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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14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2006년 7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첫 번째 에피소드인 『파수꾼의 휘파람』은 13권에 이어 ‘아키라’와 ‘사부로’에 관한 이야기다. 사부로를 보낼 수 없던 아키라는, 죽은 이를 되살리는 피리가 있다는 마을로 향한다. ‘리쓰’는 아키라를 찾아오라는 가족의 명을 받는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그 마을에서 연이은 사망 사고가 일어나는데……. 사랑하는 사람이 죽으면, 그 슬픔은 말할 수가 없다. 되살릴 수 있다면 되살리고 싶을 것이다. 나도 아버지가 돌아가셨을 때 그런 마음이었으니까. 하지만 죽은 사람이 생전 모습 그대로 살아나면 좋은데, 그게 아니라면……. 살아생전 모습 그대로 되살아난 사람은 한 명뿐이지 않을까?
『천상의 우두머리』는 예전에 베스트 에피소드 모음집에서 읽은 기억이 난다. 리쓰네 집 은행나무에 사는 새요괴 ’오지로‘와 ’오구로‘의 과거를 다루고 있다. 쌍둥이는 불길하다는 미신 때문에 버려져야 했던 아이들의 이야기였다. 그놈의 아들이 뭔지……. 하여간 그래서 패스!
『마루 밑의 현자』에서는 리쓰네 집 마루 밑에 사는 요괴가 등장한다. 어린 시절, 그 요괴와의 거래에서 뼈아픈 실패를 경험했던 리쓰. 하지만 밀린 레포트와 코앞에 다가온 마감 시간은 그에게 너무 벅찼다. 그런데 마루 밑 요괴가 그에게 뜻밖의 조건을 내건다. 오래전에 집을 나간 아들을 데려와달라는 것이었다. 요괴의 아들을 찾아 나선 리쓰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맞닥뜨리는데….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고 똑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얘기가 떠오르는 내용이었다. 어릴 적에 당해놓고 또 제 발로 걸어 들어가다니, 요괴를 너무 믿는 거 아니니 리쓰? 확실히 지금까지 이 책에 등장한 요괴와의 거래는 약간의 함정과 위험이 섞여 있긴 했다. 그건 다른 나라의 전래동화에서도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 같은 종족인 인간과 인간의 거래도 위험하고 사기당하기 마련이다. 그러니 인간이 아닌 존재와의 거래가 안전하다고 믿기는 어렵다. 요괴들이 다 착하다는 보장도 없고, 그들의 사고방식이나 행동 양식이 인간과 다르니 오해의 소지도 있고. 날로 먹는 거 위험하다고 말하고 싶은 모양이다. 하지만 난 날로 먹고 싶은데.
『조력자』는 리쓰의 할아버지인 ’가규‘와 할머니인 ’야에‘의 이야기다. 그냥 동네 아는 오빠 여동생 같았던 둘의 관계에 진전이 보이는 에피소드이기도 하다. 가규는 가규대로, 야에는 야에대로 각각 맞선을 보게 되는데, 둘의 상대가 문제가 있다. 한 명은 악령이 붙어 있고, 다른 한 명은 손버릇이 나쁘다. 결국, 야에가 위험에 빠지고 만다. 가규는 맞선 상대와 야예, 둘 중의 한 명을 골라야 하는데……. 주위의 요괴들만 다 아는 두 사람의 마음이라니, 귀엽기만 하다. 하지만 미래를 알고 있는 난 이렇게 외치고 싶다. 야에야 도망쳐! 넌 앞으로 자식을 몇 명 낳고 그중의 한 명은…. 읍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