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화경제사 - 돈과 욕망이 넘치는 자본주의의 역사
최우성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동화경제사』는 제목 그대로 동화를 통해서 경제에 접근하고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문학작품을 읽다보면 우리는 알게모르게 작품의 배경이 되는 그 시대 사회의 여러가지 모습을 만나볼 수 있는데 이 책의 경우에는 그 당시의 사회, 더나아가 경제에 대해 알아본다는 점에서 어쩐지 '동심 파괴'라는 단어도 생각되지만 이미 읽어본 바 있거나 더 나아가 좋아하는 작품을 이렇게도 만나볼 수 있구나 싶어 신선하기도 했다.

 

책에 등장하는 동화는 총 15편으로 『걸리버 여행기』, 『오즈의 마법사』, 『80일간의 세계일주』, 『행복한 왕자』, 『브레멘 음악대』, 『성냥팔이 소녀』, 『플랜더스의 개』 등이다.

 

사실 동화라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어린 시절에 읽었고 몇몇 작품은 어른이 되고, 아이를 둔 부모가 되어서 읽은 경우도 있는데 확실히 나이가 들고 상황이 달라지니 똑같은 작품도 느끼는 바가 달라지는 것도 같다.

 

예를 들면 『성냥팔이 소녀』나 『플랜더스의 개』를 보면 그저 두 주인공의 죽음이 안타깝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어른이 되어 다시 보니, 특히나 아이가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어른들의 무관심이라든가 사회제도의 부조리가 보이는 것도 사실이였고 그래서 단순히 불쌍하다는 상황을 넘어 안타깝고 더욱 마음 아프게 느껴졌던것 같다.

 

책은 어쩌면 이런 면을 보여주는 것일테다. 어린 아이의 입장에서는 그저 주인공의 상황에서 슬픔을 느꼈다면 어른이 되어 만나 본 이 책 속의 동화 들에서는 보다 근원적인 사회, 경제적 문제들로 접근하고 있기 때문에 분명 똑같은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다른 책을 읽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 동명의 작품에 아동 버전과 어른 버전이 따로 있는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

 

게다가 세계사가 더해지고 그 당시 노동 환경, 경제 구조, 자본주의, 화폐 경제, 금융혁명, 페미니즘 등에 이르기까지 전혀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의 언급은 확실히 신기하고 나아가 왠지 다시 이 15편의 동화를 읽게 된다면 문장 하나하나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겠다는 생각도 들었던게 사실이며 다른 동화를 읽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 역시 책에 쓰여진 대로만이 아니라 조금은 삐딱하다 할 수도 있고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한다고도 할 수 있는 시선에서 바라보게 될 것 같아서 분명 알고 있는 이야기도 새롭게 느껴질것 같은 책이라 개인적으로 시리즈로 출간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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