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Girlhouse , 2014

  감독 - 트레버 매튜스

  출연 - 알리 코브린, 애덤 디마르코, 슬레인, 알리슨 배스






  ‘걸 하우스’라는 포르노 사이트는, 젊은 여성들이 한 집에 머무르면서 그들의 일상을 생중계로 방송하는 곳이다. 그곳에서 여자들은 노출이 많은 옷을 입고 돌아다니고, 자극적인 자세를 취하며, 성관계 장면 등을 가감 없이 방송한다. 또한 고객들과 일대일 채팅을 하면서 인기를 끈다. ‘카일리’는 학비를 벌기 위해 걸 하우스에 들어가고, 첫 방송 때 수줍은 듯한 표정의 스트립 쇼로 인기를 끈다. 그런 그녀를 주목한 두 남자. 한 명은 어린 시절 같은 학교를 다니면서 몰래 그녀를 짝사랑했던 ‘벤’이고, 다른 한 명은 걸 하우스의 단골이자 스토커 고객인 ‘러버보이’다. 그런데 러버보이가 카일리에게 보낸 자기 사진을, 그녀에게 앙심을 품은 다른 멤버가 낙서를 해서 붙여둔다. 하지만 그 사정을 모르는 러버보이는 자신의 마음을 비웃었다 생각해서, 걸 하우스로 숨어들어가 멤버들을 죽이기 시작하는데…….



  우선 걸 하우스와 같은 사이트가 제재를 받지 않고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다. 직접적인 성관계는 이루어지지 않고, 오직 영상과 채팅으로만 이루어지니 문제가 없는 걸까? 아니면 영화라서 가능한 걸까? 하지만 실제 그런 곳이 있었으니 영화에서도 써먹은 건 아닐까? 대학생부터 재벌들까지, 전 세계적으로 회원을 가졌다고 나오는데 흐음……. 관음증을 가진 사람들이 그렇게 많다는 걸까? 하긴 우리나라에도 남이 대소변 보거나 성관계 하는 영상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이 많으니까, 그걸 전 세계적으로 생각해보면 꽤 많은 수의 변태들이 있는 건 확실하다. 난 남이 대소변 보는 거 별로 보고 싶지 않던데, 신기하다. 아, 그래서 내가 변태가 아니라 정상적이고 건전한 사람인거겠지.



  러버보이는 어린 시절, 여자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았고 그 주동자를 죽여 버렸다. 이후 그는 평소에는 다른 사람과 별다른 교류도 없이 조용하고 소극적인 어른이 되어, 걸 하우스에서 여자들과 채팅하고 그들의 일상을 지켜보는 것에 집착하게 되었다. 다정한 카일리라면 자신을 좋아해줄 것이라 생각해 사진을 보냈는데, 거기에 낙서를 했으니 화가 났을 법도 하다. 하지만 뭐랄까, 음……그는 멍청했다. 너무도 멍청하고 몰래 카메라와 포르노에 심취해 있어서, 현실과 그의 성적 판타지를 구별하지 못했다. 자신이 만들어낸 걸 하우스 멤버들에 대한 환상이 현실일 것이라 믿었다. 그들이 그에게 아는 척하며 말을 걸어주고 웃는 얼굴로 가슴을 보여주는 건, 단지 그가 고객이기 때문이다. 돈을 냈으니 받은 만큼 해주는 것뿐이다. 그걸 진짜 자신에게 호감이 있어서라고 믿다니……. 요즘 인터넷을 보면 우리나라에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 것 같은데, 걱정이다. 사람들이 빨리 착각에서 벗어나, 현실에서 살아가야 할 텐데. 꿈을 꾸는 것과 착각과 망상을 펼치는 것은 다르니까.



  그렇다고 그의 사진을 함부로 인화해서 낙서한 나쁜 년을 옹호할 생각은 없다. 어디나 남의 외모로 조롱하고 비하하는 사람들이 꼭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문제는 과장해서 짚어내는 쓸데없이 분란만 조장하는 특수 능력이 있다. 영화에서도 그 사람이 사건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었고 말이다.



  영화를 보고 나서 내린 결론은, 남의 돈 벌기 쉽지 않고 남의 마음을 함부로 조롱거리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한 번 살인자는 영원한 살인자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뭐든지 처음이 어렵지, 두 번 세 번은 쉬운 법이다.



  ‘가질 수 없다면 죽여라!’라는 카피가 상당히 구리다. 영화도 그랬지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원제 - Twin Peaks, 2017

  감독 - 데이비드 린치

  출연 - 카일 맥라클란, 셰릴린 펜, 다나 애쉬브룩, 레이 와이즈,나오미 왓츠,  

           아만다 사이프리드, 애슐리 주드, 로라 던, 팀 로스, 제임스 마샬.






  ‘쿠퍼’ 요원이 사라진 지 25년이 흘렀다. 그동안 ‘사악한 쿠퍼’는 온갖 나쁜 짓을 하면서 살고 있었고, ‘착한 쿠퍼’는 아름다운 부인과 귀여운 아들을 두고 성실히 살아가고 있었다. 한편 평화롭기만 하던 ‘트윈 픽스’ 마을에서는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는데…….



  2시즌에서 ‘로라’가 쿠퍼 요원에게 속삭였다. 25년 후에 다시 만날 것이라고. 그리고 그 말대로 2시즌이 끝나고 25년이 되는 해에, 3시즌이 돌아왔다. 나의 90년대에서 어느 정도 지분을 차지하고 있는 드라마이기에, ‘우왕!’하는 설레는 기분이었다. 게다가 출연한다는 배우들 이름을 보니, 세상에나! ‘아만다 사이프리드’에 ‘나오미 왓츠’에 ‘애슐리 주드’에 ‘팀 로스’에 ‘로라 던’도 모자라서, ‘모니카 벨루치’라니! 또한 지난 1,2시즌 동안 출연했던 배우들이 그대로 등장해서 반갑기도 했다. 몇몇은 등장하지 않아 아쉬웠지만 말이다. 모니카 벨루치가 너무 짧게 출연한 것 같기도 하지만, 그녀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인상적인 등장이었다.



  지난 1,2시즌 평에서도 ‘여백의 미’에 대해서 얘기한 적이 있다. 요즘 드라마처럼 장면 전환이나 드라마의 진행이 빠르게 넘어가는 게 아니라, 느릿하니 천천히 흘러가고 있다고 말이다. 그런데 이번 3시즌은 그보다 더 느릿하게 이야기가 진행되었다. 총 18부작이었는데, 요즘 감독들에게 맡기면 3~4편으로 압축이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하지만 어쩌면 감독이 자신이 어디까지 영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이것저것 실험해보고 싶었던 게 아닐까라는 추측도 해보았다. 공간에 아무 것도 없는 게 아니라, 비어있지만 뭔가 느껴지는 것이 여백의 미다. 이 드라마에는 느릿하게 지나가는 화면이나 멍하니 먼 곳을 응시하는 인물들의 시선, 움직임 없이 한 장소에 고정된 카메라의 시선, 대사 하나 없이 동작으로만 이루어진 장면들이 꽤 많았다. 방송사고가 아니라, 의도적인 것이었다.



아쉽게도 이번 드라마는 나에게는 그냥 그랬다. 아무래도 요즘 드라마의 빠른 진행에 익숙해졌기 때문인  가 보다. 게다가 마지막에 명쾌하게 사건을 해결하고 범인을 잡는 범죄 수사물만 보았더니, 이 작품의 결말은 도대체 뭐가 뭔지 모르겠다. 진행이 너무 느려서 도리어 집중하기 힘들었는데, 결말마저 아리송하다니! 현실 세계는 사실 많은 모순과 알 수 없는 일들의 연속으로 이루어졌다는 의미일까? 아니면 이미 답을 줬는데 내가 못 알아먹는 걸까?



  기대와 달리 막상 뚜껑을 열어 본 이번 이야기는 예전처럼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았다. 지난 시즌의 사람들에 대한 온갖 궁금증은 잔뜩 던져놓고, 그냥 매듭을 지어버린 느낌이었다. 아쉬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원제 - Twin Peaks, 1990

   감독 - 데이비드 린치

   출연 - 카일 맥라클란, 마이클 온키언, 셰릴린 펜, 다나 애쉬브룩, 라라 플린 보일, 

           레이 와이즈, 조앤 첸, 헤더 그레이엄






  꿈과 환상 속에 나오는 조력자들의 도움으로, ‘쿠퍼’요원은 드디어 ‘로라 팔머’를 죽인 범인을 알게 된다. 거기에 그는 범인의 내부에 있는 ‘밥’이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알게 된다. 악의 결정체라 할 수 있으며,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파고들어 마음속에 도사리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범죄를 저지르게 만드는 존재였다. 로라를 죽인 범인은 결국 죄를 뉘우치지만, 밥은 그의 마음에서 뛰쳐나와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 그 때문에 잠시나마 평화를 되찾은 것처럼 보였던 ‘트윈픽스’ 마을은 또 다른 사건에 휘말리는데…….



  여덟 개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졌던 1시즌이 ‘누가 로라 팔머를 죽였을까?’라는 한 가지 주제에 집중했다면, 20여 편이 넘는 에피소드를 가진 2시즌은 두 개의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전반부에서는 1시즌과 마찬가지로 ‘로라 팔머를 죽인 범인은 누구인가?’였고, 후반부에서는 ‘밥은 어디에 있는가?’를 다루고 있었다.



  다양한 사람들로 이루어진 인간 사회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마을 트윈픽스이기에,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었고 동시에 약함도 존재했다.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그 속마음은 다른 사람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이 얽히고 설기면서 만들어내는 사건들은 복잡하고 그 뿌리가 깊었으며 막장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그러니 밥이 누구의 마음에 들어가 있는지 알아내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다. 후반부에 드러나는 한 사람의 비밀을 보면서, ‘이건 쫌…….’이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였다. 문득 그 상황을 보면서 ‘요코미조 세이시’의 소설 설정 하나가 떠올랐는데, 외모나 재력을 가지고 몸을 함부로 굴리는 남자들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존재하는 모양이다.



  이 드라마에서 중요한 존재로 등장하는 것은 ‘밥’이다. 범죄자의 영혼이 사람들에게 옮겨 다닌다는 설정의 영화 ‘영혼의 목걸이 Shocker, 1989’처럼, 여기서도 밥은 사람들의 마음으로 이동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전반부에서 해결된 것처럼 보이는 살인이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악이라는 것은, 아주 작은 틈만 보여도 점점 커진다는 걸 의미하는 것일 수도 있다. 바늘 도둑이 소도둑이 되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동시에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마치 범죄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 같은 뉘앙스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 사람이 나쁜 게 아니라, 그 사람 마음속에 들어간 악이 나쁘다는 말처럼 들릴 수 있으니까 말이다.



  모든 사람에게 밥이 들어갈 수 있는 기회와 동기는 충분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범인의 마음이 약하거나 더 여지가 많았기에 밥이 들어갈 수 있었다. 그렇다면 이 드라마는 자신의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 걸까? 인간이라면 누구나 죄를 저지를 수 있지만,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자신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하긴 드라마에서도 그런 비슷한 말이 나온다. 밥이 노린 것은 로라였지만, 그녀는 강했기에 그에게 굴복하지 않았고 결국 살해당하고 말았다. 제일 어렸고, 약해보였으며, 자존감은 바닥까지 내려갔고, 믿었던 어른들의 노리개가 되었던, 누구보다 사람들을 증오하고 미워할 것 같았던 그녀가 제일 강했다. 으음, 그러면 설마 범죄자가 되느니 차라리 죽으라는 말인가…….



  ‘제임스’는 2시즌에서도 징징이 캐릭터가 여전했고, 그런 그를 계속해서 보듬어주는 ‘다나’가 보살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왜 그딴 놈에게……. 그리고 첫사랑은 역시 이루어지지 않는 법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다. 그리고 평생을 그리워한 사랑이 이루어지기 직전에 무산되는 걸 보면서, ‘인생사 뭐 별 거 있나’라는 해탈의 경지도 아주 잠시 느낄 수 있었다.



  전반부를 훌륭하게 이끌어간 로라를 죽인 범인의 연기는 그야말로 감탄 그 자체였다. 그가 너무 강렬했기에, 후반부에 등장하는 악당의 카리스마는 한참 부족했다. 그래서일까? 후반부는 집중도 잘 되지 않았고, 흥미도도 떨어졌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결말은 마음이 아팠다. 결국 악이 승리한다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원제 - Hereditary, 2018

  감독 - 아리 애스터

  출연 - 토니 콜레트, 가브리엘 번, 알렉스 울프, 밀리 샤피로







  ‘애니’의 집안에는 유독 정신 이상으로 인한 자살자가 많았다. 우울증이 있던 아버지는 스스로 굶어죽었고, 오빠는 어머니가 뭔가를 자신에게 넣으려 했다며 자살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일주일 전 그녀는 이상한 종교를 믿던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렀다. 하지만 그녀의 집에 뭔가 음울한 기운이 흐르고, 그 여파는 애니의 아들인 ‘피터’와 딸인 ‘찰리’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특히 어린 시절 할머니가 봐줬다는 찰리는 대낮에 갑자기 할머니의 환상을 보기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파티에 갔던 피터와 찰리에게 비극적인 일이 일어나고, 애니의 가족들은 상상도 못할 일에 부딪히는데…….



  처음에는 유령이 나오는 심령물일까 생각했고, 중반으로 접어들면서는 정신병이 대를 이어 내려오는 가족의 이야기일까 추측했다. 그러다가 역시 심령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포영화답지 않게, 영화는 아주 느릿하게 진행이 되었다. 그래서 인물들의 행동이나 표정 변화를 주의 깊게 보게 만들었다. 집에 들어가기 전에 잠시 머뭇거리는 행동이라든지, 천천히 정신을 차리면서 자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깨달으며 눈물이 고이는 눈동자, 밖에서 들리는 소리에 따라 천천히 변하는 표정, 그리고 가족들의 눈치를 보는 그 서글픈 장면까지, 별다른 말없이 심경의 변화라든지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사실 가족들이 식탁에서 감정을 표시하는 장면에서는 너무도 슬퍼서 울컥하고 말았다. 나도 모르게 그 사람에게 감정이입을 하고 있었나보다. 물론 그러면서 ‘이 영화는 가족 힐링물이 아니라, 공포물이야.’라는 걸 잊지 않게 해주려는 듯이, 중간 중간에 깜짝 놀라게 하는 장면들이 숨어있었다.



  영화는 계속해서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불편한 감정을 들게 했다. 아마 배경으로 낮게 깔리는 둥둥 소리가 신경을 자극해서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가족들이 처한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힘겨웠다. 차라리 그냥 귀신이나 괴물이 우르르 등장해서 쾅쾅 부수거나 비명을 지르게 하면 좋으련만, 너무도 잔잔한 가운데 처절한 상황으로 이끌었다. 다음 장면에서 뭔가 불길한 일이 확실히 벌어질 거라는 최악의 상상만 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보는 내내 무섭다기보다는 불편했다. 다른 공포 영화들은 어떻게든 유령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볼 수 있었는데, 이 작품은 그럴 것 같지 않다는 불안감만 줄 뿐이었다. 희망을 가질 수 없을 정도로 극의 분위기는 암울했고 우울했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는데, 아마 극을 이끌어가는 애니의 상태가 건강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녀 스스로도 자신을 믿지 못하고 흔들렸기에, 보는 이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다. 어쩐지 그녀가 하는 일이 다 잘못될 것 같다는 막연한 예감만 주었다.



  영화를 보면서 두 작가의 작품이 떠올랐다. ‘스티븐 킹’과 ‘아이라 레빈’의 소설인데, 제목을 말하면 스포일러 같아서 말하지 않겠다. 제목을 말 할 수 없는 두 소설의 설정을 적절히 잘 섞어서 나온 게 이 영화 같았다.



  그런데 문제는 영화가 전반적으로 너무 잔잔해서 자칫 잘못하다가는 중간에 숨어있는 힌트를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후반부에 왜 그렇게 되는 건지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감독이 결정적으로 중요한 것들은 얘기를 해줬지만, 자질구레한 힌트들은 그냥 보여주는 것으로 넘어가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 애인님과 얘기할거리가 꽤 많았다. 게다가 애인님이 다른 가설을 내세웠는데, 그러면 결말이 완전 달라질 수도 있었다. 아무래도 나중에 다시 한 번 찬찬히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원제 - Deadpool 2 , 2017

  감독 - 데이빗 레이치

  출연 - 라이언 레이놀즈, 조쉬 브롤린, 재지 비츠, 모레나 바카린







  연휴 때 애인님과 본 영화이다.



  청부업을 하던 ‘데드풀’은 뜻하지 않은 사고로 ‘바네사’를 잃게 된다. 죽기로 결심한 그였지만, 그의 능력 때문에 이루지 못한다. 그런 그에게 ‘콜로서스’가 찾아와 ‘엑스맨’ 팀으로 들어오라고 권유하고, 견습생으로 활동하게 된다. 하지만 한 고아원에서 ‘러셀’이라는 소년의 폭주를 막던 중, 데드풀은 그가 원장을 비롯한 여러 직원들에게서 지속적으로 학대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엑스맨 팀의 기준이 아닌, 자신만의 규칙으로 사건을 해결하려던 데드풀은 결국 러셀과 함께 감옥에 갇힌다. 그런데 미래에서 온 ‘케이블’이라는 존재가 러셀을 죽이려 하는데…….



  1편보다 시간도 좀 길어지고, 액션 장면과 CG는 더 화려해졌으며, 사람들은 더 잔혹하고 어이없게 죽어나갔고, 인용과 패러디는 더 많아졌으며, 데드풀의 외설 농담 수준은 더 높아졌다.



  그리고 이제는 두 사람의 사랑을 넘어서, 가족에 관한 얘기로 주제가 확장되었다. 1편이 두 사람의 러브 스토리였다면, 2편은 가족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다루고 있었다. 오직 바네사만 생각하던 데드풀이, 어린 러셀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고 자신과 뜻을 같이 하는 사람들을 가족으로 받아들이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다. 그러니 고아인 ‘애니’가 진정한 가족을 찾는 내용의 뮤지컬 ‘애니 Annie’의 주제가인 ‘Tomorrow’가 배경음악으로 흘러나오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 ‘애니’에서도 나쁜 악당은 고아원 원장이었다.



  다른 사람을 가족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은, 내 선 안으로 그 사람을 집어넣는다는 말이다. 그건 그 사람에게 관심과 신경을 더 기울이고, 배려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영화에서는 데드풀이 자신이 내뱉는 말의 무게에 대해 깨닫게 되었다는 뜻이기도 했다. 모든 것을 조롱하고 비아냥거리며 농담거리로 삼는 그였지만, 케이블의 곰 인형에 대해서는 미안함을 느꼈으니 말이다. 그러고 보니 러셀에게 마구 내뱉었던 말에도 나중에 미안해한다. 어떤 의미로는 성장했다고 볼 수 있다. 그건 러셀도 마찬가지였다. 양 손에 불타는 붉은 용을 갖고 있던 그는 자기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방법을 배웠다. 아무도 믿지 않고 분노를 주체할 수 없었던 러셀이었지만, 결국 자신을 진정으로 바라봐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제야 그는 자신의 붉은 용을 제어할 수 있었다.



  물론 1편과 마찬가지로, 그걸 깨닫기 전에 서로 오해하고 싸우고 화해하는 과정을 겪는다. 새는 세계라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말처럼, 이 영화에서도 가족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만나기 위해 많은 것들이 깨어졌다. 건물도 부서지고, 차도 뒤집히고, 기차고 탈선하고, 사람 머리도 깨지고…….



  영화는 거의 두 시간 동안, ‘이래도 지루해할 거야? 딴 짓 할 거야?’라고 묻는 듯이 쉴 틈 없이 몰아붙였다. 진행이 상당히 빨라서 대사 하나, 장면 하나라도 놓칠 수 없었다. 그래도 꽤나 유쾌하게 볼 수 있었던 영화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