킁킁 가게 - 제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
김윤화 지음, 혜경 그림 / 샘터사 / 2018년 4월
평점 :
품절


『킁킁 가게』는 제 39회 샘터 동화상 당선작으로 처음 재미난 제목이나 귀여운 그림의 표지만 보고서는 뭔가 즐거운 동화책인가 싶었는데 사실은 마음 아픈, 그래서 한편으로는 아이들이 이 책을 읽고 찬이의 상황을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던 책이다.

 

이야기 속의 찬이는 오백 원짜리 동전을 받자마자 킁킁 가게로 달려간다. 가게 문을 열자마자 도착하는, 참으로 부지런한 손님이다. 이렇게 빨리 달려가는 킁킁 가게는 과연 어떤 곳일까? 가게 이름에서도 알 수 있겠지만 이곳은 '냄새를 파는 가게'이다.

 

파는 물건이나 가게 이름답게 가게의 생김새도 마치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 돼지의 얼굴을 떠올리게 하는데 오백 원을 넣어야 냄새를 맡을 수 있는 킁킁 가게에 이토록 찬이가 방학이 되어도 늦잠도 자지 않고 가는 이유는 뭘까?

 

 

찬이는 킁킁 가게를 찾을 때마다 '엄마 냄새'가 나왔는지(가게 아저씨가 '엄마 냄새'를 만들어 냈는지)를 묻는다. 그러나 아직까지 엄마 냄새를 없다. 결국 찬이가 찾는 것은 '사람 냄새' 코너에 있는 '파마 약 냄새'이다.

 

미용실 원장님이 꿈이였던 엄마를 생각나게 만드는 것이 바로 '파마 약 냄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찬이는 왜 엄마 냄새를 찾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너무 많은 술을 마시는 아빠, 엄마의 꿈을 반대하는 아빠를 피해 엄마는 어느 날 집을 떠났다.

 

그리고 지금까지 돌아오지 않고 있다. 미용 대회에 참가한다던 엄마는 어디에 있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 찬이는 엄마가 그리워 엄마 냄새를 찾지만 아직 만들어지지 않아서 대신 엄마를 떠올리게 하는 파마 약 냄새를 맡는 것이다.

 

찬이가 킁킁 가게의 첫 손님이라면 찬이의 뒤를 이어 오는 사람이 있는데 바로 어떤 아줌마다. 아줌마는 항상 아기 냄새 코너에서 냄새를 맡으며 운다. 찬이가 엄마 냄새를 그리워 하며 울듯이 말이다. 그래서 찬이는 어렴풋이나마 아줌마의 마음을 알 것 같다.

 

 

이렇게 두 사람은 킁킁 가게를 찾는 것이 인연이 되어 친해지고 함께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야기를 하기도 한다. 엄마가 그리운 찬이와 아기가 그리운 아줌마. 뭔가 마음이 짠하다고 할 수 밖에 없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얼핏 어울리지 않는것 같지만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그리고 간절한 마음이 닿아 둘을 이어준다.

 

둘의 인연이 언제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찬이는 몰라도 아줌마의 사연이 정확하게 그려지지 않는 가운데 찬이 엄마가 그 사이에 돌아올 수도 있고 아줌마에게 아이가 다시 생길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음 한켠에서는 둘의 인연이 오래도록 이어져 서로 안에 담긴 상처가 치유되고 그래서 두 사람 다 조금은 단단한 마음이 생길 때까지 계속되기를 바라게 되는 그런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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