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된지 10년 이상 된 책 입니다만, 도정일 교수의 문명, 문화, 인문학, 시장전체주의에 대한 견해는 새겨 들을만 합니다.



자본이 가치를 획일화하는 세계는, 이미 우리가 천민자본주의 문화를 통해 경험하고 있듯, 인간이 마침내 살 수 없는 궁극적 디스토피아이다. - P37

루쉰(魯迅)의 1921년 소설『아Q정전(阿Q正傳)』이 유행시킨 아Q주의 (A Qism)‘ 라는용어는, 밖에서 실컷 얻어맞고 패했으면서도 집에 돌아와서는 "나는 패하지 않았다. 나는 정신적으로 승리했다" 라고 믿는 정신상태(루쉰이 노린 것은 외세에 노상 패하고서도 정신적승리‘ 를 주장하는 중국인에 대한 비판이다)를 의미한다. - P51

탈문맥화가 문화환경과 문화상품을 잡종화하는 새로운 상품생산형식‘ 이라면, 탈영토화는 문화수용자들의 수용태도에 변화를 일으킴으로써 수용주체를 잡종화하는 새로운 ‘주체생산의 형식‘ 이다. - P56

우리 사회는 제 스스로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 모를 뿐 아니라 이 무지 자체를 지향한다. 이런 모순 역시 현존 문명의 논리가 지닌 근원적 야만성에 대한 인식의 거부를 보여주고 졸속의 무반성적 세계화 구호는 그런 인식의 마비를 부추긴다. - P102

이 시장제일주의는 세 가지 이유에서 정치전체주의와 비교혹은 대조될 만한 전체주의‘ 의 성격을 갖고 있다. 첫째, 그것은 시장 논리, 시장 원리, 시장 가치를 향해 사회 전체를훈육하고 재조직하며 채찍질하는 ‘동원 체제‘ 이다. - P142

둘째, 시장전체주의는 정치전체주의처럼, 그러나 정치전체주의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주민들을 겁주고 통제하고 관리하는 감시 체제‘ 이다. - P143

셋째, 시장전체주의는 ‘사회적 이성(social rationality)의 마비‘ 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전체주의적이다. - P145

시장전체주의는정치전체주의보다 훨씬 날씬하고 세련되고 화려하고 풍요롭다. 시장 체제에는 외견상 자유가 있어 보이고 자유경쟁과자유선택, 자율결정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시장전체주의적시장의 신은 자유의 이름으로 자유를 박탈하고 선택의 이름으로 선택을 제한하며 다양성의 이름으로 다양성을 죽인다. - P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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