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13주년의 유혹은 쌔다!
이 중에 뭘 선택해야 될지 갈등하게 만든다.
지난 주말 지리산 자락 행정마을에서도 알라딘 13주년의 유혹을 목격했다.ㅋㅋ
지리산 행정마을 서어나무 숲의 그녀는 책읽는 여자였으니, 어찌 안 이뻐할 수 있겠는가!^^
그녀가 하얀 텀블러에 꽂혀서 주문한 책이다.
이 중에 두 권, 2010년 여름 책따세추천도서인 <내가 살던 용산>과 글샘님 이벤트에 '사람냄새' 사행시를 쓰고 선물받은 <사람냄새>는 늘푸른 작은도서관 소장도서다.
그녀는, 에코백을 선택할 걸 그랬다고 후회하기에
"장바구니 채워서 한번 더 질러! 나는 김승옥(Born to read) 검은티와 세트로 흰색 에코백을 선택할 거야!"
염장을 질렀다.ㅋㅋ 그리고 어제 흰색 에코백을 선택하고 결제한 장바구니엔 요런 책이 담겼다.
바로 지리산의 그녀가 추천한 그림책인데, 고 문익환 목사님 어머니와 아버지, 그러니까 문성근씨의 할머니 할아버지 이야기다. 글을 쓴 문영미씨는 바로 고만녜 할머니의 손녀로,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책 <기린갑이와 고만녜의 꿈>를 바탕으로 했단다.
그림책 <고만녜>는 100년 전 여자로 태어나 교육받지 못한 여자의 삶과 북간도 우리 선조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고만녜는 아홉 남매 가운데 넷째 딸. 딸은 고만 낳으라고 고만녜다. 큰언니는 머리가 노랗다고 노랑녜, 동생은 어린아이라고 그냥 어린아. 아들은 돌림자를 넣고 제대로 이름을 지어 주지만, 딸은 이런 별명 같은 아명뿐이다. 아버지가 서당 훈장이어도 고만녜는 서당에 다닐 수도 글을 배울 수도 없다. 글을 배워 이야기책을 읽는 게 고만녜의 꿈이지만, 글공부는 사내아이들의 몫이다. 여자는 그저 살림이나 잘하면 된다는 세상이다. 고만녜의 하루는 낮에는 종종거리며 집안일을 돕고, 밤에는 삼 줄기로 만든 겨릅등을 밝히고 어머니가 해주는 옛날이야기를 들으며 삼베길쌈을 하는 것.... (알라딘 책소개)
이세 히데코의 <천 개의 바람 천 개의 첼로>는 2008년 일본 준쿠도 서점에서 보고 국내에서 출간되기를 학수고대했던 책으로 <백조>와 같이 주문했다. 내 페이퍼를 읽은 분들은 이미 아시겠지만.^^
http://blog.aladin.co.kr/714960143/5701901
무슨 책 때문인지 준비가 늦어져 당일배송이 안되고 다음주에나 도착예정이라 백조의 목이 돼서 기다리는 중이다.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는 요즘 숲해설가 동기들에게 강력 추천하는 중이다. 다산은 이미 200여년 전에 두 아들에게 나무를 심으라고 편지를 보냈는데, 숲해설 공부하면서 배운 나무와 풀꽃이 나와서 나를 확 사로잡았다. 다산이 말하는 나무와 풀이 어떻게 생겼는지 몰랐다면 무심히 지나쳤을지도 모른디. 아니 아주 오래전에 읽을 때는 절대 꽂히지 않았던 구절이다. 역시 아는만큼 보인다는 말을 뼛속깊이 실감했다고나 할까.^^
시골에 살면서 과수원이나 남새밭을 가꾸지 않는다면 세상에서 버림받는 일이 될 것이다. 나는 지난번 국상(정조의 승하)이 나 바쁜 가운데서도 만송 열 그루와 전나무 한두 그루를 심어둔 적이 있다. 내가 지금까지 집에 있었다면 뽕나무는 수백 그루, 접붙인 배 몇 그루, 옮겨심은 능금나무 몇 그루 정도는 됐을 것이고, 닥나무는 지금쯤 이미 밭을 이루었을 것이다. 옻나무도 다른 밭 언덕으로 뻗어나갔을 것이고, 석류도 여러 그루, 포도도 군데군데 줄을 타고 덩굴이 뻗어 있을 것이다. 파초도 너댓 개는 족히 가꾸었을 것이다.....(중략)..... 너희는 이런 일을 하나라도 했는지 모르겠구나. 너희들이 국화를 심었다고 들었는데 국화 한 이랑은 가난한 선비의 몇달 동안의 식량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니 한탄 꽃구경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다. 생지황 끼무릇 도라지 천궁 같은 것이나 쪽나무나 꼭두서니 등에도 모두 마음을 기울여 잘 가꾸어보도록 하여라.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65쪽)
위 구절에 나오는 '꼭두서니'를 무등산 숲해설 시연에서 해설했던 언니에게 다산의 편지를 전화로 읽어줬더니, 바로 주문을 요청했다. 난, 전화로도 알라딘 매출에 공헌(^^)하는 알라딘 충성 고객이다.ㅋㅋ
다산의 편지에 나온 '꼭두서니'는 '어린 잎을 나물로 먹고 뿌리는 염색재료로 쓰며, 한방에서는 뿌리를 말린 것을 천근이라 하여 정혈·통경·해열·강장에 처방한다.'고 네이버 백과에 나온다. 이쯤이면 꼭두서니가 어떤건지 궁금할테니, 무등산이 아닌 지리산 그녀의 집에서 찍은 꼭두서니 사진을 올린다.^^
지리산에도 데려가고 어디를 가든지 항상 나를 태워다니는 동갑내기 숲해설가에게 선물할 <주머니 속 나물도감>을 장바구니에 담았다. 그녀는 우리동네 어등산을 답사할 때도, 지난 주말 지리산에서도 <주머니 속 나무도감>을 가져와서 헷갈리는 걸 확인했는데, 나물도감은 아직 못 샀다고 다른 이의 책을 빌려왔기에 선물로 구입했다.
알라딘 13주년의 유혹이 너무 쎄서
<주머니 속> 시리즈를 비롯한 몇 권의 책으로 장바구니를 채워 결제하게 될 거 같다. 으~~~ ㅠㅠ
검정 에코백도 탐나고 흑백 텀블러와 13X2 도서의 유혹도 뿌리치기 어렵다. 독서회원들이 요즘 우리집에서 책을 빌려가는데, 당분간 대출하지 말고 책을 사게 할까?ㅋㅋ
13주년 이벤트 대상 도서 중, 이미 선물로 받았거나 구입해서 갖고 있는 책도 많지만...
다 읽지도 못하면서 책 욕심은 나날이 늘어만 간다. 읽고서도 리뷰를 안 쓰는 건 한참 되었고...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