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일로 바쁜 척하느라 며칠째 신문이나 TV를 못봐서 서울에 물 난리가 난 것도 몰랐다.
오래전 우리집에 다녀갔던 서울 친구들에게 뜬금없이 비 피해 없느냐는 문자를 받고 전화 통화로 소식을 들었다.
어젯밤 아홉 시 뉴스를 보고서야 참담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자연에 오만한 인간이 만든 재앙이 아니고 무엇이랴, 자연에게 좀 더 겸손해져야지 생각할 뿐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날벼락을 맞은 저들은 또 어쩌라는 것인가?
개발이란 미명하에 저지르는 인간의 온갖 폭력에 자연이 저항하는 듯...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장마에 비가 많이 왔는데, 광주는 장마에도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햇빛이 쨍쨍해 빨래를 내다 널면 금세 빗줄기가 쏟아져 건조대를 들어오면 또 해가 난다.
다시 건조대를 내갈까 하면 또 비가 내리다 금세 그쳐 버리고... 오락가락 했지만 강우량은 많지 않은 날들이다.
지금도 밖에서는 비가 뿌리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많이 변하고 곳곳에서 진화됐음을 느낀다.
1. 7월 29일 오늘까지 우리 지역 00장학금 신청 마감날이다.
큰딸 중학교때 지역장학회 기사를 오려두고 대학생이 되면 혜택을 받아야지 다짐했는데, 번번히 기간을 놓쳐버려 한번도 신청하지 못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데 성적우수장학금 자격에는 들지 못하는 성적이다. 성적우수는 안돼도 일반장학금을 신청하려고 어제 오후내내 서류를 준비했다. 관련 서류는 동사무소에서 팩스로 신청하고 한 시간 남짓 기다리면 완료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참 세상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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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수수료 2,000원을 송금하고 수능성적증명서를 받았고,
2. 대학교 4년 성적증명서는 800원의 수수료를 냈다. 유일하게 1학년 1학기만 성적우수장학금에 해당되는 성적이었구나.
3. 주민등록 등본과 주소 이력을 볼 수 있는 초본은 각각 400원씩 800원이다.
생활환경란에 적은 사항을 증명하는 서류
4. 세목별 과세증명서(재산세, 자동차세) 2부는 1,600원, 소득금액증명은 수수료가 없다.
5. 부채를 증명하는 서류는 오늘 은행에서 떼면 되고
6. 교육비 지출을 증명하는 아이들 재학증명서는 가까운 학교에 가면 떼어 준다니, 오~ 놀랍다.
우리 삼남매가 졸업한 중학교에 가서 둘째와 막내의 고등학교 재학증명서를 떼고, 큰딸이 스캔받아 보낸 반명함 사진을 사진관에서 현상하면 준비는 끝난다. 동에서 심사 기준에 맞춰 채점하고 동장님 추천을 받아 장학회에 내고 결과를 기다리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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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며칠 전 13년을 쓴 세탁기가 고장났다.
수리비가 많이 들어도 일단 고쳐 쓸려고 했는데 부품이 단종돼 수리가 안된다.
며칠 손빨래를 했더니 손가락이 퉁퉁 붓고 아파서 도저히 살수가 없다. 예전에는 세탁기 없어 어찌 살았는지...
어제 거금(55만원)을 카드로 긁고 13킬로 통돌이 세탁기를 장만했더니 방금 전 설치를 끝내고 삶은 빨래 헹굼중이다.
3. 매주 수요일 구청에서 여권 민원봉사를 한다.
지난 2월에 통장 출마했다가 봉사시간이 없어 탈락했기 때문에, 4년 후에 다시 출마하려면 봉사 실적을 쌓아야 한다.
노인복지관에서 4월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며 봉사단에 들어오래서 신청했는데, 5월이 다가도 연락이 없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6월에 구청 여권 봉사를 신청했고, 빈자리가 나서 7월 첫주부터 하게 됐다.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2인 1조로 운영되는데, 나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한다.
여권신청자는 오전, 오후 각각 20~ 30명 정도 되는데, 힘들지도 않고 민원인이 없을 때는 책 읽으면 시간도 금세 간다.
복지관 식당도우미, 청소, 빨래, 목욕 도우미 같은 육체적 봉사는 힘도 딸리지만, 솔직히 하기 싫다.
그러니까 여권 봉사는 오래오래 하게 되지 않을까....
4. 지난 주 시댁 형제들이 강원도로 휴가를 갔는데, 아이들 일정 때문에 우리부부만 함께 하지 못했다.
수요일 저녁, 큰동서가 우리를 위로하느라 불러 포식시키고, 찍어 온 사진을 빔 프로젝트로 감상했다.
퇴직 후 '평강식물원'에서 일하는 둘째 시숙님 덕분에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차동주 집과
평강식물원 곳곳에서 찍은 형제들 사진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큰시숙님 사진 솜씨가 전문가 수준이기 때문이지만...
5. 인도에 다녀온 큰 시숙님과 선원 식구들이<인디아, 그 길 위의 유혹>을 냈다.
인도성지 순례를 떠난 서른네 명이 찍은 사진과 짧은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삶은 무늬다.
일어났다 사라지는
찬란한 무늬
Life is a pattern.
A splendkd pattern
that once appears then disappears.
7월 초엔 무각사에서 사진 전시회도 열었는데, 전시회에 가지 못해 죄송한데 책도 주시고 맘에 드는 사진 액자도 주셔서 황송했다. 막내가 돌아오면 디카를 받아 포토리뷰를 올려야지.^^
6. 막내는 주2회 수학 개인지도를 받는다.
다른 과목은 1등급인데, 수학은 도저히 안되는 우리 아이들~엄마 죄가 크다.^^
막내의 수강료를 마련하기 위해 엄마도 주2회 과외를 한다.
초등 6학년과 같이 역사 공부하기, 박은봉 선생님이 쓴 한국사 편지를 다시 또 읽는다.
오늘 심야에 막내가 돌아온다. 집 떠난지 5일이지만 시간이 무척 오래 된 것 같다.
돌아오면 꼭 보듬어 안고, 엄마 아빠는 친하게 잘 지냈다고 말해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