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가소와 무티스가 만났을 때 -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5 마루벌의 좋은 그림책 35
니나 레이든 글 그림, 이명희 옮김 / 마루벌 / 2002년 11월
평점 :
절판


몇년 전, 이 책을 발견했을 때 내가 지른 탄성은 "와~~ 이런게 창의성이구나! 어쩌면 이런 이야기를~ 이런 그림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거지?" 감탄이 절로 나온 책이었다. 초등 저학년이나 고학년 아이들과 수업을 해도 각자의 눈높이에 맞게 이해한다는 게 최고의 장점이었다. 오히려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를 아는 고학년들이 더 열광했다면 과장이 심한건가? 하여간에 아이들의 호응이 대단했던 책이다.

노란바탕의 표지에 그려진 돼지와 황소 캐릭터부터 아이들을 사로잡는다. 속지와 본문에 펼쳐지는 그림은 이야기를 읽기도 전에 끌어당기는 흡인력이 대단하다. 먼저 그림만 주루룩 넘겨보는 것도 재밌다. 좌우 페이지가 다르게 펼쳐지는 그림 스타일과 색채의 화려함에 현혹된다. 왼쪽은 모두 돼지가 주인공인 돼지그림, 오른쪽은 황소가 주인공인 황소그림의 절묘한 대비가 표현법과 색감으로 확실하게 구별된다. 오호~~ 피카소와 마티스 그림의 특징을 절묘하게 잡아낸 '니나 레이든'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하여간 참신함이 돋보이면서 다름을 이해하는 책으로, 님도 책을 보시면 나의 표현이 전혀 과장이 아니라고 공감하실 것이다.

자~ 이야기로 들어가보자. 피가소라는 돼지는 남들은 진흙에서 뒹굴며 노는데 아주 이상한 그림만 그렸고, 무티스라는 황소도 씨름을 하지 않고 매일 그림만 그렸다. 크고 화려하고 대담하게! 둘은 곧 유명해졌고 모두들 피가소와 무티스를 만나고 싶어 시장통처럼 시끄러운 돼지마을과, 법석대는 황소마을이 되어 둘은 조용한 곳을 찾아 떠났다. 공교롭게도 둘은 조용한 마을의 이웃이 되었고, 사이좋은 친구로 지내던 이들은 서로의 그림을 흉보기 시작했다.

무티스는 피가소 그림이 ‘엉뚱한 돼지, 두 살짜리 그림, 진흙색’이라고 비꼬았고,
피가소는 무티스 그림이 ‘날뛰는 황소, 야수 같은 그림, 물 장난감’ 같다고 소리쳤다.

마침내 둘은 엉망이 되도록 싸웠고, 서로 뿌려댄 물감은 마치 현대미술 작품을 보는 것 같다. 정말 이 부분이 압권이다. ㅎㅎㅎ~아이들은 자기들도 이렇게 맘껏 물감을 뿌리며 놀고 싶어 했다.

 

둘은 그림으로 소리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둘은 자기 집에 어마어마한 그림을 그렸고, 서로 다른 그림이 보고 싶지 않은 돼지와 황소는 커튼을 닫아 버렸다. 서로의 그림이 보기 싫어 집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그래서 둘은 사이에 큰 담장을 만들었고 비로소 평화롭게 자기의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

하지만, 곧 서로가 보고 싶어졌고, 상대편의 그림이 나쁘지 않다며 인정하고 이해하기 시작했다. 화해의 방법으로 자기의 담장에 그림을 그렸다...... 서로의 그림이 궁금해 달려간 그들은 서로 배꼽을 잡고 데굴데굴 구르며 웃고 또 웃었다. 왜 웃었냐고요? ㅎㅎㅎ 그림을 보시라! 짠~~~~



             둘은 '피가소가 무티스를 만났을 때', '무티스가 피가소를 만났을 때'라고 제목을 붙였다.



                               하지만 모두들 그 작품을 '영원한 걸작'이라고 불렀다!

서로 다름을 절묘하게 보여주는 그림과, 굵은 글씨로 강조하는 글은 화가 피카소와 마티스의 특징을 제대로 보여준다. 책의 끝에 '피카소와 마티스의 진짜 이야기는 이래요'라는 페이지에선 20세기 가장 뛰어난 입체파 피카소와 야수파 마티스의 생애와 우정을 알려주며 마무리한다. 내겐 창의성이 무엇인지 무릎을 치게 했고, 미래의 꿈나무들이 기발한 착상을 한 수 배울 수 있는 그림책으로 별 다섯을 주어도 부족하지 않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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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초등 1학년에게 추천하는 책
    from 파피루스 2008-01-30 01:21 
    처음으로 자녀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부모들은 설레임과 더불어 걱정이 많을 것이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자칫 기쁨을 누를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나친 걱정이나 근심을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아이들은 씩씩하고 활기차게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할 테니까, 아이가 심리적인 불안을 갖지 않도록 한 발자국 떨어져서 조용히 지며보면 되지 않을까 싶다. 옆에서 자칭 선배 엄마들이 이런 저런 말로 부추켜도, 삼임선생님에 대한 엄마의 믿
 
 
순오기 2007-11-14 1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난, 이 책이 더 좋아서 리뷰를 먼저 올렸는데 고흐한테 밀립니다요 ^^

bookJourney 2007-11-14 1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초등 3학년인 아이가 보기에도 괜찮아 보이는데... 알라딘 분류는 4-6세네요 ^^;

순오기 2007-11-15 08:04   좋아요 0 | URL
유아기나 유치원 또래가 읽으면, 서로 잘난체 해서 싸우면 안된다는 얘기로 알지 않을까요? ㅎㅎ 피카소나 마티스를 알아야 역시 제맛을 느낄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