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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과 몽상 1 - 스티븐 킹 단편집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엘릭시르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Nightmares and Dreamscapes, 1993
작가 – 스티븐 킹
스티븐 킹, 이하 킹느님의 12개의 이야기가 수록된, 단편 모음집이다. 그것만으로 게임 끝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해도 괜찮다. 하지만 난 배려심 있고 상냥하니까 몇 줄 적어보겠다.
『돌런의 캐딜락』은 제일 긴 이야기인데, 한 남자의 은근과 끈기, 그리고 집념을 그린 작품이다. 뜻하지 않게 사고로 죽은 아내의 복수를 위해, 남편은 오랜 세월에 걸쳐 함정을 판다. 하아, 진짜 그 과정을 읽으면서 문득 작가의 다른 이야기인 ‘왕자의 비밀 The Eyes of the Dragon, 1987’과 ‘리타 헤이워드와 쇼생크 탈출 Different Seasons, 1982’이 떠올랐다. 역시 뭐든 하나만 꾸준히 파면 성공하는 거구나!
『난장판의 끝』은 전쟁을 비롯한 여러 문제로 넘쳐나는 세상을 바꾸는 방법을 찾아낸 동생과 이를 옆에서 지켜보며 기록하는 형이 등장한다. 문제는 그 방법이, 어, 음……. 좋은 게 좋다는 말도 있지만, 여기서의 방법은 좋다고는 말 못 하겠다.
『어린아이들을 허락하라』는 어느 초등학교 선생에게 일어난 사건을 다루고 있다. 아이들에게 엄격하기로 유명한 교사가 어느 날, 아이들의 시선에서 이상한 공포를 느끼는데……. 도대체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일어난 걸까? 그 정체는 무엇일까? 이제 아이들은 옥수수밭으로 가지 않고, 학교만 가도…….
『나이트 플라이어』는 전에 영화로 먼저 접했던, 전용기를 타고 돌아다니는 흡혈귀의 이야기다. 그런데, 영화보다 더 오싹하고 재미있었다. 특히 후반부의 화장실 장면은, 상황을 상상할수록 웃음만 나왔다. 그래, 흡혈귀도 화장실에 가서 대소변을 보겠지.
『팝시』는 아이를 데려다가 팔아먹는 남자가 나온다. 문제는 그가 이번에 납치한 아이에게는 세계 최강의 경호원이 붙어 있었다는 점이다. 아이를 팔아먹는다는 점에서 살아있을 가치가 없는 사람이니, 죽든지 말든지. 팝시의 정체가 뭔지 너무 궁금했다.
『익숙해질 거야』는 처음 읽을 때는 무슨 얘긴가 의아했다. 그리고 두 번 읽으면서 놓쳤던 부분이 들어왔고, 세 번 읽으면서 전반적인 상황이 이해가 갔다. 하지만 여전히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 ‘캐슬록’이라는, 킹느님의 세계관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마을이 배경으로 나온다.
『움직이는 틀니』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이야기였다.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는 외판원이 주인공이다. 우연히 들른 가게에서 장난감 틀니를 하나 사고 가는 길에, 히치하이크를 하는 한 소년을 태우게 된다. 그런데 소년이 도리어 그를 위협하는데……. 어쩐지 ‘날 구매한 사람은 네가 처음이야’라든지 ‘가랏 틀니몬! 이번엔 너로 정했다!’ 같은 대사가 떠오르는 이야기였다.
『헌사』는 유명 소설가를 둔, 한 어머니의 이야기다. 호텔 청소일을 하던 그녀가 어떻게 아들을 훌륭하게 키웠는지, 친구에게 털어놓는다. 그런데 사실 그녀의 육아에는 남모를 비밀이 숨어 있었는데……. 뭐랄까, 아들이 작가로의 재능만 물려받아서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움직이는 손가락』은 제목 그대로 커다란 손가락 하나가 세면대에서 튀어나오면서 시작한다. 다른 사람의 눈을 피해, 오직 주인공의 눈에만 보이는 손가락. 주인공은 그 손가락을 없애기 위해 노력하는데……. 하지만 사람에게는 열 개의 손가락이 있고, 발가락도 열 개나 있다. 주인공, 불쌍하다. 아, ‘아가사 크리스티’에게도 똑같은 제목의 장편 소설이 있다.
『운동화』는 건물의 화장실에서 언제나 보이는 낡은 운동화와 그에 얽힌 괴담을 다루고 있다. 그런 소문이 그렇게 오랫동안 돌면 신부를 불러서 퇴마라도 해야 하는 거 아닐까? 우리나라 같으며 당장에 굿을 하거나 제사를 지냈을 텐데 말이다.
『밴드가 엄청 많더군』은 처음 설정만 보고는 ‘와~’했다. 이미 오래전에 죽은 유명 밴드와 가수들이 모여 사는 곳이 있다면? 다들 몰려가지 않을까? 하지만 킹느님은 사람들에게 행복한 상황을 그렇게 호락호락 쉽게 만들어주지 않는다. 여기엔 한가지 문제가 있는데……. 그냥 음악은 집에서 앨범으로만 듣는 걸로!
『가정 분만』은 전에 읽은 좀비 앤솔로지 작품인 ‘좀비스 The Living dead, 2015’에서 접했다. 그래서 여기서는 패스!...인데 내 좀비스 감상문은 어디 있는 거지? 분명히 적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