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그마타 - 아웃케이스 없음
루퍼트 웨인라이트 감독, 가브리엘 번 외 출연 / 20세기폭스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감독 - 루퍼트 웨인라이트

  출연 - 가브리엘 번, 패트리샤 아퀘트


  스티그마타 (stigmata), 또는 성흔(聖痕)이라는 것이 있다. 기독교에서 나온 것인데, 예수 그리스  도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당시 몸에 가졌던 상처와 똑같은 혹은 비슷한 것이 몸에 나타나는 것을 말한다. 13세기부터 사용된 언어로 흔히 오처성흔이라 하여, 손과 발에 나타나는 못 박힌 상처, 등에 생긴 채찍 자국, 가시관으로 인한 머리(이마)의 상처 그리고 창에 찔린 옆구리 상처를 말한다. 지금까지 그 성흔을 나타냈던 성인은 채 100명도 안 된다고 한다. 그리고 5개가 다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한두 개 정도 나타난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상처가 나타난 사람은 성인(성녀)으로 추대되었다.


  이 영화는 한 신부의 죽음에서 시작된다. 그의 장례식 기간 내내 성모 마리아 상에서는 피눈물이 그치지 않았고, 갑자기 비둘기들이 날아오르며 기이한 이적을 보여준다. 그리고 개념 없는 소매치기 하나가 그의 묵주를 훔쳐간다.


  장소는 바뀌어 미국의 평범하고 종교와는 거리가 먼 미용사가 등장한다. 그녀는 외국 여행을 갔던 어머니에게서 기념품이라고 뭔가를 받는데, 눈치 빠른 나는 금방 알아차렸다. 바로 도둑맞은 신부의 묵주였다. 그리고 그 날 이후, 그녀에게 기이한 일이 나타난다. 예수 그리스도의 성흔이 차례대로 나타나고, 생전 처음 보는 언어로 말을 하며 맨 정신으로는 자기도 못 읽는 글자로 뭔가를 써내려간다.


  이럴 때면 으레 등장하는 것이 바로 바티칸이다. 가톨릭의 중심이자 몇몇 소설이나 애니, 영화에서는 악의 축 또는 세계의 수호자로 등장하는 바티칸. 바티칸에서는 그녀에 대한 진상을 알아내고자, 조사관 신부를 파견한다. 파견나간 신부는 그녀의 몸에 나타난 성흔에 대한 진위와 숨겨진 비밀에 대해 밝혀내고자 노력하는데…….


  이 영화를 본 이유는 별거 없다. 미국 드라마 ‘미디엄’에서 뒤부아 부인으로 나오는 패트리샤 아퀘드가 주연으로 나온다는 것 뿐. 그러고 보니 조사관 신부로 나온 사람은 ‘유주얼 서스펙트’에서 보았던 가브리엘 번이었지만, 내 관심 밖.


  종교가 돈과 권력에 도취되면 어디까지 추악해질 수 있는 것인가 보여주는 영화였다. 기득권, 이른바 밥그릇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쓰는 기득권자(여기서는 높은 신부, 직위는 잘 모르지만 높은 자였다.)와 자신이 믿는 진리를 밝히고자 애쓰는 신부의 대립이 참으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종교의 근원은 교회라는 건물과 신부라는 직위에 있는 것인지, 아니면 성경으로 대변되는 말씀과 사람들의 믿음에 있는 것인지 고민을 하게 했다.


  어릴 적부터 들어온 말이 있다. 교회 안 나오면 지옥 간다. 마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것이 아니라, 교회를 나오지 않으면, 헌금을 많이 내지 않으면, 예배를 드리지 않으면 지옥에 간다는 말이었다. 결국 신을 믿는 것이 아닌, 신의 대리인이자 빈 집인 교회와 성직자를 믿으라는 말이었다. 어디선가 본 거 같다. 중세 가톨릭이 그랬다. 그래서 면죄부 팔아먹고 그러다가 종교 개혁이 일어났지.


  그러나 그 종교 개혁은 실패한 것 같다.


  ‘루터님, 님이 한 일은 삽질이었어요. 가톨릭에서 님이 개혁한답시고 만들어낸 개신교들이 요새 더 난리치고 있다고요. 이 일을 어쩔 거예요. 하늘로 내빼면 다임?’ 이라고 말하고 싶다


  결국 힘 있는 놈이 진리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 영화였다. 엑소시스트 필이 나긴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았다. 이건 종교를 까는 영화도 아니고 옹호하는 영화도 아니여~라는 말이 떠올랐다.


  그런데 패트리샤 아퀘드의 빙의(?) 하는 장면은 린다 블레어 양의 포스에는 조금 못 미쳤다. 아쉽게도 목이 안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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