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고흐 아저씨를 만났어요
닐 윌드만 지음, 김이경 옮김 / 파란자전거 / 2004년 5월
평점 :
절판


이 책을 쓰고 그린 '닐 윌드만'은 아주 어렸을 때, 고흐의 그림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 바로 고흐의 그림에 넘쳐 흐르는 기쁨을 발견한 것이다. 그런 추억을 갖고 있던 작가는 고통받는 고흐를 뉴욕으로 데려와 도시 곳곳을 구경시키고 싶다는 상상으로 이 작품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소년 버나드는 뉴욕에 온 고흐를 만나, 곳곳을 다니며 그림 그리는 고흐와 이야기 한다. 함께 다니며 북쪽의 할렘가와 남쪽의 자유의 여신상, 동쪽의 브루클린 다리까지, 그리니치 빌리지, 차이나타운, 타임스 광장과 5번가 거리...... 이 책의 장점은 뉴욕의 아름다움을 바로 고흐 스타일로 그려낸 그림이 많이 담겨 있다는 것. 또한 표지 그림으로 겹쳐진 고흐와 별이 빛나는 밤도 들어 있고, 책이 커서 삽입된 그림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 고흐의 특징을 살려 낸 또 다른 화가의 고흐를 만나는 기쁨도 있다. 



고흐와 같이 미술관에 간 소년 버나드는 '별이 빛나는 밤' 그림을 보며 숨이 막히고 온몸이 부르르 떨리는 듯했다. "이 그림은 바로 고흐 아저씨의 그림이죠?"  소년 버나드는 소리쳤지만 고흐는 대답이 없다. 버나드는 슬픔에 잠겨 미술관의 고흐 그림 앞으로 돌아온다. 스케치북과 색연필을 꺼내 고흐의 그림 앞에서 그림을 그린다. 바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을...... 책의 속지에 실제 어린이들이 따라 그린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 여러작품 들어 있다.

한 소년이 고흐의 작품에서 받은 강한 충격으로, 먼 훗날 그의 화풍으로 그리는 화가가 되었으니, 고흐의 작품이 소년에게 끼친 영향을 느낄 수 있다. 또 이 책의 영향을 받은 독자는 어떤 모습으로 태어날지 기대되는 책이다. '모방이 곧 창조'라는 말이 실감나고, 요즘 요구되는 '창의성'을 멋지게 보여주는 좋은 그림책이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뽀송이 2007-11-14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관심이 가는 책인 걸요.^^
'별이 빛나는 밤' 그림 좋군요.
그림과 더불어 함께 하는 이야기도 궁금합니다.^^

순오기 2007-11-14 09:26   좋아요 0 | URL
그림에 관심있는 아이들에게 정말 좋은 책이죠.
아래에 있는 '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도 정말 멋진데... ^^

개구리 2007-11-14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정말 독특한 설정이네요. 읽고 싶어집니다.
고흐, 좋아해요 ^^
좋은 책 알아갑니다~ 댕큐!

bookJourney 2007-11-14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아이에게 보여주기 전에 제가 먼저 보고 싶네요. (한 때 고흐에 열광했던지라 ^^)
아래에 있는 '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도 멋질 것 같고요.

비로그인 2007-11-14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가 익숙하게 알고 지냈던 사람에게 색다른 방법으로 접근하기에 더욱 궁금해집니다.
한번 찾아봐야겠어요.

순오기 2007-11-15 0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구리님, 고흐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꽤 많지요? 저도 역시...
용이랑슬이랑님, 한때 고흐에 열광했군요. 지금은?
민서님, 익숙함에 새로움이 추가된다면 싫증나지 않겠죠?
 
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5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5
니나 레이든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내가 지른 탄성은 "와~~ 이런게 창의성이구나!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이런 그림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거지?" 감탄이 절로 나온 책이었다. 초등 저학년이나 고학년 아이들과 수업을 해도 각자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한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었다. 오히려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를 아는 고학년들이 더 열광했다면 과장이 심한건가? 하여간에 아이들의 호응이 대단했던 책이다.

노란바탕의 표지에 그려진 돼지와 황소 캐릭터부터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속지와 본문에 펼쳐지는 그림은 이야기를 읽기도 전에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먼저 그림만 주루룩 넘겨보는 것도 재밌다. 좌우 페이지가 다르게 펼쳐지는 그림 스타일과 색채의 화려함에 현혹된다. 왼쪽은 모두 돼지가 주인공인 돼지그림, 오른쪽은 황소가 주인공인 황소그림의 절묘한 대비가 표현법과 색감으로 확실하게 구별된다. 오호~~ 피카소와 마티스 그림의 특징을 절묘하게 잡아낸 '니나 레이든'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하여간 참신함이 돋보이면서 다름을 이해하는 책으로, 님도 책을 보시면 나의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고 공감하실 것이다.

자~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피가소라는 돼지는 남들은 진흙에서 뒹굴며 노는데 아주 이상한 그림만 그렸고, 무티스라는 황소도 씨름을 하지 않고 매일 그림만 그렸다. 크고 화려하고 대담하게! 둘은 곧 유명해졌고 모두들 피가소와 무티스를 만나고 싶어 시장통처럼 시끄러운 돼지마을과, 법석대는 황소마을이 되어 둘은 조용한 곳을 찾아 떠났다. 공교롭게도 둘은 조용한 마을의 이웃이 되었고, 사이좋은 친구로 지내던 이들은 서로의 그림을 흉보기 시작했다.

무티스는 피가소 그림이 ‘엉뚱한 돼지, 두 살짜리 그림, 진흙색’이라고 비꼬았고,
피가소는 무티스 그림이 ‘날뛰는 황소, 야수 같은 그림, 물 장난감’ 같다고 소리쳤다.

마침내 둘은 엉망이 되도록 싸웠고, 서로 뿌려댄 물감은 마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정말 이 부분이 압권이다. ㅎㅎㅎ~아이들은 자기들도 이렇게 맘껏 물감을 뿌리며 놀고 싶어 했다.

 

둘은 그림으로 소리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둘은 자기 집에 어마어마한 그림을 그렸고, 서로 다른 그림이 보고 싶지 않은 돼지와 황소는 커튼을 닫아 버렸다. 서로의 그림이 보기 싫어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둘은 사이에 큰 담장을 만들었고 비로소 평화롭게 자기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서로가 보고 싶어졌고, 상대편의 그림이 나쁘지 않다며 인정하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화해의 방법으로 자기의 담장에 그림을 그렸다...... 서로의 그림이 궁금해 달려간 그들은 서로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고 또 웃었다. 왜 웃었냐고요? ㅎㅎㅎ 그림을 보시라! 짠~~~~



             둘은 '피가소가 무티스를 만났을 때', '무티스가 피가소를 만났을 때'라고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모두들 그 작품을 '영원한 걸작'이라고 불렀다!

서로 다름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그림과, 굵은 글씨로 강조하는 글은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준다. 책의 끝에 '피카소와 마티스의 진짜 이야기는 이래요'라는 페이지에선 20세기 가장 뛰어난 입체파 피카소와 야수파 마티스의 생애와 우정을 알려주며 마무리한다. 내겐 창의성이 무엇인지 무릎을 치게 했고, 미래의 꿈나무들이 기발한 착상을 한 수 배울 수 있는 그림책으로 별 다섯을 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책이다. 


댓글(3) 먼댓글(1)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순오기 2007-11-1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난, 이 책이 더 좋아서 리뷰를 먼저 올렸는데 고흐한테 밀립니다요 ^^

bookJourney 2007-11-14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초등 3학년인 아이가 보기에도 괜찮아 보이는데... 알라딘 분류는 4-6세네요 ^^;

순오기 2007-11-15 08:04   좋아요 0 | URL
유아기나 유치원 또래가 읽으면, 서로 잘난체 해서 싸우면 안된다는 얘기로 알지 않을까요? ㅎㅎ 피카소나 마티스를 알아야 역시 제맛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한때 "시를 써 볼까~' 사회교육원 시창작반을 기웃거렸던 적이 있다. 그때 같은 뜻을 가진 사람중에 시조 시인으로 등단한 언니가 있다. 2003년 중앙일보 신인문학상 시조부분 수상자가 되었을 땐, 서울 시상식까지 갔었다. 물론 시상식 끝나고 친정가려는 속셈이 있었지만... ㅎㅎ

그 언니가 이번에는 2007년 광주문화예술진흥지원금을 받아 처녀시집을 내게 되었다. 시집에 담을 100여편의 시를 잉태하여 낳느라 얼마나 수고했을까 생각하니 대단하단 말이 절로 나온다. 아끼는 지인들이 조촐하게 마련한 출판기념회랑 우리 딸 수시 면접날이 겹쳐 참석하지 못했는데, 이웃 언니편에 시집을 보내왔다.

표제는 중앙신인상 수상작이었던 '앵남리 삽화'인데 주욱 읽어나가다 딱 마주친 내 얘기 같은 시, 바로 '어느 날 독백'이었다. 딸 키우는 엄마들은 사춘기를 접어들면서 딸과 꽝~~부딪혔던 경험이 다들 있을 것이다.

그때 '너 같은 딸 낳아 키워봐라. 그때 에미속 알겄지...' 하셨던 우리 엄니 말씀이 귓전을 앵앵거렸는데, 시인 언니는 요렇게 한 편의 멋진 시를 낳았다. 역시 시인은 시인이다!

어느 날 독백      -정혜숙-

아귀가 맞지 않아 딸아이와 엇나간 날
실파를 다듬다가 매운 눈물 쏟는다
파, 고게 매워서인지
마음이 아픈 건지

남루한 인격의 나, 어린 널 이기지 못해
부르릉 시동이 걸려, 이단 삼단 가속이 붙어
아뿔사!
터지고 말았다
사방으로 튀는 파편

머-언 길 에돌아서야 비로소 깨우친다
내 어머니 가슴을 까맣게 태워버린......
얼룩진 낡은 일기를
아무도 몰래 꺼내본다

마침 이 시집을 받아 보던날, 기숙사에서 딸이 나와 있었다. "민주야, 이 시 한번 들어볼래" 하면서 읽어주었더니, 저도 속이 있는지라 실실 웃었다. 우리 딸과 한번 꽝~~부딪히면, 나는 꽤씸한 마음에 말도 걸지 않고 눈길도 주지 않던 매몰찬 엄마였다. 형제들보다 더 치열한 사춘기를 보냈던 나는, 내 속에서 나온 딸이니 나를 닮았을텐데도 마음으로 용서되지 않던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엄마 말씀 떠올려 맺힌 맘을 스르르 풀곤 했지만, 이 시를 읽으니 배시시 미소를 흘리게 된다.

이 시의 주인공인 시인의 딸은 지금 광주 00문고에 근무하는데, 엄마의 시집을 직원들에게 선물했더니, 바로 요 시를 본 직원들이 그후부터는 '아귀가 맞지 않아~!'라고 부른단다 ^^

지금 나를 닮은 따님과 꽝~~했거나 꽤씸해서 씩씩댄다면 위 시를 읽으며 위로를 받으시라!


댓글(14)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나비 2007-11-12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ㅎㅎㅎ 아귀가 맞지 않아라니!!ㅎㅎ
저도 매몰찬 엄마에욥!!ㅜ
제 딸은 절 넘 안닮아서 그런데,,,ㅎㅎ
순오기님 시 쓰셔서 카테고리 하나 만들어 올려주세요~~~.^^

순오기 2007-11-12 17:09   좋아요 0 | URL
제가 시를 써서 올리는 건 장담할 수 없고요~ㅎㅎ
시 카테고리는 하나 만들까 생각하고 있어요 ^^
매몰찬 엄마를 안 닮았다니 다행이라 해야할까? ㅎㅎㅎ

홍수맘 2007-11-12 1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상하게 애들하고 "아귀가 맞이 않으면" 먼저 눈물을 보이는 편이랍니다. ^^;;;
여섯살 수가 벌써부터 버거운데 사춘기가 되면 어찌 살려나....

순오기 2007-11-12 17:10   좋아요 0 | URL
오잉, 엄마가 먼저 눈물을 보이신다니 맘이 약하신가요?ㅎㅎ
애들이 커나가면서 엄마도 강해진답니다!

아영엄마 2007-11-12 1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아이들과 종종 아귀가 맞지 않아 삐걱거리곤 해요. -.- (와~ 식객을 다 사셨군요! 저도 살려고 벼르고는 있는데 어느 세월에... ㅠㅠ)

순오기 2007-11-13 04:33   좋아요 0 | URL
다들 아귀가 맞지 않는 겨우가 종종 있지요~ㅎㅎ
식객은 우선 10권까지 구입했어요. 11권부터는 2차로 구입해야죠 ^^

프레이야 2007-11-12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에게도 필요한 시에요.^^

순오기 2007-11-13 04:35   좋아요 0 | URL
혜경님은 따님이 둘? 다 큰거 같던데...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는 모녀간이 부럽던데요!

세실 2007-11-12 2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딸내미가 아닌 아들내미와 아귀가 맞지 않아 삐그덕 거립니다. 어쩜 저랑 그리 똑같은지...ㅎㅎ
마음으로 와닿는 시입니다.

순오기 2007-11-13 04:36   좋아요 0 | URL
아들내미... 전 아들에겐 마음을 많이 비웠어요. ^^
엄마들이 공감하는 시라는 건 우리들 얘기라는 거겠죠 ^^

뽀송이 2007-11-13 09: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귀가 맞지 않아~!'
인상적인 말입니다.^^
우리도 그러했듯이 아이들도 세월이 흐른 다음에야 조금씩 알아가겠지요.^^;;
부보와 자식의 풀리지 않는 엇갈림!! 헤헤^^;;
근데... 순오기님 이렇게 일찍 일어나신 거예요??

순오기 2007-11-14 00:40   좋아요 0 | URL
예, 뽀송이님, 요즘 커피금단현상인지 머리가 아파서 일찍 잤더니, 신새벽에 일어나 알라딘 들어왔지요~ㅎㅎ 또 다른 중독현상이겠죠?
ㅋㅋ~ 아들만 키우는 뽀송이님은 요런 감정 절대 모를꺼야요~~~
하지만, '아귀가 맞지 않아'는 부모와 자식의 영원한 엇갈림! ^^

bookJourney 2007-11-13 17: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나 공감이 가는 시입니다. ^^

순오기 2007-11-14 00:39   좋아요 0 | URL
그렇죠? 딸 키우는 엄마들은 다 공감한다는...
아들만 키우는 엄마는 이런 감정 절대로 모를꺼야욧! ^^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 태종실록 박시백의 조선왕조실록 3
박시백 지음 / 휴머니스트 / 200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6학년 민경이가 써 놓은 독서록... 권력에 대한 인간의 속성, 충성과 배신이 공존하는 정치사를 다 이해하기엔 아직 어린 나이지만 나름대로 새로움과 놀라움의 독서였나 보다.

*조선왕조실록을 읽으면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정리가 필요한 나라 초기에 똑똑하고 용맹한 사람들이 줄을 잇는 것일까 하고 말이다. 새 나라를 세운 태조와 왕권을 강화시킨 태종, 그리고 문화 발전을 이룩한 세종대왕. 이런 저런 난리 때도 필요한 사람들이 어느새 나타나 사건을 진정시켰다. 정말 신기하다고밖에 할 수 없다.

태종은 여러 가지 면에서 결단력과 카리스마가 돋보였고, 현실적인 면을 보여주었다. 형제들을 몰아내고 등극하여 절대권력으로 나라를 다스렸지만, 아버지 태상왕의 마음을 돌리려고 노력한 아들이기도 하다. 태상왕의 유언대로 함흥에 무덤을 만들지는 않고, 함흥의 흙을 덮어 억새가 무성한 왕릉이 되었다는 사실도 알았다.

 

자신의 왕권강화를 위해 부인을 멀리하고 처가집을 제거하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 이렇게 잔인하고 냉혹하면서도 세자인 양녕대군의 탈선에 웬만큼 봐주는 모습은 태종답지 않았다. 두 얼굴의 왕이라고 생각되지만 권력을 잡으면 다 그렇게 되는거라 생각되었다. 자기 형제들을 몰아내고 등극한 태종이지만 자기 자식한테는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인가보다. 양녕대군을 세자에서 폐하고 충녕대군을 세지로 삼은 것은 태종이 잘 했고, 우리나라 최고의 왕 세종대왕을 만난 조선의 복이었다고 생각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의 의자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82
베라 윌리엄스 지음, 최순희 옮김 / 시공주니어 / 1999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집 거실엔 뉘집이나 있을법한 소파가 없다. 거실 중앙에 커다란 책상이 있고 아랫목엔 요를 깔아놓았다. 물론 식구들끼리 한 이불에 발을 넣고 TV를 보거나 책을 읽는다. 이름하여 흥부네 컨셉이다! ^^ 아이들 어릴땐 둥그런 개인용 소파를 놓거나 기역자형 소파를 놓기도 했다. 그러나 아이들이 커나갈수록 책이 늘어나서 거실을 서재로 만들다보니 소파를 놓을 수가 없었다. 있던 소파도 옥상방으로 올려보내고 기역자로 책장을 놓았지만 여전히 넘쳐나는 책은 거실 책상에 쌓여 있다. 훗날 우리 아이들은 한이불 속에 발을 몰아넣고 지냈던 시절을 추억할 것이다.

'엄마의 의자'를 보면 추억이 담긴 물건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누군가에겐 하찮은 것일지라도 자기만의 소중한 추억이 있다면 귀중한 보물이 될 수 있다. 작가 베라 윌리엄스는 이 책을 돌아가신 어머니에게 바친다고 했으니, 바로 작가의 추억을 바탕으로 했구나 싶다. 작가는 돈이나 물질적인 가치보다는 가족이나 이웃, 친구들의 이야기로 여럿이 함께 사는 즐거움이나 사람들간의 따스한 정을 풀어나간다.

블루타일 식당에서 힘들게 일하는 엄마를 도와 어린 나는 양파 껍질도 벗기고 잔심부름도 한다. 주인 아주머니가 주신 돈은 커다란 유리병에 모은다. 엄마도 팁으로 받은 잔돈을 유리병에 넣는다. 외할머니도 채소나 과일을 싸게 사고 남은 돈을 유리병에 넣으신다. 바로 식구들이 함께 할 의자를 사기 위해서......

일년 전 집에 불이 나서 살림이 타버리고, 이웃들의 도움으로 부족한 것을 채워가며 살고 있다. 하지만 아직 소파도 커다란 의자도 마련하지 못했다. 엄마가 일하고 돌아와 무거운 발을 올려 놓을 것도 없고, 할머니가 콧노래를 부르며 감자를 깎을 편안한 의자도 없다. 그래서 식구들은 유리병에 동전을 모으기 시작했다. 바로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나 어릴 때 우리 엄마가 하셨던 절미운동(쌀 씻기 전에 한 옹큼 따로 모은다)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드디어 유리병이 들 수도 없을만큼 가득 차서 은행에서 지폐로 바꾸고 의자를 사러 간 가족의 즐거움이 눈앞에 펼쳐진다. 큰의자 작은 의자, 높은 의자 낮은 의자, 푹신한 의자 딱딱한 의자 등 온갖 의자에 다 앉아보고, 마침내 가족 모두가 꿈꾸어 온 의자를 발견했다. 빨간 장미가 그려진 폭신한 의자를......

배달해 줄 때까지 기다릴 수 없어 달려온 이모부가 실어 온 장미꽃 의자... 하얀 바탕에 빨간 무늬가 있는 커든이 드리워진 창가에 놓고 사진도 찍었다. 이제 낮에는 할머니가 이 의자에 앉아 지나가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저녁에는 엄마가 식당 일을 마치고 돌아와 여기 앉아서 텔레비전도 볼 수 있다. 저녁을 먹은 다음엔 엄마의 무릎에 안겨 잠든 나를 안은 채 팔을 뻗어 전등불도 끌 수 있는 행복한 의자다.

식구들의 정성으로 마련한 폭신한 의자에 가족의 애환이 담겨, 먼 훗날 추억이 묻어나는 장미꽃 의자가 눈앞에 아른거린다. 아이들보다는 추억을 되새김할 엄마들이 뭉클할 이야기, 눈시울이 젖어올 추억 하나쯤 간직한 독자에게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는 따뜻한 이야기다. 마치 'TV 동화 행복한 세상'에 나올 듯한 가슴 울리는 이야기를 주인공 아이가 그린 듯한 그림으로 잘 보여준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마노아 2007-11-12 07: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뭉클해요. 이 책도 보관함으로^^;;;

순오기 2007-11-12 13:00   좋아요 0 | URL
어버이 날 쯤에 보면 더욱 가슴이 뭉클해지더군요!
오늘도 '사랑은 추억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