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집
신태라 감독, 황정민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07년 9월
평점 :
품절


 감독 - 신태라

  출연 - 황정민, 강신일, 유선, 김서형



  단도직입적으로 말하면, 왜 소설을 먼저 읽고 영화를 나중에 봤을까 하고 후회한 작품이다. 언제나 스티븐 킹님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에서 느낀 것이지만, 호러나 스릴러는 소설이 원작으로 되어 있는 경우에, 특히 그것이 장편인 경우에는 두 시간 남짓한 시간으로 영상화하기에는 부족하다. 대개 ‘2% 아니 20% 부족해!’ 라고 절규하게 만든다.


  물론 가끔 어떤 것은 200% 부족하다고 외치기도 한다. 예를 들면 일본 만화가 이토 준지의 작품을 실사화한 영화 ‘토미에’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왜 만들었냐고 한탄을 한 영화였다. 어떻게 감히 토미에 여신님을 그따위로 만들었는지……. 


  만약에 소설을 읽지 않았다면, 뜬금없다고 생각될 부분들이 눈에 띄었다. 갑자기 툭 튀어나온 등장인물이나 간혹 매끄럽지 않은 연결 등등. 책에 나온 모든 설명과 심리를 다룰 수 없어서 몇 개는 건너뛰고 어떤 것은 빼먹었기에, 그런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이 작품은 그런 아쉬운 점이 좀 있었지만, 그럭저럭 괜찮았다.


  내용은 소설과 비슷하다. 보험사에 근무하는 주인공이 자살한 아이의 시체를 발견한다. 그는 그것이 자살이 아닌 부모에 의한 타살이라 의심하여 조사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그는 평생 잊지 못할 엄청난 일에 휘말린다. 


  어디선가 읽은 우스갯소리 글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미국 드라마 ‘프리즌 브레이크’에서 주인공이 형을 구하겠다고 하지만 않으면, 형 한사람만 죽었을 것이다. 하지만 형을 구한다고 난리치는 바람에 주위 사람들 여럿이 죽고 인생 망쳤다는 내용이었다. 


  이 영화도 그렇다. 그냥 보험금 내주고 자살이라고 믿었으면 그냥 그 가족만 죽었을 텐데, 괜히 나서가지고  주변 사람들까지 죽어버린 것이다. 뭐, 그 덕분에 앞으로 그들에게 살해당했을 주변 인물들이 살았으니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는 걸까? 그리고 살해당한 사람들의 암매장당한 시체를 찾아서 잘 묻어주었으니, 원귀가 떠돌 일도 없고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느낀 것은 죽은 아이의 엄마로 나오는 배우 유선씨가 참으로 연기를 잘했다는 것이다. 주인공 황정민을 노려보는 장면에서는 제대로 미쳤다는 생각에 오싹함마저 느끼고 말았다. 황정민씨는 음, 이 배우의 연기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뭐랄까……. 원작에서 느낀 주인공의 분위기와는 조금 다른 것 같았다. 아마도 소설과는 달리, 영화에서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를 느낄 수가 없었으니 그럴지도 모른다. 


  가장 아쉬웠던 점은 영화가 '사이코 패스 = 미친 연놈들'이라는 것에만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다. 인물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나와 있지 않고, 공기 중에 떠도는 불안감이나 서서히 조여 오는 긴장감보다는 그냥 살인, 방화, 폭력 같은 미친 짓만 너무 부각시킨 느낌이다. 아무 말 없이 걸렸다가 끊어지는 전화나 마지막 계단 씬, 그리고 보험회사에서 보이는 죽은 아이 아버지의 행동들을 좀 더 잘 이용했다면, 긴장감을 서서히 높일 수 있었을 텐데 아쉽기만 하다.


  원작을 읽지 않았다면 조금 더 나은 점수를 줄 수 있었을까? 여배우의 열연에 감탄을 했지만, 그 이외에는 약간 아쉬운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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