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 추리 조선사 -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서 사도세자의 뒤주까지, 가정과 추론으로 재구성한 조선 이야기
김종성 지음 / 인문서원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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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가끔 생각해본다. 만약 그때 그렇지 않았다면 역사는 어떻게 달라졌을까하고 말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말 그대로 가정이라는 것을 안다. 보통 아쉬움이 크거나 그 결과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남겼을 때 우리는 만약을 가정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역사는 소위 '팩트'로 이야기하는 것이기에 가정 한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없다. 그렇다면 왜『역사 추리 조선사』는 이런 가정과 추론을 통해 조선사를 재구성하고 있는 것일까?

 

그런 아마도 그 사건들이 역사 속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차지하는 이유가 있을테고 그 결과가 달라졌다면 이후의 전체의 역사까지도 충분히 달라졌을지도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사족(蛇足)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만약에'를 담아내고 있는 것이리라.

 

일단 책은 상당히 흥미롭다. 주제가 주제인만큼 흥미로운 조선사 이야기 30개만을 선별해 담아놓고 있는데 그중 몇 가지를 살펴보면 영화 조선의 건국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그가 만약 위화도 회군을 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하는 이야기에서 시작해 정몽주의 죽음에 대한 반기, 이후 세종이 된 충녕대군이 형인 양녕대군으로부터 왕위를 양보받지 못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세종대왕 이야기를 읽어보면 꼭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양녕대군인데 왕자의 서열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격했을 그 당시에 파격을 넘은 행보라고도 할 수 있는 양녕대군의 결정이 불러 온 결과는 결국 요즘으로 표현하자면 서로가 서로에게 win-win이였고 나아가 조선은 물론 이후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고마운 결정이지 않았나 싶다.

 

이외에도 영화 <관상>에 등장하는 수양대군과 단종에 얽힌 비극사를 비롯해 소위 어머니가 사약을 받고 죽었기 때문에 이후 연산군이 이로 인해 폭군이 되었다는 두 사건의 인과관계를 보여주기도 하는데 결론을 이야기하자면 폐비 윤씨가 사약을 마시지 않았다고 해도 연산군은 폭군이 되었을 것이라고 하니 그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은 이 책을 읽어보시길 추천해주고 싶다.

 

분명 '만약에'로 시작되는 이야기다. 이미 지나간 일에 '만약에'를 붙이는 것이 참 부질없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이들 사건들이 조선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이후의 영향력을 생각했을때도 어쩌면 이렇게 색다른 방향에서 접근을 해보는 것도 우리가 역사를 논함에 있어서 조금은 다양한 시각에서 마주할 수 있어서 단지 시험을 위한 암기 위주의 역사 공부가 아니라 보다 논의와 토론으로 향하는 역사 공부가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참 좋았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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