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에게는 보이지 않는 줄이 연결되어 있다고 생각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용케들 이리저리 다니다가 서로의 줄이 얽히면 그것이 좋은 인연이든 악연이든 서로의 삶에 영향을 미치게되고 얽혀있던 줄이 풀리거나 끊기면 다시 서로의 길을 가게 되는 것이라 생각 했습니다.
책에서 윤주, 시징, 미정이 서로의 삶을 지나간 곳은 우연하게도 저역시 지나온 곳 입니다. 제주에서 잠깐의 시간을 보냈던 곳이 바로 2공항 건설이 예정된 근처였고 그때의 인연으로 연락이 되는 사람이 바로 찬성, 반대와 관련이 있게된 사람 입니다. 그리고 코로나가 막 시작되던 작년 1월의 어느날 코로나보다는 홍콩의 시위를 걱정하며 심사추이에서 우울한 하늘을 쳐다보고 있었습니다. 살아오면서 많은 이들이 내 삶을 지나가고 또 나도 많은 이들의 삶을 지나가게 됩니다. 정말 잊고 싶은 기억도, 반대로 놓치기 싫은 인연도 있게 되지요. 앞으로의 날들에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이 내 삶을 지나가고 나는 또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삶을 지나가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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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징에게는 그 거대한 무관심마저 인상적이었다. - P22
"헤이, 어느 시기가 지나가면 사람은 다 똑같아진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어때요, 그쪽도 나와 생각이 같아요?" - P71
일년 전, 제주공항에서 시간은 그렇듯 더디게 흘렀다.
한달 전 나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고 그 과정에서 내가 온힘을 다해 쥐고 있던 끈 하나를 놓쳤습니다. 그 끝을 붙잡고 있어야 이 생애가 가능할 줄 알았는데, 막상 놓아버리니 자유로운 만큼 불안하기도 합니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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