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과 몽상 1 - 스티븐 킹 단편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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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Nightmares and Dreamscapes, 1993

  작가 – 스티븐 킹

 

 

 

  스티븐 킹, 이하 킹느님의 12개의 이야기가 수록된, 단편 모음집이다. 그것만으로 게임 끝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해도 괜찮다. 하지만 난 배려심 있고 상냥하니까 몇 줄 적어보겠다.

 

  『돌런의 캐딜락』은 제일 긴 이야기인데, 한 남자의 은근과 끈기, 그리고 집념을 그린 작품이다. 뜻하지 않게 사고로 죽은 아내의 복수를 위해, 남편은 오랜 세월에 걸쳐 함정을 판다. 하아, 진짜 그 과정을 읽으면서 문득 작가의 다른 이야기인 ‘왕자의 비밀 The Eyes of the Dragon, 1987’과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Different Seasons, 1982’이 떠올랐다. 역시 뭐든 하나만 꾸준히 파면 성공하는 거구나!

 

  『난장판의 끝』은 전쟁을 비롯한 여러 문제로 넘쳐나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찾아낸 동생과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기록하는 형이 등장한다. 문제는 그 방법이, 어, 음……. 좋은 게 좋다는 말도 있지만, 여기서의 방법은 좋다고는 말 못 하겠다.

 

  『어린아이들을 허락하라』는 어느 초등학교 선생에게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한 교사가 어느 날,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상한 공포를 느끼는데……. 도대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 정체는 무엇일까? 이제 아이들은 옥수수밭으로 가지 않고, 학교만 가도…….

 

  『나이트 플라이어』는 전에 영화로 먼저 접했던, 전용기를 타고 돌아다니는 흡혈귀의 이야기다. 그런데, 영화보다 더 오싹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후반부의 화장실 장면은, 상황을 상상할수록 웃음만 나왔다. 그래, 흡혈귀도 화장실에 가서 대소변을 보겠지.

 

  『팝시』는 아이를 데려다가 팔아먹는 남자가 나온다. 문제는 그가 이번에 납치한 아이에게는 세계 최강의 경호원이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아이를 팔아먹는다는 점에서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니, 죽든지 말든지. 팝시의 정체가 뭔지 너무 궁금했다.

 

  『익숙해질 거야』는 처음 읽을 때는 무슨 얘긴가 의아했다. 그리고 두 번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이 들어왔고, 세 번 읽으면서 전반적인 상황이 이해가 갔다. 하지만 여전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캐슬록’이라는, 킹느님의 세계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마을이 배경으로 나온다.

 

  『움직이는 틀니』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였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는 외판원이 주인공이다.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 장난감 틀니를 하나 사고 가는 길에, 히치하이크를 하는 한 소년을 태우게 된다. 그런데 소년이 도리어 그를 위협하는데……. 어쩐지 ‘날 구매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라든지 ‘가랏 틀니몬! 이번엔 너로 정했다!’ 같은 대사가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헌사』는 유명 소설가를 둔, 한 어머니의 이야기다. 호텔 청소일을 하던 그녀가 어떻게 아들을 훌륭하게 키웠는지, 친구에게 털어놓는다. 그런데 사실 그녀의 육아에는 남모를 비밀이 숨어 있었는데……. 뭐랄까, 아들이 작가로의 재능만 물려받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움직이는 손가락』은 제목 그대로 커다란 손가락 하나가 세면대에서 튀어나오면서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오직 주인공의 눈에만 보이는 손가락. 주인공은 그 손가락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데……. 하지만 사람에게는 열 개의 손가락이 있고, 발가락도 열 개나 있다. 주인공, 불쌍하다. 아, ‘아가사 크리스티’에게도 똑같은 제목의 장편 소설이 있다.

 

  『운동화』는 건물의 화장실에서 언제나 보이는 낡은 운동화와 그에 얽힌 괴담을 다루고 있다. 그런 소문이 그렇게 오랫동안 돌면 신부를 불러서 퇴마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우리나라 같으며 당장에 굿을 하거나 제사를 지냈을 텐데 말이다.

 

  『밴드가 엄청 많더군』은 처음 설정만 보고는 ‘와~’했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유명 밴드와 가수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다면? 다들 몰려가지 않을까? 하지만 킹느님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상황을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여기엔 한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냥 음악은 집에서 앨범으로만 듣는 걸로!

 

  『가정 분만』은 전에 읽은 좀비 앤솔로지 작품인 ‘좀비스 The Living dead, 2015’에서 접했다. 그래서 여기서는 패스!...인데 내 좀비스 감상문은 어디 있는 거지? 분명히 적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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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6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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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첫 번째 이야기인 『외딴 섬』에서 ‘리쓰’는 ‘사부로’가 사는 상자 정원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런데 그곳이 변했다. 예전에는 갈 곳 없는 귀신들이 모여 평화롭게 살아가고 있었지만, 지금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사라지고 황폐해지고 있었다. 한편 리쓰의 어머니는 교통사고를 당하고, ‘카이’의 부동산 중개사에는 이상한 의뢰가 들어오는데…….

 

  리쓰와 카이, 그리고 사부로가 등장하면서 복잡하게 얽히는 듯했다. 하지만 얽히고설키며 꼬인 이야기를 한꺼번에 쉽게 풀어내는 이 작가의 특징답게, 하나로 연결된다. 전에 어린 시절의 리쓰 아버지가 나왔었는데, 이번에는 어린 시절의 어머니가 등장한다. 하, 어릴 때도 그렇게 귀여우면서 우아한 미소를 지을 수 있다니! 그림이지만 꼬옥 안아주고 싶을 정도였다. 아키라와 사부로는 이제 다시 이어질 수 없는 관계가 된 건가 싶기도 하고, 카이의 일은 어쩐지 갈수록 위험해지고……. 중간에서 리쓰만 고생하는 것 같았다. 그런데 한 집안에 대를 이은 저주를 내리려면, 얼마나 한이 맺히면 가능한 걸까?

 

  『이계의 파수꾼』에는 지난 1년 간의 기억을 잃어버린 ‘토모요’가 등장한다. 기억은 안 나지만 결혼을 한데다가 남편은 강에서 사고로 죽었고, 누군지 모를 사람들이 자꾸만 뭔가를 돌려달라고 찾아온다. 게다가 이미 입양한 아이까지 있었다. 그런 그녀 앞에 리쓰가 나타나는데…….

 

  자식을 향한 부모의 마음은 죽음도 불사한다는 걸 잘 보여주는 이야기였다. 또한,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리쓰의 모습도 들어있다. 정말로 죽은 사람이 일 년에 한 번 돌아와서 모습을 보인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만약 지옥에 떨어진 조상이 처참한 모습으로 나타나 선하게 살라고 얘기한다면? 그러면 사람들이 더 정신 바짝 차리고, 잘못되지 않은 길로 가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장지문 그림 속 여인』은 죽은 친구의 유품을 정리하기 위해 친구 집을 찾은 ‘키시’가 주인공이다. 자신을 대신해 여행을 간 친구가 화재로 사망하고 죄책감을 느끼는 키시. 그런데 친구 부인은 집에 없고, 방에 있는 장지문에서는 뭔가 이상한 기운이 느껴진다. 한편 카이는 밤마다 시끄러워지는 장지문에 관련된 의뢰를 받는다. 그리고 그게 한 장이 아니라 4장이 한 세트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

 

  역시 카이가 등장하면서부터 리쓰의 고생길이 펼쳐지는 것 같다. 그 전까지는 그래도 동네를 벗어나지 않았는데, 가끔 즈카사나 아키라와 얽혀 여행을 가긴 했지만, 이제는 카이와 멀리까지 출장을 가게 된다. 삼촌이 아무래도 조카를 강하게 훈련하는 것 같다. 문득 카이가 일하는 부동산의 정체가 궁금하다.

 

  『병든 가지』에는 점술가인 ‘카리나’와 비서인 ‘준’이 나온다. 카리나는 대대로 영매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능력이 동생 ‘카린’보다 부족하다는 이유로 괄시받았다. 하지만 사고로 동생이 혼수상태에 빠지고, 그 상태에서 동생이 해주는 예언으로 점술사 일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최근 그녀의 호적수가 나타났으니, 바로 부동산에서 일하는 카이! 

 

  가족 전체가 한 사람에게 빨대를 꽂아 먹고 산다는 설정이 너무 화가 났다. 그러면서 그녀에게 제대로 대접도 해주지 않으면서 말이다. 비록 카리나가 보는 능력은 카린보다 떨어지지만, 사람을 대하는 실력은 더 우월한데 말이다. 하여간 그녀의 사무실에 카이는 물론이고 리쓰와 아키라까지 등장했으니, 영감이 흘러넘쳐 폭발할 지경에 이르는 건 당연지사. 당연히 사건·사고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래도 나름 해피엔딩이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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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5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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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아버지의 마중』은 허물 예정인 도서관의 마지막 강좌에 참석한 ‘리쓰’와 ‘즈카사’에게 벌어진 일을 다루고 있다. 어릴 적 리쓰는 그곳에서 아름다운 귀신 그림을 보고 홀릴뻔했던 기억이 있었다. 갑작스러운 요괴들의 장난에 당황해하던 리쓰는 한 여인을 만나는데…….

 

  돌아가신 아버지의 마지막을 지켜드리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시달리는 여인과 이제는 만날 수 없게 된 ‘사부로’를 그리워하는 ‘아키라’, 두 사람의 마음이 안타깝게 다가왔던 이야기였다. 그나저나 가규의 능력을 조금이나마 자손들은 고생이 많다. 아, 글자가 아닌 그림으로 된 작품이기에 가능한 트릭이 숨어있었다. 초반에 ‘음? 왜?’라는 의문이 들었는데, 그게 그렇게 연결될 줄은 몰랐다. 작가의 소소한 함정이 재미있었다.

 

  『도깨비 탈』은 주소를 착각해 잘못 들어간 ‘나츠키’에게 일어난 일이다. 그 근처에서 살인이 일어나고, 그녀는 자기가 가면을 쓴 범인을 목격했다고 생각했다. 한편, 리쓰의 대학 동기인 ‘콘도’의 소개로, 리쓰와 콘도 그리고 나츠키와 그녀의 친구 ‘마리코’는 소개팅을 하게 된다. 그리고 나츠키는 누군가 자신을 따라다니는 것 같다는 얘기를 꺼내는데….

 

  악의 없는 말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주제를 가진 이야기였다. 그리고 무척이나 씁쓸한 결말을 보여줬다. 나츠키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고 정의감이 있는 것 좋았지만, 조금만 더 침착하고 신중했으면 어땠을까? 좋은 게 좋은 거라는 말이, 결과가 좋으면 과정은 문제없다는 얘기가, 그리고 선의의 피해자라는 단어가 얼마나 의미 없는지 알려주는 것 같았다.

 

  『버려진 들판』은 어느 날 깨어나니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버린 ‘쇼’라는 남자의 이야기다. 하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를 어린아이처럼 대한다. 그리고 리쓰는 그에게 자기 집에서 가져간 물건을 내놓으라 얘기하는데……. 빙의에서 전생 그리고 윤회에 주술로 이야기가 계속해서 변해가는데, 어쩐지 그 흐름이 자연스러웠다. 다음 생에 다시 태어난다는 말이 어떻게 들으면 로맨틱한데, 또 다른 상황에서는 오싹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붉은 실』은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아이’의 이야기다.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의 몸에 감겨있는 붉은 실을 볼 수 있었다. 그게 뭔지 물어보는 아이에게 엄마는 사람들이 운명의 상대와 연결되어 있다는 증표라 얘기해준다. 부모를 잃은 아이는 큰아버지 부부의 보살핌으로 성인이 되었는데, 두 사람은 그녀를 자기들의 딸로 입적시키려고 한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아이에게는 입적하면 죽는다는 경고의 메시지가 오는데…….

 

  돈이란 도대체 무엇인가라는 생각이 드는 이야기였다. 아무리 내 소원이 놀고먹는 백수이고 날로 먹는 걸 좋아하지만, 그 때문에 가족에게 해를 입힌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 하지만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그런 짓을 저질렀다. 붉은 실은 대개 운명의 상대와 연결된 거라는 속설이 있는데, 여기서는 다른 개념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난 이게 더 마음에 든다. 하아, 어린 시절 여장한 리쓰는 너무도 귀여웠다.

 

  『검은 천장』은 리쓰의 친구인 콘도의 이야기다. 전날 밤 리쓰가 그를 위해 ‘원령초롱불’이라는 걸 켜줬는데, 그 때문에 길이 꼬여버렸다. 우연히 마주친 사람이 흘린 돈 때문에 콘도는 누명을 썼고, 엉겁결에 리쓰도 휘말리고 만다. 게다가 돈 주인의 집에는 엄청난 결계가 형성되어 있었고, 거기에는 리쓰의 삼촌인 ‘카이’도 연관이 있었다. 카이는 부동산 업자와 손을 잡고, 이상한 현상이 일어나는 집을 정화해 파는 일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날 밤, 돈 주인의 집에 거대한 요괴가 나타나는데…….

 

  우선, 자신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는 직업을 찾은 카이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요괴란 무엇일까 궁금했다. 원한이나 미련을 품고 죽은 인간만이 요괴가 되는 건 아닌 모양이다. 예전에 우리 전설에도 오래된 물건이 도깨비로 변한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건 일본도 비슷한 모양이다. 하지만 그냥 오래되었다고 물건이 변하는 게 아니라, 인간의 부정적인 감정이 곁들여져야 가능한 것 같다. 아, 그런 건 서양 호러 영화에도 비슷한 설정이 있다. 집이나 자동차 같은 것이 악의를 품은 뭔가로 변신하는 것 말이다. 흐음, 그렇게 따지면 모든 것의 원인은 역시 인간이라고 봐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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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Body Guard, 2018

  제작 – 토마스 빈센트

  각본 - 제드 머큐리오

  출연 - 리처드 매든, 킬리 호위스, 소피 런들. 지나 맥키

 

 

 


 

  아프가니스탄 참전용사였던 ‘데이비드 버드’는, 아이들과 집으로 돌아가던 중 자살 폭탄 테러리스트 ‘나디아’를 만나게 된다. 그는 경찰과 나디아를 설득해, 아무런 피해자도 내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한다. 이에 따른 포상으로 그는 내무장관 ‘줄리아 몬태규’의 경호 담당이 된다. 처음에는 삐걱거리던 두 사람이었지만, 각자의 일에 충실한 모습에 서서히 신뢰를 쌓아간다. 그러던 중, 줄리아를 노린 총격 사건이 일어나는데…….

 

  제목을 보자마자 고인이 된 ‘휘트니 휴스턴’의 명곡 ‘웬 다이아~’가 떠오르거나 속옷 브랜드가 생각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또는 경호원과 경호를 받는 사람의 19금 적인 끈적함이 묻어나는 내용이냐고 상상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노래는 안 나오고, 19금적인 내용은 나오며 속옷은 기억이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 나왔을 것이다. 19금적 장면이 나오는데 속옷이 안 나올 리가……. 아, 이 작품은 영국 드라마다.

 

  그리고 미리 말하자면, 스포일러를 적지 않고 리뷰를 쓰자니 너무 힘들어서, 그냥 포기하면 편하다는 생각에 그냥 쓰기로 했다. 그게 과연 스포일러가 되느냐는 의문이 들긴 했지만, 그런 건 아무도 모르는 일이니까.

 

 

 

 

  ** 경고 – 스포일러가 될 수 있는 설정이 적혀있으니 주의하시오!**

 

 

 

 

 

  ** 이 아래를 넘어서면, 원하지 않은 내용을 알게 될 것! **

 

 

 

 



 

 

  1편을 보면서, 엄청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 시간 남짓 동안, 여러 개의 사건이 휙휙 지나가면서 또 인물들의 성격과 이야기는 빼먹지 않은 구성이 놀라웠다. 마치 다른 장르의 드라마 서너 편은 본 듯한 기분이었다. 이어서 2편을 보면서는 갑작스러운 이야기의 전개에 당황했다. 아니, 저 둘은 신뢰를 쌓으라니까 왜 만리장성을 쌓는 거지? 그리고 3편에서는 ‘헐! 이게 뭐야!’라는 소리 없는 아우성과 함께 충격을 받았다. 4편에서도 역시 충격과 공포였다. 주인공이 죽는 작품은 더러 봐왔다. 하지만 그건 대개 결말 부분이었지, 작품의 반 정도 왔을 때 죽는 예는 없었다. 아, 그러면 줄리아는 주인공이 아니었나? 진 주인공의 각성을 위해 희생당하는 장치 내지는 극의 전반적인 사건을 이끌어가는 계기가 되는 설정 정도? 5편과 6편에서는 범인으로 몰리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버드를 보면서 감탄하고, 혹시 적들의 함정에 빠질까 봐 마음을 졸이면서 응원했다.

 

  그런데 6편 20여 분을 남기고는 안타까움에 탄식을 내질렀다. 하아, 드라마가 왜……. 왜인지 모르지만, 용의자들이 체포돼 조사를 받는데, 너무 착하다. 착해도 너무 착해서, 묻지도 않은 걸 술술 대답해주고 갑질도 하지 않는다. 아니 왜, 막말로 ‘니들이 내가 누군지 알아?’ 내지는 ‘이것들아, 내가 니들 상관이야! 어디서 꼬나봐? 눈 깔아, 이것들아!’같은 말도 안 하지? 몇 년 전에 우리나라에서 비선실세라는 사람이 조사받을 때 찍힌 사진이 있었다. 조사를 받는 사람은 팔짱을 끼고 여유 있게 웃고 있었고, 조사하는 후배 내지는 부하 검사들이 두 손 모르고 소진하게 서 있었던. 여기서는 그런 거 하나도 없었다. 미국 드라마 ‘데어데블 Marvel's Daredevil, 2015’ 보니까 거기서 최종 흑막 보스 ‘킹핀’은 잡혀가면서도 여유 있게 허세를 부리고 막 협박하고 그러던데, 여기는 왜 안 해? 뒤를 봐줄 빽이 없어? 끈 떨어진 연 신세야? 아니면 이미 형량 거래 한 거야? 그런 거야?

 

  잘 나가다가 20분 남겨두고 드라마는 무너지고 말았다. 왜 갑자기 착한 범죄자들을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하아, 진짜 3일 동안 잔뜩 긴장해서 숨죽이며 봤던 게 허무할 지경이었다.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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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4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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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첫 번째 에피소드인 『파수꾼의 휘파람』은 13권에 이어 ‘아키라’와 ‘사부로’에 관한 이야기다. 사부로를 보낼 수 없던 아키라는, 죽은 이를 되살리는 피리가 있다는 마을로 향한다. ‘리쓰’는 아키라를 찾아오라는 가족의 명을 받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마을에서 연이은 사망 사고가 일어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슬픔은 말할 수가 없다. 되살릴 수 있다면 되살리고 싶을 것이다. 나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런 마음이었으니까. 하지만 죽은 사람이 생전 모습 그대로 살아나면 좋은데, 그게 아니라면……. 살아생전 모습 그대로 되살아난 사람은 한 명뿐이지 않을까?

 


  『천상의 우두머리』는 예전에 베스트 에피소드 모음집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리쓰네 집 은행나무에 사는 새요괴 ’오지로‘와 ’오구로‘의 과거를 다루고 있다. 쌍둥이는 불길하다는 미신 때문에 버려져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그놈의 아들이 뭔지……. 하여간 그래서 패스!

 


  『마루 밑의 현자』에서는 리쓰네 집 마루 밑에 사는 요괴가 등장한다. 어린 시절, 그 요괴와의 거래에서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던 리쓰. 하지만 밀린 레포트와 코앞에 다가온 마감 시간은 그에게 너무 벅찼다. 그런데 마루 밑 요괴가 그에게 뜻밖의 조건을 내건다. 오래전에 집을 나간 아들을 데려와달라는 것이었다. 요괴의 아들을 찾아 나선 리쓰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는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얘기가 떠오르는 내용이었다. 어릴 적에 당해놓고 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다니, 요괴를 너무 믿는 거 아니니 리쓰? 확실히 지금까지 이 책에 등장한 요괴와의 거래는 약간의 함정과 위험이 섞여 있긴 했다. 그건 다른 나라의 전래동화에서도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 같은 종족인 인간과 인간의 거래도 위험하고 사기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거래가 안전하다고 믿기는 어렵다. 요괴들이 다 착하다는 보장도 없고,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이 인간과 다르니 오해의 소지도 있고. 날로 먹는 거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난 날로 먹고 싶은데.

 


  『조력자』는 리쓰의 할아버지인 ’가규‘와 할머니인 ’야에‘의 이야기다. 그냥 동네 아는 오빠 여동생 같았던 둘의 관계에 진전이 보이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가규는 가규대로, 야에는 야에대로 각각 맞선을 보게 되는데, 둘의 상대가 문제가 있다. 한 명은 악령이 붙어 있고, 다른 한 명은 손버릇이 나쁘다. 결국, 야에가 위험에 빠지고 만다. 가규는 맞선 상대와 야예, 둘 중의 한 명을 골라야 하는데……. 주위의 요괴들만 다 아는 두 사람의 마음이라니, 귀엽기만 하다. 하지만 미래를 알고 있는 난 이렇게 외치고 싶다. 야에야 도망쳐! 넌 앞으로 자식을 몇 명 낳고 그중의 한 명은…. 읍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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