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를 열심히 그려 본다.

모르시는 분들이 보기에는 조잡하고 어설프게 보이겠지만

이 정도 그리는 것도 만만치 않다. 무려 2시간 동안 심혈을 기울인 결과다.

 

눈으로 보는 것과 손으로 그리는 것은 하늘과 땅만큼의 차이다.

눈으로야 고흐 같은 거장의 그림도 감상하고 비평까지 할 수 있겠지만

직접 그려 보라고 하면 불가능하지 않은가?

 

칸트나 헤겔같이 지독히 어려운 철학도 읽고 뭐라 할 수는 있겠지만

막상 내가 쓰려면 개똥철학도 쉽지 않다.

남이 하면 쉬워 보이지만 내가 하면 어렵다는 건 진리다.

 

그래서 난 늘 어려운 길로 간다. 내가 직접 하는 걸 즐겨한다.

난 수많은 구경꾼 중 한 사람보다 누구 하나 본 사람이 없어도 주인공이 

좋다내가 배우고 내가 관객을 하면 되는 것이다.

 

그래서 유명한 가수의 노래를 감상하는 것도 좋지만

직접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른다. 손도 안 따라주고 목도 제멋대로여서

스스로 만족하지 못하고 실망하지만 직접 하는 것에 의미를 둔다.

 

그림 또한 마찬가지다. 나는 램브란트의 그림엔 관심이 없다.

조잡하더라도 내가 직접 그린 그림에 포만감을 느낀다.

 

아마도 인생에서 원한 만큼 성취하지 못한

자아의 열등감 표출일 수도 있겠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끊임없이 뭔가에 도전할 수 있고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감히 시늉도 할 수 없는 건 아예 관심을 꺼버리는 부작용도 있다.

 

주제도 모르고 모든 것에 질투심을 갖고 다 잘하고 싶은 게

어리석은 마음의 소치일지라도 그게 나라면 어찌하겠는가?

그렇게 사는 수밖에.





댓글(1)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소소시민 2024-05-22 1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도 재미있으신데 그림도잘그리시니 블로그 ? 볼맛이 나는군요 저는 허지웅작가의 글을 좋아하는편인데 좀 닮으신거 같기도 하루에 다보지않고 틈틈이 아껴서 보고싶네요
그림보는것도 좋아하고 잔잔한 글을 읽는것도 좋아하는데 좋은 아지트입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