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 신화를 이해하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0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세트 구매 기념으로 다시 읽는다. 여전히 헝클어져 있는 실타래를 정리하기 위해서다. 티타노마키아를 다시 살펴보면서 신계의 권력이동 관계를 조명하고 사악해진 인류를 대홍수로써 벌하는 올륌푸스 신들을 본다. 태양신 헬리오스의 아들 파에톤의 짧은 한살이를 읽으며 똑같이 아비말을 듣지 않았던 이카로스가 생각났고, 나무에 대한 예의가 없어 데메테르 여신으로부터 저주를 받아 걸신이 들린 에뤼시크톤 부분에서는 똑같이 신들의 권위를 무시했던 아탈란타와 히포메네스가 떠올랐다.

 

신화는 하나의 커다른 강물이다. 대하드라마다. 수많은 에피소드들로 엮어진 하나의 이야기다. 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얼기설기 뒤섞여 있는 것 같으면서도 질서가 있다. 저잣거리의 풍문처럼 말하는 사람마다 조금씩 차이가 나지만 하려는 말의 속뜻은 크게 다르지 않다. 때로는 끔찍하고 잔인하지만 신화는 쉬지 않고 무언가를 말하고 싶어한다. 단지 우리가 찾아 듣지 않고 있을 뿐이다. 삶이 고달프고 길을 잃은 것처럼 느낄 때가 있다면, 누군가의 도움이나 조언이 필요하다면 나설 일이다. 끝없는 신화의 세계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3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고 이윤기 선생의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 세번째 권의 부제는 '신들의 마음을 여는 12가지 열쇠'이다. 신들로부터 사랑이나 은총을 받았던 인간들이 어떻게 추락하고 파멸했는지 다양한 인물들을 통해서 역설하고 있다. 그 인물들(인간, 요정, 거인족 등)에는 신화를 자주 접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낯설지 않은 퓌그말리온, 이카로스, 미다스, 프로메테우스, 판도라, 아라크네 등이 있다. 페가소스, 키메이라 같은 기물도 등장한다.

 

벨레로폰, 멜레아그로스, 펠레우스, 아탈란타, 마르쉬아스, 니오베, 히포메네스 등 이름은 생소하지만 이야기들은 언젠가 한번쯤은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도 많이 있다. 그중에 멜레아그로스 신화가 섬뜩하면서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 책의 시리즈 세트에 더불어 있는 '스페셜 북 : 신화 깊이 읽기'에 포함된 신화 인물사전에서는 '멜레아그로스'를 다음과 같이 기술하고 있다.

 

칼뤼돈의 왕 오이네우스와 알타이아의 아들, 투창에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멜레아그로스는 칼뤼돈의 멧돼지 사냥 이야기로 유명하다. 멜레아그로스가 태어난 지 며칠 후 운명의 세 여신(모이라이)이 알타이아 앞에 나타났다. 이들은 벽난로 안에 있는 통나무가 불에 타면 이 아이는 죽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타이아는 즉시 난로에서 나무를 끄집어 내어 불을 끄고 숨겨버렸다. 멜레아그로스가 젊은 청년이 되었을 때 칼뤼돈 전역을 황폐하게 만드는 멧돼지를 죽이는 사냥에 나가게 되었다. 영웅과 왕족들이 멧돼지 사냥을 위해 그리스 곳곳에서 모여들었다. 그 중에 한 명의 여인이 포함되어 있었으니 뛰어난 사냥꾼 아탈란타였다. 이 아탈란타가 처음으로 멧돼지에게 화살을 쏘아 맞혔다. 멜레아그로스는 멧돼지에게 치명타를 입힌 후 누구나 탐내는 멧돼지의 가죽과 머리를 아탈란타에게 주고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질투와 노여움에 빠진 다른 남자들과의 연이은 결투에서 멜레아그로스는 알타이아의 동생들, 즉 자신의 외삼촌 둘을 죽였다. 멜레아그로스가 동생들을 죽인 것에 분노한 알타이아는 숨겨두었던 나무를 끄집어내 난로 속으로 던져 버리자 멜레아그로스는 곧바로 숨을 거두었다.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타의 영웅적 업적은 사랑에 눈이 먼 멜레아그로스의 '오버'로 친족 살해로 이어지고 친모로부터 버림받는 비극적 결말로 치닫고 만 것이다. 아들에 대한 지극한 모성애를 갖고 있는 어머니가 그 아들의 씻을 수 없는 불효로 인해 괴로워 하고 아우들을 위한 복수로 그 아들의 죄를 씻고자 결심하기까지의 심적 갈등이 시적인 서사로 이어진다.

 

유행가 중에 '있을때 잘해'라는 노래가 있다. 사랑받고 있을때, 박수받고 있을때 더 삼가고 겸손해야 뒤탈이 없음을 일러주는 노래다. '박수칠때 떠나라'라는 영화도 기억난다. 차승원, 신하균이 출연했는데 부조리를 고발하는 씁쓰르한 풍자극으로 기억된다. 말의 본 뜻은 정상에 있을때, 사람들이 다들 '그만하면 됐어'라고 말할때 비록 속으로는 더 성취하고자 하는 욕심이나 욕망이 남아 있더라도 다 채우려고 하지말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말과 달리 참 어려운 일인가 보다. 2500년 전 그리스의 신화에서부터 현대의 우화에 이르기까지 자만과 오만에 빠져 추락하고 후회하는, 한때는 영웅이었던 수많은 인물들을 보고 있으니 말이다. 멜레아그로스가 그랬고 벨레로폰, 마르쉬아스, 히포메네스가 그랬다. 지금의 사례는 우리가 매일 신문에서 TV에서 일상의 주변에서 헤아릴수도 없이 많이 접할 수 있다.

 

두려운 것은 불혹이 한참 넘은 나이에도, 늘 경계하려고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누군가에게는 오만하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욕망의 덩어리로 인식되고 평가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념의 반대쪽에서 무기력하고, 우유부단하고, 미숙한 모습에 부끄러워하는 또다른 나를 발견한다. 모순덩어리, 불완전체, 인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2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에게 책을 빌려 주었는데 돌려주지 않으면 그만큼 속상한 일도 드물다. 책은, 그 안의 지혜는 가십용 잡지나 소식을 전하는 신문의 역할과는 분명히 다르기 때문이다. 집에 놀러온 불알친구에게 빌려주었다가 돌려받지 못한 책 중의 하나가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2 : 사랑의 테마로 읽는 신화의 12가지 열쇠]이다. 10년이 훌쩍 넘은 지금 다시 책을 펼쳤다. 처음 읽는 것처럼 새롭고 낯설다. 제목만 어렴풋이 기억하고 있었던 터라 막연히 신화 속 아름다운 사랑이야기이겠거니 했다. '에로스와 프시케'나 '아폴론과 다프네'같은...

 

이 책에서 말하는 사랑의 주제는 지금 시각에서는 일종의 금기에 가깝다. 이를 테면 수간(신들은 다양한 몸바꾸기를 통해서 방탕한 성생활을 즐긴다), 친부모 자식간의 사랑, 동성애, 자기애, 성전환, 양성애자, 원수간의 사랑, 매춘 등 그릇된 자신의 '반쪽이 찾기'의 진열장 같다. 그러나 이야기의 배경은 신들의 시대, 지금의 시각으로 함부로 재단할 수 없는 시대임을 잊어서는 안된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궤도수정 끝에 지금에 이르렀고 신화는 고전중에 고전의 자격으로 교만한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음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한 대목 보고 가자.  운전자의 분노, 이른바 '로드 레이지(road rage)'의 가장 오래된 사례인듯 싶어 옮겨 본다. 바로 오이디푸스 이야기다.

 

...'뼈를 준 아비를 죽이고 살을 준 어미로 짝을 삼는다'는 델포이의 신탁을 받은 오이디푸스는 운명을 바꾸기 위해 자신을 길러준 고국 코린토스를 떠나 보이오티아 땅으로 가기로 했다. 이때 오이디푸스는 단신으로 마차를 몰고 길을 나섰는데 도중에 길이 좁고 험란한 협곡에서 테바이 쪽에서 오는 또다른 마차와 정면으로 마주치게 되었다. 누군가 먼저 길을 비켜주지 않으면 안될 상황, 먼저 상대방 쪽에서 '이 마차에 귀하신 몸이 타고 계시다'며 오이디푸스에게 길을 터줄것을 요구했지만, 오이디푸스 또한 왕자의 신분으로 상대방이 물러설 것을 호령했다. 지체높아 보이는 상대방 쪽에서 재차 '이 마차는 신성한 델포이 신전'으로 가는 마차이니 비키라고 하자, 안그래도 신탁 때문에 마음이 착잡한 오이디푸스는 더 이상 대꾸하지 않고 마차를 몰아 상대방 마차 옆을 지나가려고 하였다. 그 순간 상대방 마차의 '귀하신 몸'이 채찍을 휘둘러 오이디푸스의 발목을 낚아채자  오이디푸스는 한손으로 채찍을 잡아당겨 그 주인을 끌어내리고 몽둥이로 때려 죽인다...

 

이어지는 이야기는 괴물 스핑크스를 죽이고 테바이의 왕이 된 오이디푸스가 파멸하는 과정이다. 그런데 왠 뜬금없이 이야기의 중심에서 벗어난 교통시비 이야기냐고? 경비교통과장이란 직업병이랄까. 한 해 적게는 5,000명, 많게는 10,000명까지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고있는 척박한 교통환경에서 한명이라도 교통사고 사망자수를 줄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대한민국의 교통경찰을 위한 위로가 필요해서이다.

 

로드 레이지는 미국에서 "도로에서 벌어지는 운전자의 난폭 행동"으로,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고 있는 것이며 이른바, '공격적 운전'보다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한다. 1984년 [LA타임스]에 처음 등장했으며, 1987~1988년 LA주변 고속도로에서 총기 발사사고가 많이 벌어지면서 정착된 단어이다. 1990~1996년까지 로드 레이지로 인한 운전자끼리의 싸움으로 인해 사망한 사람은 218명이었으며, 심각한 교통사고는 매년 1,200건 이상 보고되고 있다고 하니 이를 일종의 정신 질환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런데 자동차 문화가 지배하는 현대에서나 심각하게 받아들여지는 로드 레이지의 원조가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로 유명한 오이디푸스라니 재밌지 않은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전자책]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
이윤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4월
평점 :
판매중지


전설의 쿵후 스타 브루스 리(이소룡)의 유작 [사망유희(The Game of Death, 1978)]는 미국 프로농구 NBA의 스타 카림 압둘자바와의 결투 장면으로 유명하다. 김태정씨, 황인식씨가 출연하여 더욱 친근하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온전한 이소룡의 영화라고 할 수 없다. 주요 장면만 찍어 놓고 주연배우인 이소룡이 사망하는 바람에 영화의 대부분을 대역배우(한국의 김태정씨)와 다른 영화 장면을 짜깁기하여 완성했기 때문에 한편으론 괴기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론 '이렇게 까지 해야 하나'하는 안스러운 동정론까지 일었던 영화이다.

 

[이윤기의 그리스 로마 신화 5 ;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은 소설가, 번역가이자 신화 전문가인 고 이윤기 선생의 유작이다. 선생의 책을 읽을때마다 느꼈던 경이로움, 고마움 이런 감정은 사라지고  영화 [사망유희]가 떠올랐다. 영화 [사망유희]가 그랬던 것처럼 이번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은 이 책의 시리즈 1권의 내용(외짝신 사나이, 오르페우스 에피소드 등)이 거의 그대로 다수 포함되어 있고 에필로그 역시 선생의 따님인 이다희씨에 의해 쓰여졌다. 모를 일이다. 하지만 본문에서 선생은 아르고 원정대를 이해하자면 흐름상 1권의 책을 인용하는 것이 전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언급하면서 "독자들에게 퍽 미안하고... 양해를 구한다."고 하였다. 선생이 아닌 다른 사람에 의한 편집은 아닐 것으로 믿기로 했다.

 

처음부터 옆길로 샜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돌아오자. 그 동안 단편적으로만 이해되었던 영웅 이아손과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에 대해 이해하게 된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이제 흔한 주제가 되어버린 '늙고 힘없는 왕, 어린 왕자, 야망에 찬 왕자의 숙부, 숙부의 왕위찬탈, 왕자의 고난과 성장, 그리고 복수' 스토리 구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는 자칫하면 다소 진부할 수 도 있었지만, 신화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상징과 은유, 다양한 인물들의 독특한 개성, 그리고 무엇보다 작가의 현란한 글재주로 인해 책을 펼친 자리에서 덮을 수 있었다.

 

상상해 보라. 이제 갓 약관의 청년이 아무도 가보지 못해 그 곳이 어디인지도 막연한 미지의 세상으로 떠나자고 유럽 전역의 내로라하는 영웅들 50명을 선발하여 원정대(심지어 여기에는 헤라클레스도 포함되어 있었다)를 결성하는 장면을. 눈에 그려 보라. 15년이나 산속에서 활쏘기, 수금타기, 뱃길 보기 따위 등을 배운 청년이. 설사 현자 켄타우로스 케이론에게 사사받았다 하더라도 영웅들이 탈 아르고선을 건조하여 몇년 동안이나 '적대적인 바다'위를 헤치며 갖은 모험을 하는 장면을. 여행의 목적은 오로지 단 하나, 자신이 누구인지를 세상에 드러내기 위한 것, 자신의 정체성을 스스로 깨닫기 위한 것이라니 멋지지 않은가. 바로 '금양 모피'의 메타포는 자기 자신이었다.

 

아침에, 어떤신의 조화인지 모르겠으나 50미터 밖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자욱하게 낀 안개를 헤치고 사무실에 도착했다. 운전을 하면서 아르고 원정대의 첫 항해가 이러지 않았을까하는 짐작을 해봤다. 기상은 헤라신의 은총과 포세이돈 신의 자비로 화창했을지는 모르나 무지의 두려움, 부지불식간에 돌발할 줄 모르는 위험에 대한 공포감, 즉 미지의 안개 속이 아니었을까. 신화는 고리타분한 옛날 이야기가 아니다. 신화의 교훈은 현재에도 유효하다. 고대 천상의 우리를 닮은 신과 신과 버금가는 신인들, 신의 은총을 입은 영웅들의 속살깊은 이야기들은 이곳 저곳에서 생생하게 펼쳐지고 있다. 때로는 이정표가 되고 가끔은 쉼표도 되었다가 잊혀질때가 되면 일기장도 된다.

 

안타깝다. 이윤기 선생의 신화이야기는 더이상 나오지 않는다. 선생의 작품을 모두 읽어보지는 않았다. 차차 기회가 되겠지. 여전히 안타까운 것은 아직도 선생의 지휘를 기다리는 무수한 이야기들이 주인을 잃고 문밖에서 서성거리고 있겠다는 염려다. 어쩌랴.

 

영화 [사망유희] 는 짜깁기에 짝퉁 배우를 기용해서 영화의 50% 이상을 땜질했다. 이소룡의 호쾌한 액션을 기대했던 많은 관객들을 러닝타임 내내 열받게 하고 인내심의 끝을 시험했다. 그러나 30년이 지난 지금 이 괴작은 이소룡의 유작이라는 이유만으로, 마지막 5층 탑에서 단계적으로 벌이는 이소룡 액션 장면만으로 이후 수많은 후세 영화인들의 오마쥬 대상이 되었다.(지금 잠깐 그의 3층 격투 장면을 보고왔다.) 이제 그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노란색 트레이닝 복은 2013년 어느 경매에서 1억 660만원에 낙찰되었을 정도다.

 

[사망유희]와 이 책 [아르고 원정대의 모험]을 비교하는 것은 넌센스다. 처음에 가졌던 의구심은 섣부른 예단이었다. 공통점은 유작이라는 점뿐, 짜깁기도 아니고 짝퉁 작가도 없다. 그의 손길을 탄 '오딧세이아'를 읽을 수 없다는 진한 아쉬움만 남는다. 허망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말공부 -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조윤제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13년 경찰청 교육과에서는 현대경제연구소 크리에이티브 TV에서 제공하는 인문, 경제, 문화, 사회 등 다양한 영역의 콘텐츠를 일선 경찰관이 볼 수 있게 하였다. 일명 '폴-에듀'. 국내외 유명 석학들뿐만 아니라 각양각색의 전문가들의 생생한 강의를 들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행운이다. 분량도 10분 내외로 임팩트를 줄 수 있는 정도이니 금상첨화이다.

 

그 중에 지난해 말 동양고전 전문가 조윤제의 '말공부, 인생공부'를 접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2월 15일 군포시 산본에 있는 알라딘 중고매장에 처음 방문했을 때 사왔던 책이 바로 조윤제의 '2500년 인문고전에서 찾은 말공부'였다. 폴-에듀의 강의는 이 책에서 소개하는 여러 에피소드 중 엑기스라고 할 만한 고전 속 일화를 저자가 직접 소개해주는 형태라고 보면 되겠다. 아울러 알라딘과 인연을 맺게 해 준 첫번째 책이었던 것이다. 

 

고전은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더니 2500년전 현자들의 지혜가 지금의 정신세계를 지배한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듯 하다. 지배까지는 과하다고 한다면 백번 양보하더라도 막대한 영향을 주고 있는 것 만은 틀림 없다. 고전은 늘 새롭다. 나 자신을 돌아보게 하는 마음의 거울이다. 한없이 부끄럽게 만들다가도 흐트러진 마음가짐을 다잡게 하는 힘이 있다.

 

고전에서 전하는 지혜는 어린 시절 할아버지 할머니 품에서 들었던 옛날 이야기처럼 친숙하기도 하지만 그대로 실천하기는 쉽지 않고, 항상 알고 있었던 것 같으면서도 전혀 모르는 것과도 같으니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신정균 교수의 '마흔, 논어를 읽어야 할 시간'부터 빠져 든 고전의 세계. 가까이 두고 열심히 배우고 성찰해야 할 훌륭한 인생 지침서이다. 이 책 '말공부'는 무지에 숲에서 허우적 거리는 나를 고전의 세계로 한번 더 잡아끄는  훌륭한 이정표가 되 주었다는 점에서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