뭔가를 쓰고 싶은데, 쓸만한 건덕지가 없다. 이럴 때는 아무 것도 쓰지 않은채, 쓰고 싶은데 바빠서 못 쓰는 것처럼 기믹을 하는 것이 상책이겠으나, 그래도 명색이 일주일에 뭐라도 하나 쓰자는 것이 목표였는데, 왠지 이렇게 여유있을 때 뭐라도 안 하면 기믹이 현실이 곧 될 듯하다.

 

그래서 써보는 '즐겨찾기를 털어봐요' 1탄. 내 파폭 브라우저 즐겨찾기에 있는 몇 사이트를 정보 소개 차원에서 그냥 끄적거려본다. 서재 컨셉을 보면 아시겠지만, 다 영화에 관련한 사이트이니 영화 쪽에 별로 관심이 없는 분들은 패스. 물론 이미 알만한 분들은 다 아실만한 내용이나, 그래도 또 몰랐던 누군가에게는 아주 조금이라도 미미한 즐거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걸어본다.

 

 

 

 

1. 인디플러그 (http://www.indieplug.net/)

 

먼저 예전에 얘기했던 것부터. 독립영화 다운로드 사이트인 '인디플러그'다. 이 사이트의 장점은 말 그대로 극장에서 잘 찾아보기 어려운 영화, 일반 다운로드, 웹하드 사이트 등에서 잘 찾을 수 없는 독립영화, 예술영화들을 다운로드하여 감상할 수 있다는 부분이다. 많이 알려진 독립영화부터 거의 관객의 주목을 끌지 못하고 사라진 영화, 혹은 극장에 개봉을 하지 못했던 독립영화들도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 참에 새로운 발견의 기쁨을 맛보시는 것은 어떨는지. 가격은 편당 500원에서 3000원 정도(현재 개봉하는 영화 - 예를 들어 <가족의 나라> 같은 경우 - 를 동시 다운로드 서비스 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때는 이례적으로 10,000원 정도 하는 경우도 있다). 수익금 중의 일부는 민간독립영화전용관 건립 기금으로 적립된다고 한다.

 

 

 

 

2. 유에포 (http://www.youefo.com/)

 

여러 단편영화들을 바로 감상할 수 있는 사이트인 '유에포'다. 최근에 만들어지는 일종의 습작 형식의 단편부터 현재 충무로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감독의 오래전 단편(예를 들어 나홍진 감독의 <완벽한 도미요리> 같은 것)까지 상당히 방대한 데이터베이스를 자랑하는데, 이 모든 작품을 로그인만 하면 바로 전편을 감상할 수 있다. 여기에서는 일종의 감독과의 대화인 '숏컷'이라는 단편영화 팟캐스트(http://www.podbbang.com/ch/5018)를 최근 시작하고 있는데 감독의 창작론이라든가, 촬영상의 여러 에피소드를 들을 수도 있어서 재미있다. 어느 단편 영화의 첫 팬이 되어보시는 건 어떨지. 혹시 아는가, 그 감독이 미래의 대가가 될지도.

 

 

 

 

3. 아트플러스 시네마 네트워크 (http://www.artpluscn.or.kr/jsp/main/index.jsp)

 

전국의 예술영화관 네트워크인 '아트플러스 시네마 네트워크'다. 2013년 현재 전국의 21개 극장, 25개의 상영관이 참여하고 있는 '아트플러스 시네마 네트워크'는 주로 예술영화관 등에서 개봉하는 독립영화, 예술영화, 작은 영화들의 개봉관을 살펴볼 수 있고, 바로 예매할 수도 있으며, 또 그런 작은 영화관들에서 자주 펼쳐지는 작은 영화제들에 대한 정보를 확인할 수도 있다. 영화에 대한 정보는 넘쳐나지만, 대부분이 거대배급사에 의해 와이드릴리즈 개봉하는 영화들에 대한 소식인 경우가 많은데, 이 사이트를 통해 소외된 영화들이 어떤 영화들인지 확인할 수 있다.

 

 

 

 

4. Top Documentary Films (http://topdocumentaryfilms.com/)

 

조금 색다른 사이트를 하나 소개해보면, 주로 미국의 다큐멘터리들을 볼 수 있는 'Top Documentary Films'라는 사이트가 있다. 건강, 미디어, 범죄, 철학, 예술, 과학, 성, 스포츠, 기술 등 여러 카테고리의 다큐멘터리 필름들을 볼 수 있는데, 장점은 부분이 아닌 전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고, 단점은 자막이 없으며(뭐 미국 사이트니까 당연하다), 꽤 짤린 영상이 많다는 점(그럼에도 아직 상당수의 다큐는 볼 수 있다). 뭐 자막이 없는거야 음성 대신 화면에 집중하는 것으로 카바(...)할 수 있는데, 짤린 영상들은 어서 복구해줬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5. 한국영상자료원 (http://www.koreafilm.or.kr/index.asp)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보물섬과도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는 '한국영상자료원' 사이트다. 이 곳의 장점 몇 가지를 소개한다. 첫째, 각종 영화 회고전, 특별전이 상시 열리며, 이 곳의 티켓 가격은 무료다. (티켓은 현장에서만 발권가능하며, 상영 이틀 전부터는 현장예매도 가능.) 참고로 현재는 故 박철수 감독의 추모특별전이 열리고 있으며, 4월 6일(토)에는 장국영 10주기 추모 특별전이 계획되어 있다. 둘째, (이거뭐 서울 사람들만 좋겠구먼, 하는 분들을 위해) 유투브에 '한국고전영화극장 채널'(http://www.youtube.com/user/KoreanFilm)을 운영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지나간 한국영화의 명작, 예를 들어 <오발탄>, <바람 불어 좋은 날> 등의 전편을 감상할 수 있다. (현재 약 70여 편이 서비스 중이며, http://www.kmdb.or.kr/vod/에서 더 많은 자료를 감상할 수 있으나, 여기는 유료다.) 셋째, 이곳에서 격월간으로 발간되는 웹진 '영화천국'은 웹진이라는 이름과 다르게 실제 책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사이트의 '구독신청' 버튼만 눌러 주소를 입력하면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보내준다. 단순히 홍보지가 아니라, 여러 평론가들, 기자들의 좋은 글을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지난 30호의 특집 주제는 '우리 시대의 시네아스트를 말하다'로 여러 영화평론가들이 자신이 발견한 시네아스트들 - 벤 휘틀리, 크리스티 푸이유, 정재훈 등등 - 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꾸며졌다. 지나간 호들의 내용 및 구독신청은 여기 http://www.koreafilm.or.kr/webzine/webzine_list.asp. 넷째, 이곳에서 자매품으로 운영하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http://www.kmdb.or.kr/' 사이트에서는 한국영화들에 대한 정보 외에도 여러 좋은 영화에 대한 글들을 읽을 수 있는데, 최근 정성일 평론가가 올해 연말까지 임권택 감독의 영화 101편에 대해 각각의 글로 정밀분석하는 '임권택x101' 시리즈가 대표적인 예이다. (헉헉 힘들다. 근데 avast는 여기 영상자료원 사이트에만 들어가면 위험이 발견되었다고 삑삑거리고 난리람. 예끼, 니가 더 위험하다, 애 떨어질 뻔 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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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여기 알라딘에서 여러 고마운 분들에게 늘 좋은 책들에 대한 정보를 많이 얻기에 이 또한 누군가에게 혹시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서 적어봤습니다. 좋은 영화들 많이 관람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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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거핀 2013-03-25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 최근 정보성 블로그로 탈바꿈.

2013-03-25 22: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3-03-25 2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정말 좋은 정보네요^^

맥거핀 2013-03-26 17:52   좋아요 0 | URL
도움이 조금 되셨나요?^^

Arch 2013-03-25 2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멸 감독님 인터뷰 읽다가 artpluscn 알려주려고 다시 로그인 했는데, 와, 저 첫화면이 왜 낯익나 했네.

2013-03-26 17: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26 10: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3-26 18: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Shining 2013-03-2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한국영상자료원과 인디플러그, 만 즐찾 되어있는데. 이런 보물을 공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정도의 관심과 애정은 있어야는데. 헐랭하게 살아온 지난 날(?)을 반성...

맥거핀 2013-03-26 18:04   좋아요 0 | URL
네 오백원만 내세요.^^ 근데 예전에 보니 Shining님도 뭔가 비밀스런 정보를 잔뜩 알고 계시던데, 원래 진짜 고수보다는 조금 아는 사람들이 입이 가벼운 법이죠.

넙치 2013-03-2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꼼꼼하게 영화 관련 정보들을 살펴보시네요. 더불어 맥거핀님이 지닌 영화에 대한 열정에 감탄을.^^

저는 <씨네21>도 거의 안 읽는데..ㅜㅜ 저는 여러 영화 잡지 폐간에 일조한 관객이에요. 예전 알라딘 영화 상영정보 블로그가 제게는 딱. 이리저리 서핑하는 거 완전 귀찮아해서 영사자료원과 아트시네마 정도만 주기적으로 들락거려요. 것도 상영정보를 얻기 위해서만;;;


맥거핀 2013-03-26 18:09   좋아요 0 | URL
근데 위에 번지르르하게 썼지만, 저도 막 정보를 찾아보고 본다기 보다는 충동구매, 아니 충동관람하는 경우가 더 많아요. 찜해논 영화 보러갔다가 다른 영화보는 경우도 허다하구요. 그리고 이상하게도 충동적으로 보게 된 영화가 더 좋은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 본 영화들은 막 시간 맞추고 기대하고 본 영화보다는 그렇지 않은 쪽이 훨씬 좋았어요.

씨네21은 정기구독 중인데, 쌓여가는 잡지를 보면서 피눈물을 흘리고 있습니다. 좀 읽어야 하는데...잡지를 늘 표지만 감상해요.;;

꽃도둑 2013-04-0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부산국제영화제 시민평론단 하고 있는데 영화에 대해 잘 몰라요,,
이해되세요?,,,으흐흐 그래도 합니다 무대포 정신으로다!!!
영화도 책 읽듯 하는거죠...ㅋ
두 군데 자료 찾으러 들락거리긴 했는데.. 나머진 죄다 낯선 동네에요,
사이트 정보 언젠가는 도움이 되겠어요.,,^^

맥거핀 2013-04-02 18:32   좋아요 0 | URL
오..그런 시민평론단 같은 거는 어떻게 하는 겁니까? (시험 보고 막 그러나요?) 뭐 원래 다 잘 모르는데 그러는거죠. 언제는 리뷰 같은 것도 잘 알아서 쓰나요. 그냥 막 쓰면서 자기 글에 도취되고 그러는거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다면 기쁘군요.(뻔한 말.) 좋은 정보 있으시면 저도 나중에 좀 알려주세요. 상부상조합시다. (이건 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