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 더 비시어스 브라더스
감독 이름이 특이했다. 그래서 검색을 해보니, 콜린 미니한과 스튜어트 오티즈가 만든 팀이라고 한다. 이들은 6년이 넘는 기간 동안 엔터테인먼트 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나온다.
귀신들린 집이나 건물에 대한 영화는 많다. 어린 시절 벌벌 떨면서 보았던 ‘아미티빌 호러’ 나 ‘폴터가이스트’, 그리고 몇 년 전에 보았던 ‘헌티드 힐’이나 ‘블레어 위치’, ‘로즈 레드’ 등등. ‘파라노멀 액티비티’도 여기에 넣어야 할까? 그런데 적어놓고 보니, 나 은근히 많이 보았구나. 그런데 감상문들은 하나도 없……. 욕심같아서는 다 쓰고 싶은데, 모르겠다.
어쩌면 동양이나 서양이나 ‘터’를 중요시하는 건 공통적인 것 같다. 서양의 귀신들린 집이나 동양의 묘지였던 집이나, 그 장소에서 맴도는 뭔가 나타나는 건 마찬가지니까 말이다.
‘그레이브 인카운터’라는 영화 제목은 TV 리얼리티 쇼 프로그램 제목이다. 흉가라든지 귀신이 나온다는 곳을 찾아가는. 케이블 방송에서 비슷한 콘셉트의 방송을 했던 기억이 난다. 아마 동서양 공통적인 방송 아이템인가보다. 하여간 한 남자가 필름만 남기고 사라진 제작진에 대해 얘기를 하면서 영화는 시작한다.
촬영팀이 6번째 에피소드를 찍기 위해 귀신이 나온다는 폐병원에서 하룻밤을 보내기로 한다. 그곳에는 1940년대에 정신병을 치료한다는 명목으로 뇌수술을 하는 의사가 있었다. 그리고 1948년, 몇 명의 환자들이 병실을 탈출해 원장을 살해했다. 1963년 이후, 한 번도 문을 열지 않은 콜링우드 정신병원.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곳에 그들만 있는 게 아니라는 이상한 징조가 하나둘씩 나타난다. 그리고 한사람씩 사라지기 시작하는데…….
영화를 보면서, 계속해서 이건 진짜가 아니라고 중얼거렸다. 이게 진짜라면 아마 지금쯤 난리가 났을 게 분명하다. 귀신이 존재하면 악마도 존재할 수 있으니까. 종교 단체에서 뭔가 성명을 내걸지 않았을까?
그러나 핸드 헬드 기법에, 사람들의 숨소리와 비명소리 그리고 울음이 뒤섞이면 진짜가 아닐까라는 의심이 슬그머니 고개를 든다. 그리고 나도 같이 달리고 숨죽이고 덩달아 내 심장도 같이 콩닥거린다.
거기다 이 영화, 중간 중간에 ‘어떡해~’를 내뱉게 만드는 여러 장치를 심어두고 있다. 마치 사람을 처음 사귈 때처럼, 처음에는 조심스럽게 야금야금 다가온다. 예를 들면 아무도 모르게 살짝 열리는 창문이나 슬그머니 혼자 움직이는 휠체어. 화면에 집중하지 않으면 놓칠 뻔 했다. 그래서 초반에는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면 친해졌다고 생각하는지, 아주 대범하게 행동한다. 여자 스태프의 몸에 계속해서 새겨지는 칼자국을 비롯해서 실체를 드러내는 영혼들. 아, 소녀가 뒤를 돌아볼 때는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거기에 천……. 아, 여기까지. 더 이상 말하면 너무 많은 것을 밝히는 것이다. 하여간 후반에 그들이 몰아치는 장면은 숨을 멈추고 볼 정도였다.
물론 영화를 보면서 어딘지 익숙하다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 부분은 어느 영화의 어떤 소재와 비슷하고, 저 부분은 또 다른 영화의 어떤 장면을 떠올리게 하고 등등.
하지만 다른 영화와 다른 점을 들자면, 그들의 실체를 보여줬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같은 핸드 헬드 기법으로 만든 ‘블레어 위치’나 ‘파라노멀 액티비티’는 사람들의 비명만 보여줬지, 그들을 공격하는 뭔가를 명확히 보여주지 않았다.
‘아미티빌 호러’나 ‘헌티드 힐’ 같은 경우에는 실체를 보여줬지만, 그건 영화라는 걸 확실히 보여주었다. 하지만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적인 면을 강조했으니, 그게 다를 것이다. 물론 어차피 영화긴 하지만 말이다.
두 가지를 적절하게 잘 사용해서 만든 영화라고 생각한다. 속편도 나온다는 소문이 들리는데,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