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직북스에서 출간된 <일러스트 세계명작동화 시리즈>의 한 권인 『꿈과 모험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는 '금발 머리와 곰 세 마리 외 8편'이 수록되어 있다. 시리즈는 각 권마다 그 앞에 붙는 주제가 다른데 이번에
소개할 책이 '꿈과 모험'인 것처럼 이미 출간된 다른 도서들의 경우에는 '재미와 감동' 편도 있고 '삶의 지혜와 깨달음' 편도 있다.
책속에 수로되어 있는 동화들은 대체적으로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내용들이다. 『꿈과 모험이
있는 일러스트 세계 명작 동화』도 표지에 등장하는「금발 머리와 곰 세 마리」를 비롯해 「장화 신은 고양이」,「빨간 모자」,「개구리
왕자」,「신데렐라」,「아기 돼지 삼 형제」는 이미 다양한 버전으로 만나본 바 있고 심지어는 다른 동화 속에 카메오처럼 출연하기도 하는
애니메이션도 있을 정도이다. 8편 중에서 개인적으로 낯설게 느껴졌던 작품은 두 작품인데 바로 「엄지손가락 톰」과「럼펠스틸트스킨」이다.
이 책이 '꿈과 모험'을 담고 있는 것을 고려해보면 이 두 작품 역시도 아마 주인공들이 한정된
공간에 머물러 있기 보다는 어떤 일들을 겪게 됨을 어렴풋이나마 추측할 수 있을것 같다.
「금발 머리와 곰 세 마리」는 엄마가 하지 말라는 말을 어기고 숲에 들어갔다가 길을 잃고 곰
세 마리가 사는 오두막을 찾아 엄마 곰이 만들어놓은 죽을 모두 먹어버리고 심지어 그들의 침대에서 잠까지 자다가 곰들이 나타나자 부리나케
도망가는, 그리곤 다시는 엄마가 하지 말라는 것을 하지 않게 되는 이야기다.
아마도 금발 머리 소녀가 숲속에서 곰의 오두막을 찾고 집에 돌아오기까지의 과정을 모험이라는
측면에서 본 것 같긴 하지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꿈과 모험'이라기 보다는 '삶의 지혜와 깨달음'에 더 잘 어울리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이외에도 유일하게 고양이를 유산으로 받은 막내아들이 그 고양이의 재치있는 말솜씨를 통해서
카라바스 후작이 되고 나아가 공주와 결혼한 후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의 「장화 신은 고양이」, 할머니에게 심부름을 가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은「빨간 모자」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사실 어렸을 때 읽었을 당시에는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서 낯선 사람을 따라가지 말라거나 부모님
말씀을잘 들어야 한다거나 착하게 살아야 한다는 식의 교훈을 떠올렸을텐데 어른이 되어서 다시 보는 동화의 이야기는 확실히 조금은 다른 의미로
다가오기도 한다.(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동화이니 동화로만 생각하기로 하고.)
다시 책으로 돌아오면 책은 제법 큰 사이즈에 하드커버, 무엇보다도 앤틱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는
점에서 멋지다. 마치 오래 전 쓰여졌던 그대로를 만나는 기분이 들정도로 그림에서 따뜻한 느낌이 들어 좋고 그림도 크고 한 페이지에 많은 글이
쓰여있지 않다는 점에서 아이들이 글을 배울 때 읽기 연습으로 활용해도 좋을것 같다.
그리고 앞서 이야기 한대로 '꿈과 모험'으로 나누어져 있긴 하지만 이런 동화책들이 주로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아이들에게 감동과 재미, 그리고 삶의 지혜와 교훈이 대부분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이 책도 굳이 주제를 한정짓기 보다는 각
이야기들에서 지금 우리가 조심해야 할 부분들을 배울 수 있었다면 그 자체로 좋은 독서가 되지 않았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