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렸을 때 많이 했었던 색칠놀이가 컬러링북이라는 이름으로 선을 보인지도 시간이 제법 지났다.
아마도 처음엔 누군가가 올린 컬러링 완성작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이 몰리면서 점차 여러 출판사에서 컬러링북을 앞다투어 출간했을
정도였다.
어린이들을 위한 컬러링북에서부터 어른들용에 이르기까지 디자인(도안)도 상당히 다양한데 이번에
소개할 도서는 『이야기꾼의 화첩』으로서 이미 세대를 아울러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지금도 여러 버전으로 제작되고 있는 동화들의
모음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흥미롭다.
특히나 가히 컬러링북계의 퓨전도서라고 할 정도로 동서양이 어울어진 화풍이 인상적인데 서양의
유명한 동화를 현대적으로 그려냈기 때문이다. 물론 「선녀와 나무꾼」이나「견우와 직녀」우리나라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동화도 있다. 그리고 이와는
정반대로 「빨간모자」,「잠자는 미녀」,「백설공주」처럼 마치 전통적인 디즈니 공주 시리즈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피터팬」등으로
다양하다.
그림을 보면 한장 한장이 그 자체로 작품집 같은데 괜히 '화첩'이라는 말을 붙인게 아니구나
싶어진다. 특히나 분위기가 참 묘한데 큰틀에서는 원작을 유지하면서 세부적으로는 이 책의 작가인 곰곰e만의 매력을 느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아마도
이 책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에겐 컬러링과는 별개로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그림은 책의 사이즈는 A4보다는 조금 더 높이가 있고 그림이 마치 이야기를 품고 있는 듯
등장인물들의 표정이 살아 있고 곳곳에 한국적인 미가 느껴지는 점도 특이하다. 세밀한 부분은 상당히 오밀조밀하게 그려져 있기도 하지만 위와 같은
넓은 범위가 나오는 그림도 있어서 컬러링을 할 때에는 자신만의 스타일과 느낌대로 하면 될 것이다.
책에는 총 11편의 작품에 대한 컬러링을 해볼 수 있고 부록에는 '색깔 있는 이야기'라는
타이틀로 채색화와 부적 엽서가 담겨져 있는데 앞서 작품 속에 등장했던 그림들을 색칠해놓은 것이기 때문에 컬러링을 할 때 색깔을 정하는게
어렵거나 전체적으로 완성된 이미지를 참고하고 싶을 때는 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다만, 어떤 색을 칠하든 그건 어디까지나 독자의 몫이니 너무 부담갖지 말고 컬러링을 해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