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늘 미래를 꿈꾸며 기대한다.

척박한 현실의 고통을 끝낼 미래의 희망을 고대한다.

 

우주의 법칙은 너무나 냉정하다.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약을 쳐줘야 결실을 내어준다.

그나마 이것도 운이 좋을 때다

툭하면 바람과 비와 눈과 같은 자연의 힘으로

그동안의 결실을 한 방에 날려 버리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이런 냉정한 자연의 법칙은 인간의 생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노력한 자에게 대가를 주지만 그렇다고 꼭 노력에 비례하지는 않는다.

더 줄 때도 있고 덜 줄 때도 있고 아예 주지 않을 때도 있다.

자기 마음대로다. 그렇다고 따질 수도 없다.

 

우리는 그저 노력하고 처분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원인과 결과의 관계는 분명하지만 둘 간에 일관성은 없다.

그저 그럴 뿐이다. 그러니 운명은 내 소관이 아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오직 나의 물리적인 노력뿐이다.

 

우주의 법칙은 오직 물리의 법칙이다.

유령처럼 떠도는 머릿속의 생각은 물리가 아니다.

그저 행동과 실천의 단초가 될 뿐 물리의 법칙엔 전혀 힘을 쓰지 못한다.

실천이 따르지 못한 생각이란 그저 실체 없는 그림자일 뿐이다.

 

이러한 물리의 법칙을 알고 인과의 응보를 따르며

묵묵히 실천한 자의 미래는 당연하다.

 

현재의 나는 과거에 기대했던 나이기에

미래의 나 역시 현재의 내가 기대하는 나일 뿐이다.

현재의 내가 만족스럽지 않다면 

그건 과거의 내가 그 정도의 수준을 기대한 것이다.

 

미래를 예측하는 건 너무나 쉽다.

세계의 미래를 예측하고 싶다면 현재를 분석하면 된다.

미래를 위해 지금 하고 있는 것을 따져 보면 된다.

 

나의 미래를 예측하는 건 세계에 비하면 너무나 쉽고 단순하다.

현재의 내가 10가지를 열심히 하고 있다면

미래의 나는 10개 중 성공한 6개와 실패했지만 피드백을 얻은 4개의 결과가

단독으로 혹은 복잡한 상호작용으로 빚어낸 결과물로 변화된 나일 것이다.

 

그러니 미래의 나를 100% 정확히 알고 싶다면

그때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나이만 더 먹은 현재의 내 모습 그대로일 테니.

 

 

사는 게 참 어렵다.

노력하라 해서 열심히 했는데 원하는 결실을 얻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누구는 타고난 운으로 쉽게 성공하는데

누구는 죽어라 노력해도 성공과는 상관없다.

 

노력이 성공의 능력 중 하나임은 틀림없지만

노력한다고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니

 

노력하고도 성공하지 못한 사람은

분노와 슬픔을 잠재울

마음의 준비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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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란

신의 외피를 둘러쓴

무의식과의 대화

 

기도의 응답은

신의 응답을 가장한

스스로의 해답

 

그렇게

자신도 모르게

스스로 구하는

 

길고 어려운

자력구제의

다른 이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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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 세상에 이런 일이TV 프로그램에서

74살에 시작해 90이 다될 때까지 무려 14년간 영어 공부를 하고 있다는

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우연히 봤다.

 

그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문장을 외우기 위해

속기를 바탕으로 한 자기만의 방식으로 깜지를 쓰고 있었고

라디오 영어 회화를 시청하고 있었으며

근처 대학교에 가 그렇게 배운 회화를 써먹을 외국인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실제 할아버지의 실력을 테스트 한 원어민은 

그의 발음이 유창하지는 않지만 대화하는데 전혀 지장이 없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문득 여러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90이 다 되는 나이에 영어를 해서 뭐 하나 싶기도 하고

그 나이에도 뭔가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모습이 대단하기도 했다.

 

사실 그에게 있어 영어란 현실에서 효용가치는 없을 것이다.

그렇지만 하루를 버티고 살게 하는 긍정의 힘과 용기의 뿌리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특별히 부자도 아닌 혼자 사는 구순의 노인네가

날마다 할만한 일이 뭐가 있겠는가?

종일 TV 보든지 경로당에 가든지 어쩌다 찾아오는 자식을 기다리든지.

 

이런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었기에

자신의 삶을 마음껏 살고있는 그가 특별해 보인다.

쓸 기회가 없는 공부란 어떤 의미일까?

순전히 자기만족으로만 그렇듯 열심히 공부를 할 수 있을까?

그것도 치매 예방 수준을 넘어서 말이다.

 

하여튼 별 쓸모도 없을 것 같은 일을 나 홀로 열심히 하는

딱한 노인의 허무한 삶으로 보이기도 하고

내일 죽을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고 있는

특별한 인간으로 보이기도 한다.

 

사실 나도 이미 적지 않은 나이에 별 쓸모도 없는 영어 공부를

자기만족을 위해 열심히 하고 있으니 남들이 보면

그 할아버지와 다를 바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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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같은 집이라도

아침과 낮과 저녁 등 시간에 따라 다르고

, 여름, 가을, 겨울 등 계절에 따라 다르고

그리는 사람의 눈과 손과 마음의 상태에 따라 다르다.

 

집 주변의 날씨, 시간, 밝기 등 배경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집은 그대로인데 주변이 변하는 것이고

그리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집은 그대로인데 주관이 변하는 것이다.

 

시간에 다르고 계절에 다르고

그리는 이에 다를 뿐

 

늘 집은 그 자리에 그대로인데

어찌 집이 다르다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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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직장과 사회생활에서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내겐 딱히 멘토라 할만한 사람이 없었다.

고민을 토로한 친구나 동료들은 고만고만한 충고를 할 뿐이고

내용은 그저 넋두리나 한탄, 잘해야 공감이었다.

 

그들 역시 나와 전혀 다를 바 없는

때로는 오히려 내가 위로하고 토닥여줘야 하는

나와 똑같은 고민을 하고 힘들어하는 평범한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래서 내가 의지할 유일한 멘토는 책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책은 불친절한 멘토였다.

내 고민을 듣고 맞춤형으로 답을 주진 않았다.

 

그저 비슷하게 두리뭉실하게 답을 하곤 했다.

답을 찾으며 한 권 한 권 읽을 수밖에 없었고

운이 좋을 땐 비슷한 답을 찾았지만

대부분은 의문점을 안고 기나긴 시간을 헤맬 수밖에 없었다.

 

인생에 어찌 맞춤형 답이 있겠는가?

우주를 덮는 장자의 오지랖을 내게 맞추는 건 불가능한 일이었고

니체의 영원회귀는 피부에 와 닿았지만 돌아서면 그만이고

부처님의 고귀한 진리는 공염불이 되기 일쑤였다.

 

내가 몸으로 체득하지 못한 지혜란 허약했다.

어설픈 답은 늘 치열한 현실에서 박살이 났다.

돌아서면 제자리. 늘 같은 자리를 맴돌 뿐

묘수는 없었다. 있다 한들 찾을 도리가 없었다.

 

책은 그저 죽어라 하소연하는

중생을 말없이 바라보는 부처님의 인자한 미소였다.

그렇다고 책을 버릴 수는 없었으니

그래도 내 고민을 들어주는 건 말 없이 책장에 꽂혀 있는 그들 뿐이었다.

 

그렇지만 책은 당장에 답을 주지는 못하지만

스스로 답을 찾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도록

나를 밀어주고 지탱해주는 친구였다.

 

진정한 친구란 그런 존재가 아니던가?

망했다고 급전을 만들어 주지는 못하지만

재기할 수 있도록 옆에서 말없이 용기를 북돋아 주는

책은 내게 그런 존재였다.

 

시간이 흘러 젊은 날의 치열한 고민이

이젠 그저 그런 지난날의 흔적으로 퇴색되었고

전쟁 후 훈장처럼 내 가슴에 남아있지만

 

책은 아직도 남아 있는 몇 개의 숙제를

여전히 같이 해결해야 할 소중한 친구이자 인생의 동반자로서

묵묵히 나와 함께 걸어가고 있는 멘토임은 변함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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