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천사 1 - 판타스틱 픽션 블루 BLUE 1-1 추락천사 1
로렌 케이트 지음, 홍성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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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트와일라잇]은 금지된 선들로 인해 더 재미를 부추긴 쪽이었다. 인간과 흡혈귀 사이에 어쩔 수 없는 금지된 삶과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는 사춘기 청소년들의 사랑이 결합되어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소설로 탄생되었다. 무엇보다 마음을 홀딱 빼앗기기 좋을만큼 멋진 소설이었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읽고 또 읽었지만 전혀 지루해지지 않는 이야기. 모든 이야기를 처음과 끝까지 알고 있으면서도 또 보게 만드는 이야기. 스테프니 메이어는 그런 소설을 세상에 내놓았다. 단 3개월이라는 기간동안.

[트와일라잇]이 영화화되어 전세계를 사로잡았듯 [추락천사]도 영화화된다고 했다. 원작보다 영화가 훨씬 더 잘 정리될 때도 있긴 하지만 [추락천사]에 대해 [트와일라잇]만큼 기대를 품게 되지는 않는다. 로렌 케이트는 [추락천사]시리즈를 [트와일라잇]처럼 4부작으로 구성했다고 한다. 흡혈귀가 아니라 10대와 천사의 조합이라는 소재가 얼마나 매력적일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일이다.

선과 악의 극명한 대조도 아니고 판타지의 흐름을 타고 있지만 여러 세계관이 등장하는 것도 아니며 더군다나 그 중심에 10대가 서 있다니. 생각보다 소설을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못했다. 영화판권을 사들인 월트디즈니사가 얼마나 근사하게 만들어내느냐에 따라 영화를 보고 싶어질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원작만으로 영화를 택하기에는 조금 무리가 있어 보인다.

10대의 루스는 감화원에서 아리앤느, 롤랜드,가브리엘,펜 등등의 열 일곱살의 친구들과 함께 한다. "우리는 영원히 열일곱 살이야. 네가 어떤 모습으로 있든 난 널 찾아낼 수 있어. 우리는 영원히 만나고 언제나 사랑해."라는 대사에 이끌려 이 책을 구입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그 사실이 자못 실망스럽기까지 했다.


재미있을 것 같았던 소설이 너무 재미없을때 다가오는 실망감은 그 어떤 반전보다 힘이 세다. 2부/3부/4부가 나오겠지만 그 첫 시작은 밋밋했다. 그래서 이 시리즈를 계속 읽어야 할지 결심이 서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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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못하는 남자
오자키 마사야 극본, 하시구치 이쿠요 지음, 박승애 옮김 / 노블마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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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못하는 남자]를 처음 드라마로 봤을 때 그 캐릭터가 주는 강렬함에 깜짝 놀랐었다. 짐승남과 초식남이 공존하는 세상에 이렇게 독특한 스크루지형 인간이 존재하다니. 겉으로보면 그는 딱 스크루지형 남자였다.  생각과 다른말은 내뱉지 못하고 남의 잘못된 점은 꼭 고쳐줘야만 직성이 풀리고 타인과 공유하는 것을 싫어하며 자신만의 세상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남자. 립서비스라고는 절대 할 줄 모르는 답답한 남자. 그는 구와노 신스케다.

 

 

 

한국형과 일본형 두 드라마를 모두 섭렵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소설 속의 신스케가 궁금해졌다. 마흔 살의 독신 건축가. 고급 아파트에 혼자 살고 있지만 그 괴팍하고 직설적인 성격탓에 주변에 아무도 없는 남자. 하지만 가까이 가서 살펴보면 이 남자 꽤 매력있다. 뻥을 치거나 거짓말은 절대 하지 않는다. 그 강한 프라이드가 용납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피해받기를 싫어하지만 또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도 않는다. 혼자있는 것을 좋아하는 것 뿐이다. 표현하지 않을 뿐. 그는 그 나름의 매력을 가진 남자였다.

 

 

 

그의 상대는 얼마나 독특한 여성이어야 할까. 곧 마흔의 나쓰미가 그의 짝으로 낙찰되었다. 지독한 사랑의 댓가로 아무도 사랑하고 싶지 않은 여자. 하지만 결혼은 생각하고 있기에 자주 병원에 오는 신스케와 부딪히고 그의 좋은 점을 알게 된다. 결혼 못하는 남자는 캐릭터가 주는 재미로 처음부터 끝까지 볼 수 있는 소재였다. 독특한 캐릭터 한 명이 전반적인 재미를 책임지고 있다.

사실 신스케같은 남자는 처음부터 매력적으로 느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런 남자.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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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의 덱스터 모중석 스릴러 클럽 17
제프 린제이 지음, 김효설 옮김 / 비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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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연쇄살인범 덱스터는 묘한 인물이다. 그는 쉽게 정의내리기 어렵다. 분명 누군가를 살해한다는 것은 나쁜 일이다. 도덕적인 잣대를 보면 그렇다. 대상이 죄인이든 아니든 우리는 법을 통해서가 아니라면 누구를 해할 권리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의 구멍을 빠져나가 사람들에게 해를 입히는 존재들이 얼마나 많은가. 우리는 그때마다 속으로 귀신은 저런 것도 안잡아가나? 라며 혀를 차곤 했다. 

그 인물들을 덱스터가 쫓는다. 그리고 그는 연쇄살인범을 살해하는 살해범이 된다. 묘하다. 악의적인 주인공이 글의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 생각하고 있던 나에게 덱스터는 하나의 화두가 되어 던져진 인물이었다. 그는 과연 옳은 것인가. 

덱스터 앞에 나타난 살인범들은 하나같이 똑똑하다. 하지만 그들을 증거없이 인멸함으로써 덱스터의 천재성은 그들을 넘어선다. 그런 그에게 여자친구 리타의 두 아이가 실종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아이를 구해내고 리타와 성공적으로 결혼에 골인하지만 덱스터의 삶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제 우리는 두 아이의 아빠간 된 덱스터가 어떻게 자신의 삶과 가정을 함께 꾸려나가는지가 궁금해진다. 

이 책을 끝으로 이제 슬슬 드라마를 보기 시작하려고 한다. 아직 덱스터에 대한 정의가 올바로 내려진 것은 아니지만 덱스터가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것을 보면서 그에 대해 좀 더 곰곰히 관찰해 보기로 마음 먹은 것이다. 아직은 그를 완전히 좋아하게 될 것 같지 않다. 하지만 그의 행동에 조금이라도 고개가 끄덕여질 순간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겠다. 꾸준히 관찰하다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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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스파이어 2
미야베 미유키 지음, 권일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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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방화 능력자인 준코는 장전된 총같은 삶을 살고 있다. 그녀 스스로의 분노는 타인을 불태울 수 있을만큼의 위력이 있고, 그 능력은 그녀의 삶을 외롭게 만들었다. 능력자이기에 사람들 속에 섞여 사는 것이 불가능했던 그녀와 달리 2권에서는 가족의 틀안에 살고 있는 능력자들도 나온다. 

구라타의 부인과 딸 가오리는 각각 다른 능력을 물려받았는데, 엄마는 물건을 옮기는 능력을 딸은 준코처럼 염화방화 능력을 물려받았다. 이 집안의 딸들은 대대로 딸을 낳으면 초경이 시작될 무렵부터 주의 깊게 보라고 충고를 받는데, 그때부터 자신이 원하든 원치않든지 간에 능력이 분출되기 때문이었다. 

어느날 학교에서 친구를 불태운 가오리를 보고 엄마는 그녀가 상처입지 않으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반면 남편인 구라타는 그런 딸의 능력을 범죄를 소탕하는 곳에 쓰고 싶어했다. 무기로 쓸 딸을 낳기 위해 능력자인 아내에게 접근했던 구라타. 그의 잘못된 믿음으로 가정은 깨져가고 부인은 딸과 함께 집을 나온다. 

그런 가오리를 되찾기 위해 구라타는 자신이 속한 단체의 힘을 빌리게 되고 그 과정에서 준코가 단체 속으로 흡수된다. 그녀의 임무가 바로 가오리를 데려오는 것이었다. 사실 준코는 평범했던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났지만 외할머니의 초능력을 물려받았던 것이었다. 한 세대 걸러 유전되는 그 능력때문에 외로웠던 그녀는 가오리에게 접근하는 것이 탐탁치만은 않았다. 그 와중에 함께 접근하던 고이치가 실은 자신을 죽이기 위한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지만 때는 너무 늦었따. 준코는 총을 맞고 쓰러지면서도 자신을 배신한 고이치를 불태워 버렸다. 

사건 현장에 나타난 여형사 치카코와 마키하라. 
마키하라는 20년전 놀이터에서 의붓 동생을 태워죽인 범인이 준코라는 사실을 직감적으로 알고 있었을까. 평범하지 않다는 것은 이토록 험난한 삶을 의미하나보다. 적어도 작가 미야베미유키는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누군가에 의해 조종당하거나 이용당할지도 모르는 삶. 이런 능력을 갖기 보다는 그저 평범한 일상이 주어진 나의 삶에 감사하게 되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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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엽감는 여자
박경화 지음 / 책나무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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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가고 싶은 현실과 마딱드렸을 때, 그것이 꿈이거나 소설이라서 딱 덮어버릴 수 있다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일까. 마음이 딱 그랬다. 책을 읽는 내내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일요일을 살고 있는 느낌이었다. 어서 끝나고 해가 나왔으면 좋으련만 많이 내리지도 않고 딱 추적추적만큼만 내리는 비가 기분나쁘게도 계속 이어지고 있었다. 책을 읽는 마지막 순간까지.


현실이 아니라 소설이라 정말 다행이었다.


단편소설의 등장인물들은 모두 다 하나같이 도망가고 싶은 현실을 살고 있었다. 모두가 불행한 주인공들. 희망이 없어보이는 그들. 시골의 초록빛이 아니라 도시의 회색빛에 물들어 있는 그들에게서 엿보여지는 것은 "희망"이나 "열정"이 아니라 어딘지 유통기한이 지나 시들어 가는 야채들 같은 시들함이었다. 치열하게 살기보다는 살아지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은 인물들을 바라보며 한없이 우울해지고 있었다. 읽는 나 역시.


무언가 잃어버린 사람들을 바라본다. 후회하지 않을 기회를 잃어버린 <가을 몽정>의 그 여자의 상실감을, 금붕어와 뱃속의 아이를 잃어버린 <어항>의 그 여자의 빈어항을.....[태엽감는 여자]라는 책 속엔 8개의 단편과 그들의 삶이 기록되어 있다. 어딘가 조금씩 불행하며, 쓸쓸하고 잃어버린 사람들이. 그들은 결코 조르지 않는다. 그 결과를 이미 포기한 듯 절대 조르는 법이 없다. 그 소리없는 항변이 마치 배우가 무대위에서 관객들만을 향한 독백의 손을 내밀듯 독자들에게만  알리고 있는 듯 해서 더 마음이 무거웠다.


그리고 또 다시 다행스러워졌다. 소설이라서 다행이야. 라고. 누군가의 현실이 이런 상태인데, 그 사실을  나만 알고 있다면 얼마나 마음이 무겁겠는가. 우리 모두 땅을 밟고 서 있지만 그 땅의 단단하기가 달라서 모르는 사이 사라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꼭 그런 사람들이 가득 모여 사는 곳 같은 소설이 [태엽감는 여자]였다.


그저 나에게 온 것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반면 자신의 삶을 타인의 삶처럼 바라보며 사는 사람들도 있다. 소설가 은희경, 공지영의 주인공들이 항상 자신이 중심인 삶을, 소설가 신경숙의 주인공들이 타인을 관찰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삶을 살지만 그들은 결코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무게를 놓지 않는다. 어떤 필체건 능동적이게 느껴진다. 반면 [태엽감는 여자]에 주인공들은 반쯤은 그 힘을 누군가에게 주어버린 것만 같다. 너무나 애처롭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물론 작가의 필체는 담담하다. 동정심을 유발한다든지 하는 문장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안타까운 것은 그들의 독백이 향한 곳이 독자이기 때문은 아닐까.

세상에 아무도 모르지만 읽는 너는 알리라. 라는 작가의 계산된 독백. 그것 때문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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