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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경전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72,108,216,432 등의 숫자들에겐 어떤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것일까.
베로수스는 대재해가 일어날 때까지의 기간을 216만년, 장미십자회는 108년 주기로 행동결정을, 불교에서는 108번뇌를 언급, 앙코르와트 사원 석상의 개수는 108개, 중국 소림사의 무예는 72가지, 자바섬의 사원 불탑도 72개....등등 세상에는 동일한 숫자가 많이 존재한다. 일요일 아침마다 보고 있는 서프라이즈의 한 장면일까?
매미는 17년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지낸 후에야 성충이 되지만 불과 몇 주일 후 죽어버린다. 왜 이런 이상한 일이 생기는 걸까?
이 하나의 물음이 인서를 미치게 만들었다. 집요함으로 파고든 그는 답을 구하던 중 통도사의 지관스님,뉴욕타임스 기자인 핼로란, 환인교의 전수인인 환희, 수비학자 나딘 등의 여러분야의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인맥으로 남게 된 그들과 함께 공통의 답을 찾기 위해 뭉쳤는데, 단 하나의 경전이 그들의 목적지에 놓여 있었다.
카발라와 짝을 이루는 경전인 최후의 경전을 찾기 위해 세계 많은 경전들을 검토하면서 그들은 아틀라티스처럼 사라진 또하나의 대륙에 대해 알게 된다. 레무리아 대륙으로 불리는 이 땅의 인류는 원시인들이 구석기를 살고 있을 때 냉온 수도 시설과 복잡한 운하를 건설하여 살았던 뛰어난 종족이었다. 하지만 대륙 역시 지진으로 말미암아 사라지고 말았다.
사라진 대륙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든 신비한 숫자들의 근본인 72와도 마주친다. 또한 13이라는 신비한 숫자를 쫓던 중엔 프리메이슨이 언급되기도 하며 성경에 언급된 유명한 666과도 마주친다.
그들이 마주친 것이 역사일까? 숫자일까? 종족보존을 위한 매미의 무서운 본능을 캐기 위한 단 하나의 물음이 인서를 참 멀리도 데려다 놓았다 싶을 무렵 그들 앞에 전시안이 나타났다.
카발라와 천부경이 한짝이라는 답을 찾게 된 그들에게 전시안이 털어놓는 비밀은 참으로 서글프면서도 무서운 것이었다.
인류의 슬픈 비밀에 대해 털어놓는 그는 우성실험의 종말과 레무리아 대륙의 소멸, 그로 인한 수메르인의 이동에 대해 이야기한 후 작별을 고했다. 답을 위해 함께 모였던 그들의 여행은 여기서 끝이났지만 오히려 그것은 시작점이 된 것처럼 보인다.
김진명 작가의 역사 소설에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언제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애국심을 향한 당금질보다는 좀 더 넓은 시야로 세계를 바라보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끝에는 전세계 고인돌의 절반을 가진 우리의 고대국가에게로 시선이 머물게 만든다. 그 시작을 우리의 땅으로 점찍어 놓은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객관적이며 사실적으로 알고 있는 것일까. 또한 그 관심은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13년 매미나 17년 매미처럼 우리의 일부인 역사에 대해 무서운 본능을 지닐 수는 없는 것일까.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 {본즈}의 음모론의 대가 하진스가 읽었다면 눈이 번쩍 뜨였을 만한 내용의 소재로 마음에 쏙 들었지만 무엇보다 함께 탐험하고 탐구하게 만드는 요소요소들이 가득차 있었다는 점이 색달라 보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