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 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벌써 3주차~ 시간은 정말 빨리 흐른다.
5월 31일 밤 9시 2분,
"귀하의 아들이 공군에 최종합격하여 0대대 0중대 0소대에 편입되었습니다.
담당 소대장 상사 ***입니다. 항상 사랑으로 교육하여, 멋진 공군인으로 만들겠습니다."
라는 문자가 왔고,
6월 5일엔 신병 대대장이 부모님께 드리는 안내문과 아들의 '자기 사명서'와 엄마에게 쓴 편지가 왔다.
공군군사기본훈련단 홈페이지에는 훈련병 사진이 올라와서 빡빡민 아들 모습도 보았다.^^
인터넷은 참 좋은 세상이다~ @@
훈련 3주차 화요일부터 인터넷 편지가 전달된대서 아들에게 첫 연애편지를 썼다.
한글 900자만 쓸 수 있어 처음 쓴 편지에서 한 문단을 삭제하고 글자수를 딱 맞췄다.
하루에 한통만 전달되는데 부모님 편지를 우선하기 때문에 다른 가족이 쓰려면 엄마가 안 써야 한다.
사랑하는 아들, 00에게~
너를 군대에 맡기고 돌아오는 길에 훌쩍훌쩍 우는 엄마도 많았지만, 엄마는 마지막 순간에 너를 찾을 수 없어 조금 뭉클했을 뿐 씩씩하게 돌아왔다. 너 혼자 가는 것도 아니고 쭉쭉빵빵 훤칠한 아들들이 함께하는 거라서 안심이 되었어!
너를 군대 보내기 전날 처음 본 일밤의 ‘진짜사나이’를 매주 빠짐없이 보고 있단다. 엊그젠 *경이랑 아빠랑 보는데, 우리아들도 저렇게 지내겠지, 그림이 막 그려지더라. 다음 주 해룡부대 유격훈련을 예고하는데, 정말 남의 일이 아니라는 게 실감났어. 하지만 대한민국 진짜사나이들의 통과의례니 우리아들도 잘 견디고 이겨내리라 믿는다. 아자아자~~
지난 6일은 엄마아빠 결혼기념일이었어~벌써 25주년!
*경이가 문자했더라. 역시 셋째는 사랑받을 짓만 하지?ㅋㅋ
“많은 사람 중에 엄마아빠 둘이 결혼해서 이렇게 우리 셋이 세상에 나오게 해줘서 고마워!“
엄마아빠는 그날 김수현 나오는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를 보고 왕만두에 냉면을 먹고 왔는데,
으~ 우리아들 왕만두랑 냉면 먹고 싶겠당~ 나오면 곱빼기로 사줄게!
너희들 셋이 품을 떠나 엄마아빠만 보내는 시간이 많아졌으니 둘이 더 친하게 지내야겠어.^^
너도 잘 아는 이금이 작가님 책 ‘얼음이 빛나는 순간’의 '지오'처럼
'군대가 기다리고 있는‘ 너에게는 봄이 너무 빨리 지나갔겠지?
지금 5주차 훈련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6월은 너무 느리게 가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국방부 시계도 쉬지 않고 돈다'했으니 훈련도 금세 지나갈 거야.^^
군대에서 보내는 시간이 우리아들의 인생에 '빛나는 순간'이 되기 바라며
"00야, 건강하게 훈련 마치고 7월 5일에 만나자! 사랑한다, 아들아!!"
2013년 6월 11일 새벽,
아들에게 보내는 첫 연애편지, 빛고을 광주에서 엄마가~
덧붙임: 2013/06/11 04:29:58 인생이 빛나는 순간 전달완료 (2013/06/11 12: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