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멋대로 뛰는 심장에게」
오늘도 너는
나보다 먼저 놀라고,
나보다 먼저 두려워하고,
나보다 먼저 지치는구나.
그렇지만
괜찮단다.
네가 그렇게 힘들게 뛰지 않아도 된단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
이제 그만 숨을 돌리려무나.”
나는 몽상을 꿈꾸는 현실주의자
그녀는 성실한 지구인
나는 우주를 말하고
그녀는 저녁 반찬을 걱정했다
난 그걸 외면했고
그녀는 내가 외면한 줄도 몰랐다
탓할 수 없었지만
함께할 수 없었고
같은 방에서
나는 혼자
그녀 역시 혼자
아내의
단순한 마음 하나
그 작은 굴곡을
나는 끝내 읽지 못했다
그러고도
우주를 꿰뚫는다며
진리를 말했고
삶을 논했다
무에 그리 대수일까
그 모든 깨달음이
단 한 사람의 마음 하나
이겨내지 못하는데
별을 따려 말고
낙엽을 주우리
올려다 보느니
내려다 보고
그러다 문득
별이 그리워지고
손에 쥔 낙엽이
처량하다면
땅에 떨어진
별을 찾아봐야지
늘 제자리에 서있다고
서운해 말라
당신은 지금 초속 29.8km로 공전하는
지구 위에 서 있는 것이니
지금 나아가지 못한다고
괴로워도 말라
당신은 지금도 초속 309,000km로 팽창하는
우주와 같이 나아가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