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부신 외출

  -김선태-

 

봄날엔 늙은 고독도

새옷을 꺼내 입는가

가지가 잘린 채 넘어져

그저 죽은 줄로만 알았던

수백년 묵은 나무의 몸통에서

연두색 새순들이 돋는 것을 보면

예쁘고 기특해 미치겠다 어린 손자가

늙수그레한 할머니 품에 안겨 좋아라

파릇파릇 재롱을 떠는 것 같다 아니면

그 옛날 칼바람에 억울하게 멸문지화 당한

어느 뼈대 있는 집안의 숨은 불씨가

다시 살아나는 것 같다 가만 보니

검버섯이 핀 옹이에는 이끼류며

족보가 다른 풀씨들도 날아와

초록 무성하게 터를 잡았다

봄에는 고색창연한 나무도

젊은 나무들에 뒤질세라

눈부신 외출을 한다.

 

 

 

 어제는 숲기행으로 지리산 엔골과

산수유 마을 돌담길을 거닐었다.

 

김선태 시인의 노래처럼 나무들의 눈부신 외출과

순오기의 눈부신 외출이 맞닿았던 하루 풍경을

군소리 줄이고 사진으로 말하리~ ^^

 

 

  

  

  

   

 

   

 

 


'산수유'하면

어머니의 초유로 비유한 선안영 시인의 <산동마을>이 딱인데

시 전문이 생각나지 않아... ㅠ

 

신작 시집과 초록몽유를 장바구니에 담는다.

핸드폰이 고장나서 저장된 번호를 옮겨오지 못해

선안영 시인의 전화 번호도 사라졌다.

명함첩을 뒤적이면 있긴 할 텐데,
항렬이 낮은 우리애들에게 아지매 뻘이던가...


 

김선태 시인은 우리집 가까운 대학 문창과교수로 계셨는데 지금도 계신가?
그 학교에 계시던 지도교수님이 타지역으로 가면서, 문창과 대학원 개설한다고 김선태 교수께 나를 추천했다고
시할머니 장례중에 전화 와서 첫 학기 장학금 주시면 등록하고 다음 학기 수업료 마련하려고 했는데

첫 학기는 장담할 수 없다 해서 뒤로 미뤘더니 여직... 공부도 때가 있는 게 맞나 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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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샘 2013-03-10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동마을
선안영

初乳(초유)의 젖내음 사방으로 번지는 마음
가고 없는 어머니의 잔잔한 눈빛일까
참았던 노란 그리움으로
산수유 꽃이 핀다

몸 하나도 가누기 힘든 비탈진 바람받이에
난, 오감을 퍼득이고 회귀하는 물고기
물살에 흐린 눈 씻고
비릿한 비늘 벗는다

기억을 모두어서 온전히 두 눈을 뜬 채
힘껏 차고 올라 한 고비 넘어, 넘어서
정갈한 꽃 그늘에 누울 때
햇살 한 줌 내려앉는다

순오기 2013-03-10 23:59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
낮에 이 페이퍼 쓸 때, 친구가 공원으로 운동나가자고 찾아와서
'산동마을' 검색하려다 그냥 나갔거든요.

수퍼남매맘 2013-03-10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란 산수유 꽃 이쁘네요.
전임교에서는 저희 교실 바로 앞으로 산수유가 있어서 제일 먼저 봄을 알려 주곤 했어요.

순오기 2013-03-11 00:00   좋아요 0 | URL
여기는 아파트 단지에도 산수유를 많이 심는데 서울은 어떤지 모르겠네요.^^

프레이야 2013-03-10 1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ᆢ산수유 산수유! 꽃담길이있군요. 울동네 작은 화단에도 노랗게 수줍은 얼굴 내밀었던데요. 언니는 느무느무 좋은 곳에 다녀오셔서 봄기운 완연히 받고 오신거죠.ㅎㅎ 사진들 모두 이뻐요. 산수유막걸리에 확~~ 눈이 ㅋ

순오기 2013-03-11 00:02   좋아요 0 | URL
산수유 꽃담길, 다음주에 가면 활짝 핀 산수유를 만날 듯해요.
우리는 좀 이르게 가서 곧 폭죽을 터트릴 것 같은 봉우리 천지였어요.
산수유 막걸리~ 색깔도 예뻐서 홀짝홀짝 제법 마셨어요.ㅋㅋ

조선인 2013-03-11 0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는 벌써 산수유로군요. 여기는 아직도 영하에요. 아휴 추워라.

순오기 2013-03-12 01:23   좋아요 0 | URL
여긴 많이 포근한데 위쪽은 아직도 추운가 봐요.
산에 올라갈 때와 내려올 때 산수유꽃이 더 피어난 게 확 감지됐어요.^^

잘잘라 2013-03-11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봐도 싱숭생숭~~~ 꽃소식 참 좋아요.

여기는 주말에 산불이 많이 났어요. 제가 사는 동네에도 산불이 나서 헬기가 떴는데 밤새도록 매캐한 연기가 가시질 않더라구요. 참 무서웠어요. 이번주엔 비가 좀 와주었으면 좋겠어요.

순오기 2013-03-12 01:24   좋아요 0 | URL
사진만 봐도 싱숭생숭~ ^^
산불이 많이 일어나는 주말~ ㅠ

blanca 2013-03-11 1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수유꽃이 벌써 폈어요? 우아, 이천에서 산수유 마을 갔던 생각이 나요. 사진 보니 꽃놀이 가고 싶어지네요.

순오기 2013-03-12 01:25   좋아요 0 | URL
아직 화알짝 피어나지는 않았지만, 한적해서 좋았어요.^^
산동면에선 3월 말에 산수유축제를 하더라고요.

꿈꾸는섬 2013-03-13 15: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봄이 오는 것 같아, 좋아요.ㅎㅎ
전에 살던 집엔 산수유나무가 볕 잘 드는 곳에 있어서 이맘때면 슬슬 피려고 했던 것 같은데, 이 동네엔 산수유나무가 안 보여요. 곧 꽃들이 피겠단 생각만으로도 설레네요.^^

순오기 2013-03-14 11:34   좋아요 0 | URL
남도엔 봄이 활짝 피어났어요~ ^^
산수유나무는 아파트 단지에 많이 심으니까 그곳에도 몇 그루 있지 않을까...
조금 기다리면 저마다 앞다투어 피어날거에요.^^

세실 2013-03-14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봄이다. 지금 서울에서 교육받는 추워요~~
산수유 담길 걷고 싶어라^^

순오기 2013-03-14 11:35   좋아요 0 | URL
아~ 서울에서 교육받고 있군요.
교육장이 어딘지 점심 먹고 근처 어디라도 어슬렁거려봐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