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양만점 어린이 음식백과 - 부엌에서 따라 하는 요리와 실험 레시피
소냐 플로토-슈탐멘 지음, 이미화 옮김, 카를로테 바그너 그림 / 한겨레아이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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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꿀렁꿀렁"

 

배가 아플때 나는 소리다. 어릴 적부터 매우 정직한 뱃소리를 가진 덕분에 친구들의 웃음을 많이 유발하기도 했는데, 그래서 편식은 더 심해져 버렸다.

 

자라고 나서야 못먹는 것보다 먹을 수 있는 음식의 수가 더 많아졌고, 우유와 달걀, 생선은 그 혜택을 톡톡히 치르고 있다. 그 비릿한 냄새 때문에 생선은 근처에도 못갔고, 뱃속에서 병아리가 생길까봐 달걀은 입에도 안댔으며, 우유는 꿀렁꿀렁 내려가는 소리가 유난히 커 엄마 몰래 하교길에 길고양이들에게 먹이로 주곤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 웃긴 일이지만 그땐 그랬다.

 

 

[영양만점 어린이 음식백과]가 그때 있었다면 나는 좀 더 일찍 이 음식들을 입에 댈 수 있었을까.  무엇보다 놀랐던 사실은 페이지 마다 빼곡한 글자들이었다. 보통 아이를 대상으로 출판된 책들은 글보다는 그림 위주로 보여지는 책을 출판하기 마련인데, 이 책은 빼곡히 글자들이 숨어 있었다. 게다가 레시피라니.

 

그래서 책은 아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눈까지 휘둥그레지게 만든다. 과학을 좋아하는 아이, 음식을 좋아하는 아이, 그리고 재미난 그림으로 이야기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 등등 결국 아이들이라면 누구나 좋아할만한 이 책에 많은 글자들은 이미 위험요소가 아닌 듯 했다.

 

 

글자가 많아도 재미난 책. 이 책은 참 이상하기도 했지만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 더할나위 없이 좋은 책이기도 했다. 읽어보면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비타민]이나 [스펀지]에서 알려줄 법한 신기한 지식과 실험들이 가득했다.

 

특히 햄버거라는 이름의 유래가 함부르크라는 점, 옛날 독일에서는 돼지 정강이뼈를 신발 아래에 묶고 스케이트를 탔다는 것, 일본 고베 지역의 소는 하루 최대 2시간의 마사지를 받고 맥주도 마시며 산다는 것 등등은 배를 잡고 하루종일 깔깔 거리게 만들었다.

 

또 우유로 만들 수 있는 많은 것들과 달걀 실험,탄산 포도알 실험등은 집에서도 간단히 해 볼 수 있는 실험이라 꼭 조카들에게 권해봐야겠다는 마음까지 들게 만든다.

 

 

동화라고 해서 상상만을 전달하는 매체라고 생각했던 내게 과학과 상식이 접합된 [영양만점 어린이 음식백과]는 아이와 어른을 함께 똑똑하게 만드는 책으로 계속 활용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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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2 - 대하역사판타지
송지나.박경수 극본, 김창규 소설 / 환타웍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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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송지나 작가가 판타지를 쓴다고 했을때 많이 의아해했었다. 사회성 짙은 극본을 쓰던 선 굵은 작가가 판타지라니. 상상의 세계가 가미된 장르에 손을 댄다니..그것도 소설이 아니라 극본으로 나온다니 대체 어떤 모습일까...라고. 혹시 송작가가 무모한 도전을 시도하는 것은 아닐까라고. 

작가를 좋아하던 한 사람으로서 작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며 걱정반 설레임반으로 시간을 보낸 것 같다. 그리고 드디어 드라마가 시작되었을때 정신없이 빠져 본방사수하고 멀리 다른 나라에 있는 친구들에게까지 다운 받아보라고 권했었다. 그만큼 큰 스케일과 선굵은 판타지는 송지나 작가와 김종학 pd가 아니면 다시는 시도되기 어려운 작품이 아닐까 라는 자랑스러움 때문이었다. 

작품은 정말 놀라웠다. 이만큼일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리고 드라마는 종영했지만 여진으로 남은 그 감동은 다시 소설책으로 이어지고 있었다. 
1권에서 어린시절이 지나가버렸다면 2권은 본격적으로 담덕이 자신의 운명을 향해 발디딤하는 내용으로 이어졌다. 사랑하는 기하와 함께 꿈꾸던 삶, 화천회와 연가려의 연대, 야망이 꿈틀대기 시작한 호개, 천방지축 수지니와 담덕의 하모니. 그 중 가장 슬픈 장면은 아비를 읽은 담덕일 것이다. 그리고 담덕이 첫번째 수호신인 현무를 만나고 두번째 수호신인 청룡을 만나러 백제로 진입하는 것까지가 2권의 이야기다. 

아직 3권은 보지 못했지만 3권 역시 기대된다. 삼국지나 수호지를 읽을때와는 또 다른 느낌, 이것은 분명 자랑스러움이리라. 그 마음까지 보태져 신나게 읽을 수 있는 역사 판타지를 손에 들었으니 시간가는줄 모르겠다. 

태왕사신기는...

잃어버린 
우리 땅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읽어버린
우리 고구려 역사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읽어버린 
우리 사랑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라고 밝혀놓은 소설의 어느 장에서처럼 우리는 그것들을 소설 속에서 발견하게 될 것이다.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역사를 도둑질 당하고 있는 현재, 우리에겐 우리의 자긍심을 일깨울 소설 한 권이 필요한 시기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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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경전 - 개정판
김진명 지음 / 새움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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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108,216,432 등의 숫자들에겐 어떤 숨겨진 의미가 있는 것일까.

베로수스는 대재해가 일어날 때까지의 기간을 216만년, 장미십자회는 108년 주기로 행동결정을, 불교에서는 108번뇌를 언급, 앙코르와트 사원 석상의 개수는 108개, 중국 소림사의 무예는 72가지, 자바섬의 사원 불탑도 72개....등등 세상에는 동일한 숫자가 많이 존재한다. 일요일 아침마다 보고 있는 서프라이즈의 한 장면일까?

매미는 17년 동안 땅속에서 애벌레 상태로 지낸 후에야 성충이 되지만 불과 몇 주일 후 죽어버린다. 왜 이런 이상한 일이 생기는 걸까?

이 하나의 물음이 인서를 미치게 만들었다. 집요함으로 파고든 그는 답을 구하던 중 통도사의 지관스님,뉴욕타임스 기자인 핼로란, 환인교의 전수인인 환희, 수비학자 나딘 등의 여러분야의 사람들과 마주치게 된다. 인맥으로 남게 된 그들과 함께 공통의 답을 찾기 위해 뭉쳤는데, 단 하나의 경전이 그들의 목적지에 놓여 있었다. 

카발라와 짝을 이루는 경전인 최후의 경전을 찾기 위해 세계 많은 경전들을 검토하면서 그들은 아틀라티스처럼 사라진 또하나의 대륙에 대해 알게 된다.  레무리아 대륙으로 불리는 이 땅의 인류는 원시인들이 구석기를 살고 있을 때 냉온 수도 시설과 복잡한 운하를 건설하여 살았던 뛰어난 종족이었다.  하지만 대륙 역시 지진으로 말미암아 사라지고 말았다.

사라진 대륙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든 신비한 숫자들의 근본인 72와도 마주친다. 또한 13이라는 신비한 숫자를 쫓던 중엔 프리메이슨이 언급되기도 하며 성경에 언급된 유명한 666과도 마주친다. 

그들이 마주친 것이 역사일까? 숫자일까? 종족보존을 위한 매미의 무서운 본능을 캐기 위한 단 하나의 물음이 인서를 참 멀리도 데려다 놓았다 싶을 무렵 그들 앞에 전시안이 나타났다. 
카발라와 천부경이 한짝이라는 답을 찾게 된 그들에게 전시안이 털어놓는 비밀은 참으로 서글프면서도 무서운 것이었다. 

인류의 슬픈 비밀에 대해 털어놓는 그는 우성실험의 종말과 레무리아 대륙의 소멸, 그로 인한 수메르인의 이동에 대해 이야기한 후 작별을 고했다. 답을 위해 함께 모였던 그들의 여행은 여기서 끝이났지만 오히려 그것은 시작점이 된 것처럼 보인다.

김진명 작가의 역사 소설에는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힘이 있었다. 언제나 그랬는데, 이번에는 애국심을 향한 당금질보다는 좀 더 넓은 시야로 세계를 바라보게 만들고 있었다. 그리고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말처럼 끝에는 전세계 고인돌의 절반을 가진 우리의 고대국가에게로 시선이 머물게 만든다. 그 시작을 우리의 땅으로 점찍어 놓은 것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역사에 대해 얼마나 객관적이며 사실적으로 알고 있는 것일까. 또한 그 관심은 어디쯤에 머물러 있는 것일까. 13년 매미나 17년 매미처럼 우리의 일부인 역사에 대해 무서운 본능을 지닐 수는 없는 것일까.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 {본즈}의 음모론의 대가 하진스가 읽었다면 눈이 번쩍 뜨였을 만한 내용의 소재로 마음에 쏙 들었지만 무엇보다 함께 탐험하고 탐구하게 만드는 요소요소들이 가득차 있었다는 점이 색달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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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커 (양장) - 제3회 창비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배미주 지음 / 창비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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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커]를 만나기 전 나는 이미 하나의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다.
보도자료를 통해 먼저 접한 싱크는 묘하게도 영화 아바타와 비슷해 보였고, 읽으면서 영상학적인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마음가짐으로 책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게 되었다.
 
다 읽고 난 지금의 나는 그것이 단지 한 면이었을 뿐임을 깨닫게 되었다. 싱커는 생각보다 많은 단면들을 보여주는 소설이었고. 일반적인 청소년 성장소설이 아닌 환경보호와 맞닿아 있다는 점도 놀라웠다.
 
보통 환경을 언급한 소설들은 다분히 교훈을 심어주기 위해 애쓴다. 그래서 일부 재미가 떨어지기도 하지만 묘하게도 [싱커]는 지극히 교훈적이면서 흥미를 도발하고 있었다.
 
21세기 중엽 동아시아연합은 베타지구 프로젝트 실현을 꿈꾸고 있었다. 거대 지하도시인 시안과 열대우림의 재현인 신아마존의 건설이었다. 3차대전이 시작되고 바이러스가 출현하면서 인간은 시안으로 피신할 수 밖에 없었는데, [싱커]는 백년의 역사를 가진 지하도시인 시안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인 것이다.
 
아바타가 성인들의 이야기라면 싱커는 아이들이 주인공이 된 자연공감적 소설인 셈이다. 바이오옥토퍼스 사의 장수유전자 삽입시술은 인간수명을 늘여놓았지만 결과적으론 작은 체구, 늦은 2차 성징, 허약한 면역체계 등의 오류를 낳게 되었고 이는 탄생 이전부터 인간 불평등을 초래하기에 이르렀다.
 
우성과 열성이 함께 모인 학교. 유전자 귀족 아이들의 대장격인 탕쯔칭 패거리들과 맞선 미마,부건,다흡은 그를 싱커로 끌어들인다. 싱커는 뇌파 동조를 통한 아마존 체험이 가능한 게임을 뜻하며 아이들은 미마는 싱커의 테스터였다.
 
그들이 접한 싱커 속 장면들은 우리가 영화 아바타를 통해 본 아름다운 장면들과 오버랩 되면서 입을 다물지 못할만큼의 아름다운 상상 속으로 우리를 끌어들인다. 하지만 어른들의 탐욕은 끝이 없었고, 바이오옥토퍼스의 회장이 만든 프랑켄슈타인이라는 살인 바이러스로 인해 모든 멸망이 시작된 것이 밝혀진다.
 
아주 특별한 능력을 타고 태어난 칸은 시안을 파괴하려고 하고 이에 미마는 시안을 변화시킬 시간을 달라고 그에게 부탁한다. 마치 성경의 소돔과 고모라의 한 장면 같은 대목에서 아이들의 성장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결정과 행동의 주체가 되어 있는 아이들. 그들은 성장하고 있었고 그들의 적극성에 우리가 원한 희망의 빛이 녹아 있었다.
 
아주 특별한 소설 싱커. 싱커가 애니메이션화 된다면 얼마나 아름다울까 상상하면서, 오늘밤 꿈 속에서는 싱커를 접속한 한 아이가 되어 그 세계로 흘러들어갈 수 있기를 기도하며 잠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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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 1 - 대하역사판타지
송지나.박경수 극본, 김창규 소설 / 환타웍스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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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의 감동이 가실 무렵 [태왕사신기]는 책으로 출판되었다. 방영당시 한 회도 빼먹지 않고 본방 사수했던 그 감동의 드라마. 거대한 스케일과 잘 짜여진 스토리라인, 그리고 기존의 한국 드라마에선 좀처럼 볼 수 없었던 판타지.

이 모든 것이 [태왕사신기]를 볼 수 밖에 없도록 만드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었다. 겨우 1권을 읽었을 뿐이지만 소설은 드라마의 선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최근 [동이]가 책과 큰 틀은 비슷하나 약간씩 다르게 흘러가고 있는 것과는 달리 태왕의 1권은 드라마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 했다.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그냥 그렇다는 것이다. 

좋은 점이라면 소설을 되새김질하듯 읽으면서 그때의 감동을 고스란히 다시 만끽할 수 있다는 점일테고 나쁘다면 소설만의 조금 다른 면을 기대했던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먼저 소설을 읽고 드라마를 보나 드라마를 보고 소설을 읽으나 분명 같은 감동을 받기에 충분한 명작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어질고 착한 것은 모든 사람의 근본"이라는 환웅의 대사를 통해 우리는 그가 가진 생각을 엿볼 수 있었다. 게다가 북현무, 동청룡, 서백호를 두고 떠나는 그의 마음은 땅과 인간에 머물러 있음이 아닌가 생각된다. 남주작만이 흑주작이라는 두 개의 마음을 가졌으니 누가 그 신물을 가졌느냐에 따라 신물의 용도는 바르게 쓰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기도 했다. 선택과 용도에 따른 쓰임새라니. 역시 인간에게 선택권을 주고 싶었던 환웅의 뜻이었을까. 

그리하여 한 신물에 두 명의 주인이 생겨났고, 그것은 곧 큰 갈등으로 이어졌다. 신물의 주인이  예나 지금이나 한 남자를 사이에 두고 있으니 그들의 대립은 눈에 보듯 뻔한 일이 아니겠는가. 

1권의 이야기는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쥬신의 별 아래 담덕이 태어나기 전과 태어난 후.

탄생 전의 이야기는 하늘에서 내려왔던 환웅이 호족인 가진에게서 불의 신물을 빼앗아 웅족인 새오에게 전달하는 이야기다. 새오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웅녀로 환웅의 아이를 낳지만 결국 환웅의 손에 제거된다. 하늘로 올라가던 환웅의 예언은 새 인물에 관한 것이었다. 

쥬신의 별이 반짝이는 날, 한 아이가 세상에 나오면서 예언이 실행된다. 두번째 이야기는 그렇게 시작된다. 담덕이 태어나면서부터.

불의 신이 두 명이 되듯 쥬신의 별 아래 태어난 사내 아이도 둘. 이 둘을 두고 각각의 사람들의 스토리가 펼쳐지는데, 흑수말갈 대장마을에선 부차의 아들 불돌이 백호의 신물을, 거믈촌에서는 현수의 제자 현고가 현무의 신물을, 관미성에선 성주의 아들 처로가 청룡의 신물을 각각 건네 받는다. 그리고 천지 신당엔 아불란사, 화천회의 사람이 된 기하가 입성한다. 

인물이 각각의 자리에 배치가 되고 이젠 운명이 이끄는대로 그들이 엮이면 되는 것이다. 1권의 할 일은 재료의 준비라면 2권의 할일은 버무림인 것일까. 1권 읽기를 마친 후 즐거운 마음으로 2권 읽기를 시작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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