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오! 오페라 - 초등학생을 위한 재미있는 오페라 여행 명진 어린이책 13
코엔 크루케 지음, 정신재 옮김 / 명진출판사 / 2010년 5월
평점 :
품절


  원제 - Oooooh! van OPERA

  부제 - 초등학생을 위한 재미있는 오페라 여행

  저자 - 코엔 크루케

  그림 - 잉그리드 고돈

 

 

 

  다섯 살 때부터 내 무릎에 앉아 컴퓨터나 텔레비전에 나오는 원더걸스나 소녀시대 내지는 카라를 좋아했던 막내 조카. 덕분에 그 그룹의 멤버들 이름을 줄줄 외워야했다. 한글도 못 뗀 주제에 그녀들의 노래는 어찌나 잘 외우던지. 그래서 고전 음악도 들어보라고 골라봤다. 그냥 클래식 노래만 들려주면 재미없어 할 테니, 그림이 많은 이야기 형식으로 된 책을 같이 읽고 곁들어 음악을 들려줄 속셈이었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져있다.

 

  첫 번째는 ‘1막 오! 오! 오! 오페라에 도전할래!’

 

  토마스라는 소년이 오페라 오디션을 보러가면서 이야기가 시작한다. 대기실에서 만난 리사라는 소녀와 친해지고, 다행스럽게 둘이 동시에 뽑힌다. 그들이 출연할 오페라는 ‘나비부인’이다. 연습을 하고 무대에 서기까지, 토마스와 리사는 오페라에 대해, 특히 공연을 준비하는 사람들에 대해 이것저것 배우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이야기는 끝이 난다.

 

  토마스와 리사가 연출자나 지휘자 등을 만나면서 그들의 역할에 대해 설명을 듣는데, 그 부분은 다른 색으로 진하게 표시되어 있다. 그래서 이야기를 읽으면서 ‘아, 그렇구나.’라고 고개를 끄덕이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거기에 오페라 용어 설명도 적절하게 들어가있다.

 

 

 게다가 그림 역시 단순하면서도 무척이나 따뜻하고 화려한 색으로 이루어져있었다.

 

 

  두 번째는 ‘2막 오! 오! 오! 오페라가 궁금해!’

 

  여기서는 오페라의 역사라든지 세계의 유명한 오페라 극장, 오페라에 얽힌 재미난 이야기를 소개한다. 예를 들면 런던 로열 오페라 극장에서는 1층 발코니 석에서는 공연 중간에 식사를 즐길 수 있다거나, 어떤 오페라 극장에는 관객을 위한 탈의실이 있다는 등등을 알려준다.

 

  마지막은 ‘3막 오! 오! 오! 유명한 오페라 작품을 만나 봐요!’

 

  오페라 네 작품에 대한 간단한 설명과 주요 등장인물, 전체적인 줄거리 그리고 실제 공연 사진을 보여준다. 신데렐라 이야기를 각색한 ‘라 체네렌톨라’, ‘마술 피리’, ‘카르멘’, 그리고 ‘아이다’이다.

 

  그리고 책에 들어있는 CD에는 네 작품의 대표곡과 토마스가 공연한 ‘나비 부인’의 대표 아리아가 수록되어 있다.

 

  그냥 조카보고 혼자 읽으라고 하기보다는, 유튜브에서 영상을 찾아서 이것저것 보여주니 꽤나 흥미 있어 했다. 밤의 여왕 아리아를 보고는 무섭다고 했다. 하긴 분장이 좀…….

 

  그런데 아직 혼자서 클래식을 들으라고 하기엔 이른가보다. 책을 덮고 영상을 끄자마자 새로 나온 소녀시대 뮤직 비디오를 보여 달라고 했으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쁜 종자
머빈 르로이 감독, 낸시 켈리 외 출연 / 클레버컴퍼니 / 2010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The Bad Seed, 1956

  감독 - 머빈 르로이

  출연 - 낸시 켈리, 패티 맥코맥, 헨리 존스, 아이린 헤커트, 이블린 바든

  원작 - 윌리엄 마치의 소설 ‘The Bad Seed’

 

 

  로다는 어떻게 하면 어른들이 자신을 귀여워해줄 지 잘아는 영특한 소녀이면서, 동시에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용납을 못하는 공주병 기질이 보이는 소녀였다. 군인인 아버지와 자상하고 똑똑한 엄마 크리스틴의 사랑과 위층에 사는 모니카 아줌마의 편애까지 독차지하고 있다. 물론 그런 그녀를 시니컬하게 비꼬는 리로이라는 일꾼이 한 명 있기는 하다.

 

  그러다가 학교에서 피크닉을 간 날, 한 남자 아이가 물에 빠져는 일이 벌어진다. 공교롭게도 로다를 제치고 경필 쓰기 대회에서 상을 받은 클로드였다. 친구가 죽었다지만, 로다는 전혀 슬퍼하는 기색이 없다. 그가 죽은 것보다 자신이 금메달을 못 받은 사실에 화를 낼 뿐이다. 그 사고로 소풍이 취소되고 점심도 못 먹은 게 안타까울 뿐이다.

 

  이후 페른 선생의 방문은 크리스틴을 더욱 더 불안하게 만든다. 로다와 죽은 클로드와 같이 있었던 마지막 아이라는 것. 거기에 그녀가 그를 물가로 쫓아가면 때렸다는 얘기까지 들리자, 크리스틴의 불안감은 극에 달한다.

 

  딸에게 대화를 시도하는 엄마. 그리고 진실을 알게 된 그녀는 딸을 보호하기로 결심한다. 그러나 모든 일은 그녀의 예상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일꾼인 리로이가 우연히 그 사실을 알아차린 것이다. 그리고 아버지의 방문으로 알게 된 크리스틴의 출생의 비밀. 아버지가 손녀인 로다를 바라보는 표정에서 그녀는 모든 사실을 깨닫고 경악한다.

 

  두 시간이 조금 넘는 상영 시간에 등장인물도 10명 남짓, 배경도 크리스틴의 집과 마당, 그리고 딱 세 번 등장한 부두가 전부였다. 하지만 공간이 좁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또한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확실히 드러나 있어서, 지루하다는 인상도 받지 않았다.

 

  인간의 악한 심성은 유전이 되는지 아니면 후천적으로 생겨나는 것인지 생각하게 한 영화였다. 로다는 요즘 말로 하면 반사회적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일 것이다. 그것이 유전인지 아니면 자라면서 생겨나는 것인지 연구된 바는 없다고 들었다. 그녀에게는 그것이 범죄인지 아닌지 잘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단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아서 내지는 뭔가 갖고 싶은 마음에 그런 일을 저질렀다.

 

  물론 나중에 그것이 잘못된 일이라는 것을 인지한다. 엄마를 껴안으면서 ‘그들이 날 해치지 않게 해주세요.’라는 말을 한 것으로 보아, 자신이 잘못한 것은 아는 모양이다. 물론 얼마나 심각한지는 모르는 상태였다. 그냥 그런 식으로 말하면 용서를 받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모양이다.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흘릴 얼굴이었다가, 1초도 지나지 않아 생글생글 웃으면서 ‘난 세상에서 제일 멋진 엄마를 가졌어요.’라면서 엄마를 달래는 장면에서는 소름이 끼쳤다. 사람을 죽게 만들어 놓고 비명 소리가 시끄럽다고 피아노 연주를 하는 부분에서도 몸이 저절로 떨렸다.

 

  엄마가 자기가 낳은 딸을 무서워하고 공포의 대상으로 보는 것이 이해가 되었다. 나 같아도 그랬을 것이다. ‘내 여덟 살 난 딸이 사람을 죽였어요! 그것도 한두 번이 아니에요!’ 이래봤자 누가 믿겠는가? 로다는 그녀를 만난 사람들은 누구나 다 반해버리는 멋진 미소를 가진 금발의 미소녀인데.

 

  영화에서 두 명의 범죄학자들이 토론을 벌인다. 아이들의 범죄는 과연 유전적인가 아니면 환경의 요인 때문인가 하는 주제였다.

 

  “만약에 태어나면서 앞을 보지 못하는 애가 있다면, 그 애는 아무리 보는 훈련을 해도 볼 수 없을 겁니다.”

 

  선천적으로 죄책감이나 후회 내지는 옳고 그름의 분별을 모르는 애들은, 아무리 좋은 집에서 훌륭한 교육을 받아도 안 된다는 말이었다. 요즘에 종종 들을 수 있는 사이코패스에 관한 설명이다. 하아, 미국은 벌써 1950년대부터 사이코패스가 문제였구나. 우리는 몇 년 전부터 난리인데…….

 

  영화는 결말에서 생뚱맞게 끝나버렸다. 마치 계속 이기다가 마지막 한 수를 잘못 뒤서 막판 뒤집기를 허용한 바둑 경기 같았다. 그 당시는 권선징악에 나름 해피엔딩인 결말을 좋아하는 분위기였기에, 소설과는 조금 다르다고 들었다. 그래서 원작 소설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예지몽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2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豫知夢

  작가 - 히가시노 게이고

 

 

  갈릴레오 시리즈 두 번째 이야기이다. 또한 전작과 마찬가지로 다섯 개의 이야기가 실린 단편집이기도 하다. 그래서 한가한 토요일 오후에 족발을 삶으면서 여유있게 읽을 수 있었다……가 아니라 너무 삶아졌다. 시간 계산을 잘못했나보다. 잠시 눈물을 좀 닦아야겠다.

 

  이번 책은 첫 번째 이야기와는 비슷하면서 좀 달랐다. 우선 사건이 발생하면 형사가 쪼르르 친구인 교수에게 달려가 해답을 구하는 구조는 같았다. 하지만 사건의 형식이 달랐다. 이른바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었다.

 

  예를 들면, ‘꿈에서 본 소녀’는 어린 시절에 미래의 약혼녀가 될 여자를 보았다고 주장하는 청년에 얽힌 이야기이다. ‘영을 보다’는 여자 친구가 살해당하는 시간에 그녀의 영혼을 보았다는 남자의 이야기, ‘떠드는 영혼’은 폴터가이스트라 의심되는 상황과 한 남자의 실종이 그려지고, ‘그녀의 알리바이’는 도깨비불이 얽힌 자살인지 타살인지 의심되는 죽음, 그리고 ‘예지몽’은 말 그래도 한 여인의 자살사건을 며칠 전에 보았다는 소녀의 주장이 등장한다.

 

  하지만 탐정역할을 맡고 있는 사람의 직업이 물리학 교수이기에, 모든 불가사의 초자연 현상은 과학적으로 입증이 가능했다. 그러고 보니 전작인 ‘탐정 갈릴레오’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하나 있었다. 유체이탈을 했다고 주장하는 소년의 이야기가 그것이다. 물론 그것도 유가와 교수가 유체이탈이 아니었다고 과학적으로 실험까지 보여줬다. 여기서도 그렇다. 이인일역을 했다든지 공장의 뜨거운 물이 맨홀을 건드린 것이라거나 잊고 있던 기억이 되살아났다고 증명을 한다.

 

  그렇지만 맨 마지막 이야기인 ‘예지몽’의 마무리는 약간 환상적으로 끝내고 있다. 정말로 예지몽이 존재할 수도 있다는 식으로, 독자들에게 그럴 수도 있겠다는 암시를 주면서 얘기를 끝맺는다.

 

  이건 마치 귀신은 없다 내지는 외계인은 없다는 식으로 얘기를 맺으면서 막판에 혹시 있을지도 모른다는 뉘앙스를 남기는 여름 특집극 같았다. 하긴 없다고 할 수도, 있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다. 과학자가 주인공이니까.

 

  갈릴레오 시리즈의 하나인 장편 ‘성녀의 구제’는 아주 재미있다고 지인이 적극 추천을 해줬지만, 잘 모르겠다. 단편집이 너무 실망스러워서 조금 생각을 해봐야겠다. 솔직히 ‘용의자 X의 헌신’이 이 시리즈 중의 하나라는 걸 믿을 수가 없을 정도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탐정 갈릴레오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1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재인 / 2008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원제 - 探偵ガリレオ

  작가 - 히가시노 게이고



  히가시노 게이고가 쓴 시리즈는 두 개가 있다고 알고 있다. 하나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가가 형사’ 시리즈이고, 다른 하나가 바로 유가와 교수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갈릴레오’ 시리즈이다. 그 유명한 ‘용의자 X의 헌신’이 바로 이 시리즈 중의 하나이다.


  내가 이 작가를 꽤 좋아하지만, 이 단편집은 별로였다. 아무리 단편의 생명이 반전이라지만, 뭔가 앞에 미끼는 던져주고 ‘짜잔~놀랐지?’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이 책은 밑도 끝도 없이 ‘짜잔!’ 이었다.


  물론 단편이라는 게 분량이 워낙 짧기에, 사건이 일어나고 용의자를 추적하고 증거를 모으고 추리를 하는 모든 과정을 다 다룰 수는 없다. 그러나 어떤 단편들은 그 분량 안에서도 충분히 만족감과 포만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이 단편집은 조금 실망스러웠다. 뭐랄까, ‘야, 이런 과학 기술 알아? 이 기계는 들어 봤어? 내가 이번에 이런 게 있다는 걸 알았거든. 그래서 한 번 써먹어 보려고.’ 그냥 이런 느낌이었다. 사건을 위한 추리와 사용된 살인 무기가 아니라, 살인 도구를 위한 사건과 추리라는 인상이었다.


  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도저히 뭐가 뭔지 감을 못 잡는다. 그래서 결국 경찰이 친구인 교수에게 달려온다. 교수는 잠시 생각을 하고 현장을 둘러보다가, 과학적인 기계를 하나 소개하면서 그것이 살인 무기라고 얘기한다. ‘설마’하는 경찰을 휘해 직접 실험으로 사건을 재연해주기도 한다. 경찰은 그 기계를 사용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하고, 마침내 범인을 체포한다.


  모든 얘기가 거의 이런 식이다. 마치 쇼핑 몰에서 어떤 물품을 하나 소개하기 위해 만든 짧은 콩트를 읽는 기분이었다.


  “오늘 소개해드릴 기계는 미니 초음파 기계랍니다. 어디다 쓰냐고요? 보석이나 초경합금을 가공할 수 있답니다. 자, 보시겠어요? 여길 이렇게 하면, 어때요? 예쁜 브로치가 완성이 되었죠? 네? 다른 용도는 또 없냐고요? 물론 있지요. 우선 미운 상대를 욕실에 밀어 넣고, 이 초음파 가공기의 혼을 그 사람 가슴 가까이 대보세요. 어때요? 물방울이 막 생기죠? 오오오, 신기하죠? 이 수많은 강렬한 진동을 받고 살아남을 사람이 없답니다. 심장마비를 일으킬 거예요. 증거도 안 남아요. 아, 이 피부가 죽은 흔적이요? 괜찮아요, 경찰은 잘 모르니까요. 어때요? 사람 하나 죽이기 참 쉽죠?”


  이런 느낌? 


  ‘방과 후’나 ‘동급생’에서 보여줬던 섬세한 감정의 흐름은 보이지 않았고, ‘가가 형사’ 시리즈에서 느낄 수 있던 인간에 대한 생각은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 그냥 딱 살인 무기와 방법에 대한 설명만 나열되고 끝이었다. 물론 그 때문에 의외의 범인에 대한 놀라움이나 신기한 도구에 대한 신선함은 풍부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래서 좀 많이 아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검은 집
신태라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감독 - 신태라

  출연 - 황정민, 강신일, 유선, 김서형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왜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나중에 봤을까 하고 후회한 작품이다. 언제나 스티븐 킹님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에서 느낀 것이지만, 호러나 스릴러는 소설이 원작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 특히 그것이 장편인 경우에는 두 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영상화하기에는 부족하다. 대개 ‘2% 아니 20% 부족해!’ 라고 절규하게 만든다.


  물론 가끔 어떤 것은 200% 부족하다고 외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품을 실사화한 영화 ‘토미에’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왜 만들었냐고 한탄을 한 영화였다. 어떻게 감히 토미에 여신님을 그따위로 만들었는지……. 


  만약에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뜬금없다고 생각될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등장인물이나 간혹 매끄럽지 않은 연결 등등. 책에 나온 모든 설명과 심리를 다룰 수 없어서 몇 개는 건너뛰고 어떤 것은 빼먹었기에,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아쉬운 점이 좀 있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내용은 소설과 비슷하다. 보험사에 근무하는 주인공이 자살한 아이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는 그것이 자살이 아닌 부모에 의한 타살이라 의심하여 조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엄청난 일에 휘말린다. 


  어디선가 읽은 우스갯소리 글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주인공이 형을 구하겠다고 하지만 않으면, 형 한사람만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형을 구한다고 난리치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 여럿이 죽고 인생 망쳤다는 내용이었다. 


  이 영화도 그렇다. 그냥 보험금 내주고 자살이라고 믿었으면 그냥 그 가족만 죽었을 텐데, 괜히 나서가지고  주변 사람들까지 죽어버린 것이다. 뭐, 그 덕분에 앞으로 그들에게 살해당했을 주변 인물들이 살았으니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살해당한 사람들의 암매장당한 시체를 찾아서 잘 묻어주었으니, 원귀가 떠돌 일도 없고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죽은 아이의 엄마로 나오는 배우 유선씨가 참으로 연기를 잘했다는 것이다. 주인공 황정민을 노려보는 장면에서는 제대로 미쳤다는 생각에 오싹함마저 느끼고 말았다. 황정민씨는 음, 이 배우의 연기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뭐랄까……. 원작에서 느낀 주인공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아마도 소설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느낄 수가 없었으니 그럴지도 모른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영화가 '사이코 패스 = 미친 연놈들'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인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지 않고, 공기 중에 떠도는 불안감이나 서서히 조여 오는 긴장감보다는 그냥 살인, 방화, 폭력 같은 미친 짓만 너무 부각시킨 느낌이다. 아무 말 없이 걸렸다가 끊어지는 전화나 마지막 계단 씬, 그리고 보험회사에서 보이는 죽은 아이 아버지의 행동들을 좀 더 잘 이용했다면, 긴장감을 서서히 높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조금 더 나은 점수를 줄 수 있었을까? 여배우의 열연에 감탄을 했지만, 그 이외에는 약간 아쉬운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