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달콤한 말로
로맨스 소설을 추천해 달라는 메일을 받았습니다.
내 서재 카테고리만 봐도 내가 로맨스 소설과 친한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텐데...
저한테 어쩌란 말입니까?^^
지금 딱 떠오르는 건, 불혹이 된 분들만 읽으라고 강력추천하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요.
요건 영화를 먼저 보고 책을 봤는데, 그래도 주옥같은 글발에 반해 복사해서 노트에 붙여 뒀어요. 왜냐면 언젠가 써 먹을 수 있을까 해서~ ㅋㅋㅋ 날짜가 2004. 9. 30 추석 끝이라고 써 있네요.
물빠진 리바이스 청바지를 입고 오래 신은 부츠에 카키색 셔츠와 오렌지색 멜빵, 넓은 가죽 벨트의 사나이- 로버트 킨케이드의 편지는, 마치 내가 받은 것처럼 설레고 흥분되게 했었다. 불혹을 왜 불혹이라 불렀는지, 그 의미를 깨닫게 된 소설이기도 했다. '불혹'을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는다고 알고 있지만, 왜 불혹이라 했는지 그 나이가 지나보면 알게 될 듯......
내가 지금 이 혹성에 살고 있는 이유가 뭔 줄 아시오. 프란체스카?
여행을 하기 위해서도, 사진을 찍기 위해서도 아니오.
당신을 지키기 위해서 이 혹성에 살고 있는 거요. 이제 그걸 알았소.
나는 머나먼 시간 동안, 어딘가 높고 위대한 곳에서부터 이곳으로 떨어져 왔소.
내가 이 생을 산 것보다도 훨씬 더 오랜 기간 동안.
그리하여 그 많은 세월을 거쳐 마침내 당신을 만나게 된 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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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든 우리는 다시 만나야 하오. 어디서든. 언제든.
뭐가 필요하거나 그냥 나를 보고 싶거나하면 내게 전화해요.
난 언제든지 당신이 부르는 곳으로 달려갈 준비가 되어 있소.
언제 여기 올 수 있는지 내게 알려줘요. 언제라도 비행기 비용이 문제라면 내가 어떻게 해볼 수 있소.
다음 주에는 인도 남동부로 가지만 10월 하순에는 돌아올 거요.
-당신을 사랑하는 로버트-
이보다 더 찐한 러브 레터를 받아 보신 분 있어요?^^
자~ 크린트 이스트우드처럼 할아버지가 돼도 여전히 멋진 남자가 이렇게 다가온다면...
40대가 훌쩍 넘어 그레이 로맨스라 불러도 될, 이들의 러브 라인은 요즘 젊은이들의 사랑에 비길바가 아니란 말이죠! ^^
알라딘에선 다락방님의 강력 뽐뿌질로 많이들 빠져버린
<새벽 세 시, 바람이 부나요>와 후편 <일곱번째 파도>가 있죠.
나는 '새벽 세 시`'를 선물 받고 2년이 다 돼 가는데 아직도 안 읽었어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워낙 강력해서 아직은 자리를 내주고 싶지 않거든요. 하지만 언젠가는 읽게 될 거에요~ e메일로 시작된 그들의 사랑 이야기가, 어느 날 나를 잡아 끄는 날이 온다면 말이죠.^^
로맨스든 뭐든 소설은 다락방님이 전문이신 거 같아 먼댓글로 연결했어요. 메일 보내신 님~ 다락방님 서재에 가 보시면 사랑스럽고 멋진 소설을 줄줄이 건지실 수 있답니다.^^ http://blog.aladin.co.kr/fallen77/4413333
제가 아는 혹은 읽은 로맨스 소설이 생각나지 않아서 알라디너들이 도와주셔야겠어요.
재밌게 읽은 로맨스 소설 있으면 추천해주세요~
제인 오스틴에 푹 빠져, 제인 오스틴 소설은 다 읽은 외로운 주말부부랍니다. ^^
오만과 편견은 영화를 보고 나서 다시 읽다가 절반 보고 신경질 나서 집어 던졌어요. 영화에서 느끼는 그런 맛을 책으론 느끼기 어렵더라고요. 아~ 내가 읽은 건 범우사 거였는데, 옛날 책이라 번역이 잘못돼서 그랬는지도 몰라요.ㅜㅜ
영화 '센스 앤 센서빌리티'도 봤는데 책으로 나온 <이성과 감성>은 안 읽었어요. 사실 이 영화도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아 빠져들지 못하면 자칫 지루하고 졸릴 수 있거든요.
-------------------도와 달라는 페이퍼에 댓글로 추천해주신 책을 담아 봅니다.
오월의바람님이 추천한 <사랑의 역사> 알라딘 책소개는...
서로 다른 목적을 가지고 '사랑의 역사'라는 책을 둘러싼 미스터리에 빠져드는 사람들의 이야기. 2002년 데뷔한 작가 니콜 크라우스는, 수잔 손택을 비롯한 여러 문학 평론가들로부터 '미국 문학사'의 떠오르는 별이라는 찬사를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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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사랑을 잊지 못하는 80대 노인 레오와 사춘기의 첫사랑을 감당해야 하는 알마, 그리고 다른 모든 등장인물들의 삶은 모두 <사랑의 역사>라는 아름다운 소설에 의해 영향을 받았거나 시공을 초월하여 서로 연결된다.
메리포핀스님이 작년에 읽은 책 <아무 일도 없었고 모든 일이 있었던>은 로맨스로 재미도 있었다고 하네요.^^ 알라딘 책소개는...
영연방 최고의 데뷔작에게 수여하는 '커먼웰스 상' 수상작이다. 어린 시절 우연히 고른 백과사전의 한 페이지가 자신의 운명을 계시해준다고 믿는 주인공의 심리를 섬세하고도 위트 있는 필치로 그려냈다. 사랑에 빠진 남자의 감정의 소용돌이를 생동감 있게 복원한 작품이다.
소심하며 허점이 많은 주인공 제러미. 어린 시절 선택한 백과사전의 한 페이지를 자신의 인생을 계시해주는 지도처럼 여기며, 페이지에 적힌 '셰익스피어', 줄루족 폭군인 '샤카', 우크라이나의 외딴 탄광촌인 '샤크티오르스크', 힌두신화의 공주 '샤쿤탈라' 등의 단어를 통해 자기 운명을 해석해간다. ....... 그녀에게 다가가기 위한 그의 대책 없는 사랑의 모험이 시작된다.
pek0501님이 추천한 <채털리 부인의 사랑>이야말로 로맨스 소설이군요.^^ 실비아 크리스텔 영화로 더 유명해졌죠. 무삭제판을 봐야 하건만... ㅋㅋ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은 결혼 전후의 감상이 아주 다르더군요.^^
<안나 카레니나>는 예전에 TV에서 시리즈물로 방송할 때 봤는데, 책은 여직 못 읽었네요. 여러 출판사에서 나왔네요...
나비님이 추천한 책들~~~~~~
우리 고전으로 만나는 로맨스...좋은데요.^^
제인 오스틴의 엠마라면 이 분이 읽었을테고, 다른 <엠마>를 말하는 건가요?
다락방님이 추천한 책은 댓글을 올려두니 참고하시길... ^^
'다이애너 개벌든'의 [아웃랜더]와 그 후편인 [호박속의 잠자리] - 현재의 주인공이 과거로 빨려들어가 그 속에서 역사적 사건을 겪으면서 사랑도 하게되는 로맨스에요. 아웃랜더는 전3권, 호박속의 잠자리는 전 5권이지요.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습니다.
'이도우'의 [사서함 110호의 우편물] - 국내 작품인데요, 로맨스 소설이 가진 '환상'부분은 이 소설에 전혀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현실적이지요. 바로 내 옆에 있을 듯한 인물들이 나와서 감정 이입이 아주 쉬워요. 같은 직장에서 만날 수 있는 남자 여자,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이지요.
'라우라 에스키벨'의 [달콤 쌉싸름한 초콜릿]도 강력하게 추천드립니다. 음식과 감정을 절묘하게 조화시켰어요. 장미꽃잎으로 만든 음식을 먹고 주인공의 언니가 열정에 들끓는 장면은 압권입니다.
'가와카미 히로미'의 [선생님의 가방]은 조용하고 독특한 이야기에요.
'마르크 레비'의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도 아주 쉽게 읽히고 재미있는 로맨스 소설입니다. 이 책은 리즈 위더스푼 주연의 [천국같은]이라는 영화로 만들어졌다는...
많은 분들이 추천해주셔서 풍성한 로맨스 소설이 가득하네요. 추천해주신 님들 고맙습니다~~~복받으세요!^^
메일 주신 님,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보셨다는 댓글이라도 남겨 주시면 더 좋고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