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지도 못하면서 흥미가 가는 책이 보이면, 그리고 돈이 생기면 자꾸만 책을 주문한 결과 오늘도 또다시 한 패키지를 받았다.  정말 자제해야지 이젠 사무실에 책을 둘 공간이 없다.  개업할때 장만한 넉넉한 IKEA장식장은 3겹으로, 층층이 모두 책을 가득하고 top에도 책으로 가득하다.  여유가 있는 공간은 그렇게 책이나 업무서류로 채워져 있는데, 일하면서 나오는 서류의 양도 꽤 많아서 정리된 케이스는 다로 박스에 모아놓았는데도 자리가 없다.  책 때문에 집을 넓혀가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도 나도 사무실을 좀더 넓은 곳으로 옮겨가게 되면 방 하나 정도는 archive로 사용해야 할 것 같다.  이번에 들어온 책은 다음과 같다.


'몸젠의 로마사 3'은 공부할 목적과 사료가치 때문에 구했다.  1권 이후로 이 책을 읽으면 잠이 온다는 것을 깨닫게 된 후 2권부터는 사실상 갖고 있으려고 구하게 되었는데, 11개월에 한 권 정도가 나오고 있고, 한국 출판시장의 상태를 고려할 때 언제 완간이 될 지 모르겠다.  시오노 나나미가 자주 reference한 바 있는데, 이야기 형식이 아닌 매우 dry한 문체로써, survey교과서를 읽는 것과 비슷한 느낌을 준다.  그래도 끝까지 사 모을 것이다.



'어슐러 르귄'의 책들은 역시 일단 구매하고 보자는 생각에 사 모으고 있다.  예전에 구매한 3부작의 2권까지를 구하고 1권이 절판되어 버린 경험을 하고 나니까, 이 작가의 국역본은 그저 가능하면 사들여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다른 분들의 서재에서 보고 모아놓았다가 이번에 구한 책들.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는 보관함에서 3-4년은 있었던 것 같고, '리스본의 겨울'은 어디선가 스친 기억이 있다.  '김훈'은 '김훈'이라서 달리 말이 필요하지는 않다.  이런 어른 내지는 글쟁이가 더 많아졌으면 하고, 조갑제 같은 분은 빨리 황천하셨으면 한다.



'해저 2만리'는 영문으로 3-4개의 판본을 갖고 있고, 국역본도 이미 갖고 있지만, '작가정신'에서 나온 디럭스 판은 2007년부터 갖고 싶어 기다려왔는데, 다행히 아직까지 절판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 미루지 않고 구매했다.  '마법살인'과 '늑대인간'은 Jim Butcher의 Dresden Files의 초기작품들인데, 국역본은 이제 더 이상 나오지 않을 것 같다.  내용을 알고보면 적절한 르와르와 마법을 섞어서 무척 재미있게 한나절을 보낼 수있는데 말이다.  예전에 뱀파이어 헌터 D 시리즈가 잠깐 국역으로 나왔을때 구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

계속 보고 있는 시리즈.  재미있다.




책과 도서관에 관한 책을 사서 읽는 것은 좋은 비교학습이 된다.  절차탁마라고 하기에는 내 수준이 너무 낮지만, 어쨌든 이런 책을 자꾸 읽으면, 때론 실망하기도 하지만, 그래도 좋은 책과 흥미있는 사례를 만날 확률이 더 높다.  '도서관...'은 조금 걱정이 되기는 한다만, 주변에서 책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만나는 것으로 만족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서경식 교수의 책은 소개가 더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무료배송은 $50이상 구매부터 충족시킬 수 있지만, $200이상을 한번에 구매하면 $20 + 포인트가 쌓이는 구조라서 늘 여기에 딱 맞추고, 4주배송으로 10% D/C를 받으면 (사실상 sales tax면제) 가장 이상적인데, $200에 딱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구매액수는 늘 그 이상으로 결제된다.  연초에 한달에 한번만 구매하자고 다짐을 여러 번 했으나, 금년에는 실패.  보고싶은 책도 많고, 갖고싶은 책은 더 많은 것이 현실인데, 스트레스를 쇼핑으로 푸는 버릇이 생긴 것인지도 모르겠다.  분명히 은퇴를 하고나면 노년이 그리 심심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로를 하는데, 그래봐야 이렇게 사들이기 시작하면 은퇴 후 하루에 한 권씩 읽어도 갖고 있는 책을 다 읽고 죽지는 못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우울해 하기 일쑤다.  

나도 이제 그만 사들여야 하는데...이 중독을 어쩌할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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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북 2015-11-14 08: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넘쳐나는 책에 대한 걱정과 그러면서도 `모아가겠다`단 굳은 의지가 깊이 느껴지네요 ㅎ 저두 비슷한 상황이라 자제해야겠다 생각하지만 자꾸 눈에 밟히는 책이 많아서 괴롭더라고요ㅋㅇㅋ~~

transient-guest 2015-11-14 08:51   좋아요 0 | URL
김탁환 같은 작가는 `읽어가겠다`라고 하지만, 저는 고작 `모아가겠다`가 전부입니다.ㅎㅎ 이상한 덕후 같은 생각을 하는데, 가능하면 열심히 사서 읽고 모아서 후대에 전해줘야겠다, 책이, 종이책이란 것을 더이상 구할 수 없는 시대가 올것만 같은 불안함이 있어요. 지금 서경식 교수의 책을 읽으면서 열심히 보관함에 담게 됩니다.ㅎㅎ

해피북 2015-11-14 08:55   좋아요 0 | URL
서경식 교수님의 `내 서재 속 고전`에서 첫 시작을 장서의 괴로움으로 하셨죠 ㅋㅂㅋ 저도 그부분 읽으면서 슬쩍슬쩍 걱정을 하면서도 좋은 책 메모했다가 찾아봤던 기억이 납니다 ㅋ어떤 책에는 책을 구입하는것 자체가 커다란 의미라고 하던데 그렇게 작게나마 함께 위안을 해보아용^~^

곰곰생각하는발 2015-11-14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격하게 공감합니다. 마침 이번 주는 이사해서 책장 정리를 하는데 끔찍하네요. 3,4일째 정리하다 보니 빡이 돌았습니다.

transient-guest 2015-11-15 08:31   좋아요 0 | URL
저도 이사를 자주 다녀서 책을 옮기느라 늘 고생합니다.ㅎㅎ 넣을때 고생하고 뺄때 고생하고, 꽂을때 고생하고, 꽂아서 정리할때 즐깁니다.ㅎㅎ

LAYLA 2015-11-14 17: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대따는 사고 싶은 책을 다 살 수 있을만큼 돈을 버는게 꿈이었어요. 지를 수 있으실때 지르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화이팅! 껄껄

transient-guest 2015-11-15 08:32   좋아요 0 | URL
맞아요. 지금 십대의 한을 푸느라, 키덜트 짓을 좀 하나봅니다.ㅎㅎ 그래도 이젠 철(?)이 좀 들어서 책을 주로 지르고 있습니다.ㅎㅎ 웃음소리가 호탕하군요..ㅎ

몬스터 2015-11-14 17: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좋아 보여요. 하나에 이렇게 빠져 들 수 있다는 것이....중독된 것은 끊어 내기 어려우니 , 이렇든 저렇든 그저 즐기시는 편이. ㅎㅎ


transient-guest 2015-11-15 08:32   좋아요 0 | URL
그저 은퇴하면 남들보다는 덜 심심하겠지 하고 위로한답니다.ㅎ

북깨비 2015-11-14 17: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책읽는 속도가 책사는 속도를 못 따라갑니다 ㅠㅠㅠ 그래도 한주 두주 길면 한달정도 참아 보다가 또 지릅니다.

transient-guest 2015-11-15 08:32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분명히 이건 책읽기와는 또다른 중독일겁니다.ㅎ

붉은돼지 2015-11-18 15: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심한 소생은 몸젠의 로마사가 3권이 끝인 줄 알았습니다.....ㅜㅜ 그래서 아니!! 왜 `카르카고 복속`까지만 썼지? 이상하네????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요..그게 아니었군요.... 책소개를 읽어보니 완간될려면 10여년 걸리겠더군요...지금 한 권씩 살까 완간되면 살까 고민이 좀 됩니다.^^

transient-guest 2015-11-19 02:57   좋아요 0 | URL
말씀을 보니 애거서 크리스티가 70권 초입에서 끝나는 줄 알았던 기억이 나네요. 다행히 어떤 분이 79권까지 나왔음을 알려주셨기에 망정이지 72-3권을 읽고 다 끝났다고 외칠뻔했지요.ㅎㅎ 몸젠이 그리 잘 팔릴 것 같지가 않아서 기다렸다 사기엔 시간도 그렇고 절판될까봐 겁나네요. 은근히 그런 책들이 꽤 있잖아요, 중간 몇 권이 그냥 절판된 채 나머지가 나오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