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를 모으는 소녀, 고래를 쫓는 소년 블랙홀 청소년 문고 8
왕수펀 지음, 조윤진 옮김 / 블랙홀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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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를 모으는 소녀, 고래를 쫓는 소년』는 마치 예전에 상당히 인기였던 『그 남자 그 여자』를 떠올리게 하는 책이다. 책은 소녀와 소년의 입장에서 쓰여져 있는데 먼저 지도를 통해 위안을 얻는, 지도만 있다면 자신이 못 갈곳은 없다고 생각하는, 그러나 실제로는 그토록 모은 지도에 의지해 가본 적이 없는「지도를 모으는 소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소녀의 이름은 장칭. 어릴 때부터 명석한 두뇌로 또래의 아이들에 비해 학업 성적이 우수했고 가구를 만드는 아빠와 엄마, 그리고 큰고모와 함께 살고 있었다. 집 한켠에 자리한 작업실에서 늘 가구를 만드는 아빠, 어딘가 모르게 소녀 같은 감성과 빼어난 외모를 지닌 엄마, 젊은 시절 어떠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유독 엄마와 장칭에게 혹독하게 구는 고모까지.

 

장칭은 엄마의 바람대로 시내의 사립 학교에 진학한다. 그리고 엄마가 사준 지도를 통해 학교와 집을 오가는 방법, 그리고 그 주변 일대를 인식하게 된다. 소녀에게 있어서 지도는 처음으로 동네를 벗어나 새롭고도 넓은 세상으로 나오게 된 계기로 지도만 있다면 앞으로 더 넓고 먼 곳으로 갈 수 있을리란 어떤 기대감을 선사한다.

 

장칭은 여전히 뛰어난 성적을 보이고 교내 핸드볼 부에 가입된 남자 아이를 좋아하다 뜻하지 않게 상처를 받기도 하지만 그런 장칭의 곁에는 너무나 평범해서, 모든 것에서 보통이라고 할 수 있는 따이리더, 그러나 라오따이라고 부르는 소년이 있다.

 

부족해 보이지만 라오따이와 있으면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또 서로의 이야기도 주고 받으며 스스로가 인지하지 못한 채 그렇게 장칭은 라오따이에게 익숙해져 간다.

 

그러다 어느 날 밤 엄마가 집을 떠나버리고 장칭의 성적도 떨어진다. 그러나 엄마는 왜 떠나버린 것인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자신의 약점과도 같은 이 일은 차마 라오따이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이다.

 

그렇다면 「고래를 쫓는 소년」의 이야기는 어떨까? 라오따이의 부모님은 서로가 서로를 너무 좋아한다. 그래서 솔직히 부모가 이래도 되나 싶게도 자신과 누나에게 관심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누나는 자신을 키우다시피했고 특출나게 뛰어났던 누나는 라오따이에겐 부모이자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것을 알려주는 스승 같은 존재였다.

 

그런 라오따이가 학교에서 누나만큼이나 예쁘고 공부도 잘하는 장칭을 만나고 점차 친해진다. 점차 장칭에 대한 마음이 커지는 가운데 너무나 좋아하는 누나가 교통사고를 당하고 결국 누나의 미래를 위해 라오따이네 가족들은 미국으로 가야 했는데...

 

왠지 모르게 힘들어하는 장칭의 곁을 지켜줄 수 없는 그는 가족들과 떠나는게 싫지만 누나가 함께 가달라는 부탁에 결국 장칭에게 이별을 고한다. 그리고 말한다. 자신은 어느 때고 가장 먼저 장칭을 떠올리는 사람이 되겠다고...

 

이야기는 장칭이 먼저 라오따이라는 소년을 떠올리며 시작된 후 소녀와 소년의 이야기가 나온다. 열린 결말이다. 두 사람이 만났을지, 못 만났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둘의 애틋한 마음을 생각한다면 개인적으로는 만났으면 좋겠다. 그리고 뻔한 결말이라고 해도 두 사람이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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