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그냥 재미로 시작해 본 알라딘 블로그였는데, 하나씩 둘씩 내가 읽었던 책들의 리뷰를 올리면서, 조금씩 기능을 익혀가면서, 페이퍼를 써보기도 하고, 잡다한 내 이야기나 일상의 푸념을 올려보기도 하면서, 정을 붙이게 되었다. 한동안 싸이월드라는걸 좀 하다가 던져버리고 (로그인 아이디와 패스워드가 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페북과 트위터는 그냥 걸쳐만 놓은 상태인터라, 내면의 배출구라 할 수 있는 것은 알라딘 블로그 밖에 없다. 사무실 홈피야 보여주기 위한 역할에 충실하게 블로그화를 지양하고 있고, 정보위주의 기능성에 포커스를 두고 있어 더욱 그런 듯.
가장 최근에 배운 기능은 TTB광고설정이라는 건데, 실제로 이걸 통해서 무엇을 팔아보겠다는 생각보다는 남들이 하는 것을 보니 나도 해보고 싶어졌기 때문이다 (사실 TTB로 판 책은 거의 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다보니 자주 바꾸기 보다는 그냥 생각나면 한번씩 내용을 업데이트 하는 것이 다인 것이 나의 TTB광고이다. 오늘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꽉 찬 - 아니 저녁시간에 잠시 눈을 붙이고 다시 미국 시간에 맞춰 상담대기 및 업무처리를 하여야 하는 정말 꽉 찬 - 그런 날인데, 내용을 보면 지금처럼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앉아있는 시간이 더 많을 듯. 정말이지 무엇을 하고 있는 것인지, 왜 하려는 것인지? Just drag me out to the gutter and shoot me!!
어찌했든, TTB업데이트에 대해 조금 이야기하자면, 셜록 시즌 1과 2는 내가 이리도 늦게지만, PS3를 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영국 드라마이기에 그 감동(?)을 조금이나마 나누고 싶어 넣게 되었다. 원래 영화를 모으는 것도 책 이상 좋아했었다. 내가 10-20대를 burning하면서 모은 것들은 (1) 책, (2) 음악, (3) 영화, 그리고 (4) 게임소프트였는데, 이제는 아마도 다른 것들의 수집은 거의 잠정은퇴수준이고, 책과 음악은 간간히 사들이고 (책의 경우 간간히는 아니지만 - more like 미친듯이?), 있기에 최근의 셜록 시즌 1과 2는 실로 오랫만의 구매인 셈.
노르웨이의 숲은 익히 알려진 대로, '상실의 시대' by 하루키의 원제인데, 이번에 의역보다는 원문의 뜻을 살린 - 즉 일어의 뉘앙스를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했다는 - 번역이라는 선전에 혹해서 구매했다. 셋트로 되어있어, 두 번 구매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을 피할 수 있으니 이 또한 플러스. 읽는 방법은 두 가지를 생각해 놓았는데, (1) 햇살이 따사로운 날, 뒷뜰에 있는 테이블에 기대 앉아서 오후를 즐기면서 pint의 에일과 함께, 아니면 (2) 밤에 한껏 감상에 취해, 또는 오귀스트 뒤팽처럼 밤의 미에 취해 싱글몰트 한잔과 함께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면서 읽을 생각이다. 묵직한 하드커버로 구성된 점도 또한 마음에 든다.
고리오 영감은 내가 너무도 좋아하게된 작가 - 앞서의 글에서는 누락됐지만 (나이가 들면서 퇴행하는 머리는 정말 큰 문제) 전작하고 싶은 그! 오노레 드 발자크의 작품들 중 내가 접한 첫 작품. 혹 모르는 분들이 있다면 나누고 싶다. 남겨놓은 발자크 평전 - 츠바이크가 썼다는 것에 더욱 중요한 - 과 함께 읽으면 좋겠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우주의 향기를 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또 막연하지만 별에 대한 무엇인가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입문서로써 손색이 없다. 거장의 작품이라서라기 보다는, 그냥 '우주'라는 그 자체로 좋다. 가끔 꾸는 꿈속에서 나는 거대한 우주전함의 star screen룸에서 벽과 천정의 스크린을 내려 투명한 창 사이로 쏟아지는 별빛을 보곤 하는데 - 은영전의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 - 이를 떠올리게 하는 표지 디자인도 좋다.
은영전을 쓰고 나니, 정성을 다해 정본으로 완역된 은하영웅전설을 빼놓을 수가 없다. 내가 가지고 있는 판은 예전에 나온 을지 아니면 서울 둘 중 하나의 본인데, 최근에야 이들 모두 copyright을 제대로 violate한 물건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양웬리 준장의 독설에 열심히 밑줄을 그어가며 읽은 나의 소중한 카피인데, 그 덕에 완역본은 조금 더 있다 구매해도 될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eventually 사들여져 내가 guardian of knowledge로서의 임무를 완수하는데 모자람이 없도록 할 것이다. (내가 썼지만, 참 4차원해보인다).
혼자 책 읽는 시간은 책을 통해 구도에 이르는 길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국어 책만으로라면 나도 하루에 한 권을 읽는 것은 너끈히 해낼 수 있으나 - beauty of self-employment! - 니나 상코비치처럼 끝내주는 리뷰를 매일 생산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적어도 지금의 내 수순이라면. 이 책 역시 혹 덜 알려졌다면 나누고 싶은 마음에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