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소설만 조금씩 읽는 일상이 사실상 계속 되고 있다. 중간에 다른 책을 읽기도 했지만. 애거서 크리스티 전집은 이제 남은 세 권을 읽으면 완독이 되니까, 계속 읽겠지만, 캐드펠은 잠시 쉴 생각이다. 아무래도 같은 패턴으로 나가다보니까, 그 재미있는 책의 내용이 진부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조금 쉬면 다시 나아질 것이라 생각하니까, 다른 책을 잡거나, 읽다가 놓아둔 몇 권을 마저 읽을 생각이다. 어쨌든 금년, 아니 앞으로 몇 년간은 한 권의 책을 더 사들이지 않고도 읽을 것들은 넘쳐나는 형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 조금씩 사들이고 있기 때문에, 더더욱 읽을 책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손에, 내 눈에 딱 들어오는 책이, 복잡한 머리 탓인지, 나이를 먹는 탓인지, 쉽게 찾아지지 않는 것 뿐이다. 막상 읽으면 재미있게 읽고는 있지만.
단편을 모아놓은 책. 선인이 이기는 이야기도 있지만, 간간히 기괴한 결말을 보여주는 작품도 있었다. 익숙한 이름들은 하나도 등장하지 않았고, 그저 단막극을 모아놓은 책인데, 마치 피츠제럴드의 단편모음을 읽는 것처럼 두서없이 시작해서 갑자기 끝나는 것이 재밌다. 이제 77-78-79까지 세 권이 남았다. 2013년에 시작된 이 긴 여행도 정말 거의 다 끝나간다. 2년 반 정도를 꾸준히 다른 책과 함께 읽어왔는데, 덕분에 추리소설에 대한 이해도 늘었고, 거장의 작품을 완독했다는 뿌듯함까지 얻게 될 것 같다.
장사는 첫 번째도 자리, 두 번째도 자리라는 말이 있다. 비슷하게 범죄, 적어도 소설속의 범죄는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동기, 좀더 구체적으로는 범죄로 인해 이득을 취하는 사람을 찾으면, 아무리 그가 논리적으로나 심정적으로나 범인일 수 없다는 정황이 있더라도, 미스테리의 주인공이 될 확률이 높다는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거의 모든 작품이 결과적으로 그랬다. 일단 이 시리즈는 당분간 멈추고 좀 다른 책들을 읽을 생각이다. 추리소설에 연초부터 너무 편중되어 있다는 생각이다.
일.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