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일로 바쁜 척하느라 며칠째 신문이나 TV를 못봐서 서울에 물 난리가 난 것도 몰랐다. 
오래전 우리집에 다녀갔던 서울 친구들에게 뜬금없이 비 피해 없느냐는 문자를 받고 전화 통화로 소식을 들었다.
어젯밤 아홉 시 뉴스를 보고서야 참담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자연에 오만한 인간이 만든 재앙이 아니고 무엇이랴, 자연에게 좀 더 겸손해져야지 생각할 뿐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처럼 날벼락을 맞은 저들은 또 어쩌라는 것인가? 
개발이란 미명하에 저지르는 인간의 온갖 폭력에 자연이 저항하는 듯... 

서울을 비롯한 중부지방은 장마에 비가 많이 왔는데, 광주는 장마에도 비가 많이 오지 않았다.
햇빛이 쨍쨍해 빨래를 내다 널면 금세 빗줄기가 쏟아져 건조대를 들어오면 또 해가 난다.
다시 건조대를 내갈까 하면 또 비가 내리다 금세 그쳐 버리고... 오락가락 했지만 강우량은 많지 않은 날들이다.
지금도 밖에서는 비가 뿌리다 멈추기를 반복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상은 많이 변하고 곳곳에서 진화됐음을 느낀다. 

1. 7월 29일 오늘까지 우리 지역 00장학금 신청 마감날이다.
큰딸 중학교때 지역장학회 기사를 오려두고 대학생이 되면 혜택을 받아야지 다짐했는데, 번번히 기간을 놓쳐버려 한번도 신청하지 못했다. 이번이 마지막 기회인데 성적우수장학금 자격에는 들지 못하는 성적이다. 성적우수는 안돼도 일반장학금을 신청하려고 어제 오후내내 서류를 준비했다. 관련 서류는 동사무소에서 팩스로 신청하고 한 시간 남짓 기다리면 완료되었다는 문자가 왔다. 참 세상 좋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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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며칠 전 13년을 쓴 세탁기가 고장났다.
    수리비가 많이 들어도 일단 고쳐 쓸려고 했는데 부품이 단종돼 수리가 안된다.
    며칠 손빨래를 했더니 손가락이 퉁퉁 붓고 아파서 도저히 살수가 없다. 예전에는 세탁기 없어 어찌 살았는지...
    어제 거금(55만원)을 카드로 긁고 13킬로 통돌이 세탁기를 장만했더니 방금 전 설치를 끝내고 삶은 빨래 헹굼중이다. 

3. 매주 수요일 구청에서 여권 민원봉사를 한다.
   지난 2월에 통장 출마했다가 봉사시간이 없어 탈락했기 때문에, 4년 후에 다시 출마하려면 봉사 실적을 쌓아야 한다.
   노인복지관에서 4월에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며 봉사단에 들어오래서 신청했는데, 5월이 다가도 연락이 없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6월에 구청 여권 봉사를 신청했고, 빈자리가 나서 7월 첫주부터 하게 됐다.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2인 1조로 운영되는데, 나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한다.
   여권신청자는 오전, 오후 각각 20~ 30명 정도 되는데, 힘들지도 않고 민원인이 없을 때는 책 읽으면 시간도 금세 간다.  
   복지관 식당도우미, 청소, 빨래, 목욕 도우미 같은 육체적 봉사는 힘도 딸리지만, 솔직히 하기 싫다.
   그러니까 여권 봉사는 오래오래 하게 되지 않을까....  

4. 지난 주 시댁 형제들이 강원도로 휴가를 갔는데, 아이들 일정 때문에 우리부부만 함께 하지 못했다.
    수요일 저녁, 큰동서가 우리를 위로하느라 불러 포식시키고, 찍어 온 사진을 빔 프로젝트로 감상했다. 
    퇴직 후 '평강식물원'에서 일하는 둘째 시숙님 덕분에 mbc 드라마 <내 마음이 들리니> 차동주 집과
    평강식물원 곳곳에서 찍은 형제들 사진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큰시숙님 사진 솜씨가  전문가 수준이기 때문이지만... 

5. 인도에 다녀온 큰 시숙님과 선원 식구들이<인디아, 그 길 위의 유혹>을 냈다.
     인도성지 순례를 떠난 서른네 명이 찍은 사진과 짧은 글이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삶은 무늬다.
  일어났다 사라지는
  찬란한 무늬
 
  Life is a pattern.
  A splendkd pattern
  that once appears then disappears. 

7월 초엔 무각사에서 사진 전시회도 열었는데, 전시회에 가지 못해 죄송한데 책도 주시고 맘에 드는 사진 액자도 주셔서 황송했다. 막내가 돌아오면 디카를 받아 포토리뷰를 올려야지.^^

6. 막내는 주2회 수학 개인지도를 받는다.
    다른 과목은 1등급인데, 수학은 도저히 안되는 우리 아이들~엄마 죄가 크다.^^
    막내의 수강료를 마련하기 위해 엄마도 주2회 과외를 한다.
    초등 6학년과 같이 역사 공부하기, 박은봉 선생님이 쓴 한국사 편지를 다시 또 읽는다.

 

 

  

 

 


오늘 심야에 막내가 돌아온다. 집 떠난지 5일이지만 시간이 무척 오래 된 것 같다. 
   돌아오면 꼭 보듬어 안고, 엄마 아빠는 친하게 잘 지냈다고 말해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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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여름나기 7~ 10
    from 엄마는 독서중 2011-08-08 20:29 
    지난번 페이퍼에 10까지 채우려다가 6으로 마무리했기에, 이어서 7에서 10까지로 제목을 삼았다가 '여름나기'를 덧붙였다.일상을 순차적으로 써야 할지, 역순으로 써야 할지망설이다 그냥 내 마음 내키는 순서로 쓴다.^^7. <윤동주 시인과 함께하는 송알송알 동시 논술>리뷰를 쓰면서 "책을 잘 읽고 시 쓰기를 즐겨하는 알라딘의 어떤 어린이에게 선물해야 될 거 같다. 한여름의 깜짝선물을 받을 어린이는 누구일까? "라는 멘트를 남겼고, 선물하려는 어
 
 
무스탕 2011-07-29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긴 정말 비가 많이 왔어요. 그랬는데 오늘 아침부터는 하늘이 시침을 뚝 따고 언제 비가 내렸나, 싶네요. 매미도 씨끄럽게 울기 시작했고요. 피해를 입은 사람들은 하루빨리 생활이 안정되길 바랍니다. 그리고 자연의 무서움을 다시한번 느낀 요즘이었어요. 정말 무력하구나.. 싶더라구요.

전 결혼할때 산 세탁기를 아직도 쓰고 있어요. 94년도에 산거니까 3년만 더 쓰면 20년 채우네요. 신랑 친구가 그 전자회사 AS기사로 있는데 시중에서 구하지 못하는 부품도 구해다가 알아서 고쳐주니 새걸 살 수가없어요 ㅠ.ㅠ

민경이 오늘 돌아오면 얼마나 좋았고 어떤 사진들을 찍어왔는지 올려주세요 ^^

울보 2011-07-29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언제 들어도 님의이야기는 저를 자극하는데 전 왜 실천도 못하고 매일 이렇게 부럽다만 이야기하고 있을까요,
정말 대단하세요,
저도 활동하고 움직이는 엄마가 되어야 할텐데, 매일 말뿐이고,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군요,
즐거운 시간을 많이 보냈겠지요,,부럽사와요 그저,,ㅎㅎ

마노아 2011-07-29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게 보내셨어요. 좁다고 타박하는 대한민국이지만 비 오는 모양새 보면 대한민국이 넓다 느껴져요. 각각의 지역이 날씨가 이렇게 차이가 나네요.
장학금 신청한 것 무사히 통과되길 기원해요.
여권신청자가 하루에 그 정도 되는군요. 좀 전에 또치님 신혼여행 글을 보고 나니 홋카이도 가고 싶다! 막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난 봄 사고 이후로 일본은 수년 뒤에나 가볼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벌써 가고 싶어지네요.^^
책 내신 시숙님이 사진 잘 찍으시는 시숙님이신 거죠? 표지부터 강렬하네요.
민경양 돌아오는 날이군요. 감동의 상봉이 이어지겠어요. ^^

뽀송이 2011-07-29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바쁘시겠어요.^^;;
장학금 신청도 무사히 하시고~꼭!! 선정되시길 바래요.^^
멀리 갔던 민경이도 돌아오고 순오기님 좋으시겠어요.^^
날도 더운데 식사 거르지 마시고, 물도 자주 마시면서 볼일 보셔요.^^
수학과외는 과외쌤이랑 궁합이 잘 맞으면 효과만점이지요.^^

2011-07-29 13: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양철나무꾼 2011-07-29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은 하늘이 구멍난 것 같았어요.
오늘은 언제 그랬나 싶게 햇살이 넉넉하답니다.

저도 95년에 산 세탁기를 아직 쓰고 있어요.
신혼 초에는 정말 징글징글 하게 이사를 다녔는데, 그럼에도 끄떡않고 버텨준 세탁기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막내가 돌아오는구요.
맛난 거 해드시고 회포도 풀고 하세요~^^

하늘바람 2011-07-30 09: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정말 대단하시네요
바쁘신데도 여권민원 봉사까지 하시니.
큰 시숙님이 선원들과 내신책이라니 참 멋집니다

꿈꾸는섬 2011-07-30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광주에는 비가 안왔군요. 그나마 비가 안 온 곳이 있어 다행이네요.

세탁기 고장나 손빨래 하셨다니 고생 많으셨어요.

막내따님 돌아왔겠군요. 맛난 것 많이 해주셔야겠어요.^^

프레이야 2011-07-30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쁘신 중에도 봉사활동 즐겁게 하시길요.
막내 돌아오는 날이군요. 이야기보따리 풀어놓으면 좋으시겠어요.^^
날이 무지 더워요 언니.

순오기 2011-08-01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과 추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