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주의의 철학적 핵심은 개인주의다.

개인주의는 개인이 모든 것을 짊어지는 것이다.

개인은 다른 개인과 구별되고 자연과도 분리된다.

 

개인은 다른 누군가나 무엇에도 의지하지 않고 오직 자신의 경험과 양심에 따라 선악을 구별해야 한다. 개인은 자신의 자유로운 선택, 즉 자유의지로 가치판단을 해야 한다.

자유주의에서 개인은 기본적으로 사회를 구성하는 집합의 일원이며 기계의 부속품이다. 개인은 사회나 정부라는 전체의 목적에 부응하지만 언제라도 분리될 수 있는 원자와 같은 것이다.

 

자유주의의 반대는 전제주의고

민주주의의 반대는 권위주의다.

고로 민주주의도 전제주의가 될 수 있다.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는 피가 섞이지 않은 형제간이나 다름없다.

 

오늘날 민주주의의 핵심은 인민의 주권이다.

극단적인 인민의 주권은 전제주의로 흐를 위험성이 있다.

어리석은 인민이 자신들의 주권을 독재자에게 자유롭게 위임한다면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전제주의가 될 수 있다.

그러한 예는 지난 시절 목격한 바 있다.

 

자유주의는 완벽한 이성으로 무장한 개인의 완전한 독립을 전제로 하지만

이는 이상일 뿐 완전한 개인이란 애초에 존재할 수 없다.

인간의 이성이란 이론적으로만 그럴듯할 뿐

현실에서는 수많은 변수에 갈대처럼 휘어지며 이리저리 흩날리곤 한다.

 

자유주의는 천부인권이니 평등이니 하는 그럴듯한 껍데기를 벗기고 나면 결국 부르주아계급의 사유재산보호를 가장 근본적인 목적으로 생각하며 그 목적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그런데 우리는 자유주의와 민주주의를 하나처럼 생각한다.

사실 둘은 서로의 목적이 일치할 때만 같이 가는 동반자적 관계다.

민주주의는 자유주의를 내세우려 하지만 자유주의는 민주주의를 도구로 이용하려 한다.

 

자유주의는 현실적으로 세상을 운영하기 위해 필요한 민주주의라는 배다른 형제를 인정했지만 언제라도 전제주의라는 나쁜 길로 빠질 가능성이 농후한 동생을 불안한 눈빛으로 바라보곤 한다.

 

자유주의가 원하는 것은 민주주의 자체가 목적이 되는 것이 아니고

민주주의가 자유를 보전해주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는 것이다.

 

현대정치의 위기는 민주주의의 약점을 이용하는 정치가 아니라

그걸 모른 채 무관심하거나 알고 있으면서도 방관하고 있는

자유주의자들이 아닐까?

 

그러더라도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가 되어야 한다.

단순히 민주주의라 하면 안된다.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한 민주주의여야 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호시우행 2023-12-19 2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하네요. 고맙게 읽었어요.

책을베고자는남자 2023-12-20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별말씀을....미진한 글을 읽어주신것만 해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