있었다. 지금처럼 외국의 동영상도 쉽게 유튜브를 통해서 쉽게 볼 수 있던 때가 아니였기에 낯설고도 신기한 영상은 그 답을 알기 전까지 참 특이했고 알고 나서는 기발하다 싶기도 했었다.

 

그만큼 광고라는 것은 보통 15초 내에서 승부를 봐야 한다. 잠깐의 시간 동안 대중의 눈길을 사로잡아야 하고 그래서 설득을 통해 자신의 제품을 구매하도록 해야 하기에 여러 요소들의 집약체이기도 하다. 카피 한 줄도 큰 영향을 미치고 모델, 소품에 이르기까지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 모든 것들의 시작인 아이디어야말로 창의력의 결정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무수히 넘쳐나는 광고 속에서 대중에게 각인되어야 하니 더욱 그럴 것이다. 『창의력 교실 : 광고를 펼치고 인문학을 읽다』는 그래서 궁금했다. 이런 광고의 세계를 실제 광고 사례를 통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책에서 사례로 들고 있는 광고들의 외국 광고이다. 약, 카드, 숙박공유, 자동차, 보험, 패스트푸드, 운송 회사 등에 이르기까지 종류도 다양한데 이중 흥미로웠던 것은 몇 가지를 꼽아 보면 아르헨티나의 민간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알레만 병원이다.

 

슈퍼 히어로의 옷을 입은 아이들이 부상을 입고 있는 모습의 광고는 실제로 아이들이 집에서 슈퍼 히어로 놀이를 하다가 다쳐서 병원에 오는 사례가 많음을 비유적으로 표현해 자녀들의 건강보험 계획을 어필하기 위함이란다.

 

공공의료체계가 잘 갖춰져 있지만 그만큼 대기시간이 길고 오랫동안 진료를 볼 수 없다는 단점을 파고들어 비싼 민영의료지만 고급화된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는 것이다.

 

이외에도 명화가 등장하는 광고도 나오는데 보통 고급스러운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데 넓찍한 1등석 칸(비행기인지 기차인지 명확하진 않으나)에 편안하게 앉아 있는 베르메르의 <진주 귀걸이를 한 소녀)와 다빈치의 <모나리자>이다.

 

과연 무엇을 광고하는 것일까? 이것은 바로 스위스의 운송회사인 웰티퓨러의 광고이다. 그렇다면 이들은 왜 명화를 등장시켰을까? 그것은 바로 유명 박물관에 있던 작품들이 다른 곳에서 전시를 위해 이동할 때 특수한 장비나 기술이 필요함을 보여주기 위해 그림 속 인물을 그대로 의자에 앉혀 놓은 것이다.

 

정말 기발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다. 이토록 편안하고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모셔줌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장면이 아닌가?

 

책에는 이런 놀라움을 자아내기까지하는 광고들의 향연을 만나볼 수 있다. 게다가 이와 관련해서 함께 보면 좋은 다른 이야기(이 경우에는 박물관의 야간개장 같은, 일종의 연관검색어 같은)도 실어놓고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읽을거리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광고 이야기는 알겠으나 인문학은 왜 등장하는 것일까? 책에서는 단순히 광고의 기발함, 재치있는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그러한 제품이 나오기까지의 사회적 현상 등을 인문학적으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재미에 깊이를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광고들에 대한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어서도 좋았지만 관련된 지식까지도 알게 되어서 더욱 좋았던, 재미난 책이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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