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금이 작가 광주 강연회
9월 22일 어린이도서연구회 광주지부 주최로 무등도서관에서 이금이 작가 초청 강연회가 열렸다.
'이 시대 최고의 진솔한 이야기꾼'으로 불리는 이금이작가와의 인연은 2006년부터 시작돼 네 번째 만나는 것이지만, 여전히 친숙한 이웃의 누구 엄마처럼 거리감 없이 반갑다. 어제도 시간이 늦을세라 꽤 먼거리였지만 택시를 타고 달렸다. 먼 줄은 알았지만 택시비가 12,000원이나 나와서 돌아올땐 환승할 버스 정류장까지만 택시를 탔다.^^
도서관 입구엔 이금이작가 강연회를 알리는 안내장이 발걸음을 인도했다
도서관에 들어서니 이금이작가 작품집과 작가 프로필을 예쁘게 안내했다.
이금이작가는 1962년 충북 청원에서 태어나 1984년 '새벗문학상'과 1985년 '소년중앙문학상'에 동화가 당선되어 작가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초등교과서에 세 편 이상 싣지 못한다는데 네 편이나 실렸고, 현재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 겸임교수.
4학년 2학기 <읽기> 송아지 내기 (원작동화집, 영구랑 흑구랑)
5학년 1학기 <읽기> 우리 집 우렁이 각시(원작동화집, 쓸만한 아이)
5학년 2학기 <읽기> 대화명 인기 최고(원작동화집, 쓸만한 아이)
6학년 2학기 <읽기> 소희의 일기장 (원작동화, 너도 하늘말나리야)
교과서에 실린 작품 중 저학년을 위한 그림책으로 <송아지내기>와 얇은 단편집 <우리집 우렁이각시>도 나왔다.
내가 갖고 있는 책은 25권,
아직 못 읽은 책은 3권...
10월에 토지문화관에 들어가 집필하면
또 하나의 작품이 태어날 것이고...
그래도 이 정도면
자칭 왕팬이라 해도 손색은 없을 듯... ^^
일찍 도착해 도서관 사무실에 있다는 작가를 찾아가 서로 눈이 마주치는 순간, 반가움에 얼싸안았다. 그런 장면은 누가 찍어줘야 하는데... ^^ 어머니독서회 회원과 같이 인증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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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도서관 좌석을 꽉 채운 어머니들~ 역시 이금이 작가의 저력이 확인된다. 더구나 광주는 초중고 학부모독서회가 10년째 활동하고 있으니 그 저력도 만만치 않다.
인근 초등학교 독서회중에 우리 어머니독서회에 소속된 회원이 둘 있어 특별히 한 컷 찍어줬다.^^
'밤티마을 큰돌이네 집' 작가로 알려져 현수막에 큼지막하게 써 놓았지만 광주강연이 세번째인 작가는 최근작인 '첫사랑' 집필동기와 작품해설을 겸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았다.
현재 대학 다니다 군대 간 아들의 초등학교 6학년 첫데이트 이야기를, 작가의 마음 속 이야기방에서 궁글리며 5년간 숙성시켜 꺼내 놓은 것이 '첫사랑'이란다. 순수하고 아름다운 첫사랑조차도 성인들을 흉내내는 현상이 안타까워 아이들의 사랑 얘기를 써보자 생각했다고. 특히 남자들은 어른이나 아이나 여자들은 물질로 뭔가 해줘야 좋아한다고 오해하고, 데이트 비용도 남자가 더 많이 부담해야 된다는 사회적 통념을 무시하지 못하는 현실이라, 남자아이들에겐 어려서부터 이런 걸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작가는 작품을 쓰기 전에 화두를 정하는데 유진과 유진은 '상처'를, 주머니 속의 고래는 '꿈'을, 벼랑은 '행복'을 화두로 삼았다면 '첫사랑'은 '관계'를 화두로 설정하고 써내려간 작품이란다. 그래서 첫사랑을 읽으며 서로의 마음을 알고 인간 관계에 대한 이해로 세상을 배우면 좋겠다고 했다.
작가는 작품을 위해 특별히 취재가 필요없는 살면서 얻는 경험을 글감으로 삼지만, 첫사랑을 쓰기 위해선 '아들심리학'을 읽으며 남자 아이들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아들 딸이랑 영화를 보면 딸은 엄마 마음에 쏙 드는 감상을 펼치는데 아들은 엉뚱한 이야기만 해서 실망하고 구박(?)했던 에피소드를 열거하며, 남편과 아들을 포함한 남자들은 관점과 시선이 다른 것 뿐인데 그걸 이해하지 못하고 평가절하(^^)하는 우를 범했다고 말했다. 아들 키우는 엄마들은 다같이 공감하고 왁자하게 웃었다. ㅋㅋ
'첫사랑'을 읽어본 독자라면 알겠지만, 동재와 연아의 첫사랑 외에 어른들의 실패한 사랑 이야기도 나온다. 동재 아빠가 이혼하고 새 가정을 꾸리며 실패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과 한 가족이 되어가는 과정에서 생기는 문제들, 햇빛알레르기가 있는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노년의 사랑도 얘기한다. 수평적인 사랑과 수직적인 사랑을 통해 어른들의 삶의 지혜로 다독이는 사랑을 그렸다. 아이들은 연애 이야기만 관심 갖겠지만, 어른들은 '인간 관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면 좋겠다고...
실제 햇빛 알레르기가 있는 분과 산성답사를 갔었는데, 그분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일행들이 이상한 차림을 흉보며 뒷담화 했던 일이 부끄러웠노라고... 세상엔 다양한 사람이 있는데 자신의 눈으로만 평가하는 잘못을 하게 된다며, 인간 관계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강연하기 전 무등도서관에 보관 될 사인을 남기는 작가님
--------독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는데 몇 가지만 추려서 올려요.
*언제 작가가 되겠다고 생각했나요?
=> 초등 3~4학년 때부터 책을 읽으면 너무 재밌어서 나도 이런 걸 쓰고 싶었는데 그 이후 한번도 변하지 않았다. 학교때 친구들은 글 솜씨를 인정해 줘 백일장에 학교 대표로 여러 번 나갔지만 한번도 상을 타서 학교를 빛내지는 못했다. 백일장에선 자기 경험을 토대로 한 감동적인 글을 원하는데, 상상력을 발휘해 꾸며 쓰는 글쓰기를 좋아했기 때문이란다. 고등학교 땐 연애 얘기를 쓴 소설공책이 다른 반까지 돌아 다녔다. 훗날 작가가 되었을 때 그 소설 공책을 봤다는 다른 반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오기도 했었다고...
*교과서에 많은 작품이 실린 이유가 뭘까요?
=> 교과서에 실리고 들은 후문인데, 교과서를 편찬하는 분들이 정보가 많지 않아 자기가 아는 작가의 작품 싣기를 양보하지 않으면 여러 편 실리게 된다고 했다. 원래는 한 작가의 작품을 세 편 이상 싣지 못한다고 한다. 예전에는 교과서에 실리는 것을 영광으로 아는 선에서 끝났는데 지금은 소정의 인세가 나온다.
*자녀들이 어릴 때 독서교육은 어떻게 했나요?
=> 특별한 독서교육은 한번도 하지 않았다. 어려서 책을 읽어주고 즉흥 연극을 하거나 집짓기 놀이를 하는 등 책을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다. 어거지 독후활동으로 책에서 멀어지게 하지 말고, 책이 재밌는 것이란 걸 어려서부터 알려주는 게 중요하다. 세상에 재밌는 것이 너무 많아 책에서 멀어지지만 재밌는 것이 없으면 다시 책읽기로 돌아온다.
*한 달에 책을 얼마나 읽고, 재미있게 읽은 책은 어떤 게 있나요?
=> 읽는 것보다 사는 게 더 많다.^^ 일주일에 한 두번 책을 사들이지만 다 읽지는 못한다. 표지에 반해서 사는 것도 있고 대충 넘겨보는 것도 있다. 딸이 말하길
"엄마, 음식을 남기는 사람이 지옥에 가면 남겼던 음식을 다 먹게 한대. 책은 어떻게 하는지 알아?"
"안 읽은 책을 다 읽게 한다니?"
"아니, 들고 있어야 된대!"
----푸하하하~ 지옥에 가서 책 들고 있어야 될 사람, 알라딘에도 엄청 많을거다!
재미있게 읽은 책은, 황선미씨의 '푸른개 장발, 과수원을 점령하라, 유은실의 책들~
외국 작가로는 '로알드 달'이나, '애비 워티스' 작품을 재밌게 읽었다.
어두운 숲속에서 시리즈~
*집필할 때 아이들이 질문하거나 놀아달라고 할때 어떻게 했나요?
=> 아이들은 태어날 때부터 엄마가 작가였기에 많이 이해한다. 저희들끼리 놀면서도 '마감'이란 말을 써가며 놀았다.^^ 아이들이 무언가 물어보면, 지금 이 순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이가 알고 싶은 그 때 바로 바로 대답해줬다.
*작품에 그림을 넣을 때, 화가에게 어느 선까지 주문하나요?
=> 화가의 영역을 존중하고 화가의 재해석을 좋아하기 때문에, 화가가 질문하지 않는 한 특별히 주문하지 않고 처음에 의견교환하는 정도로만 끝낸다.
*작품 속에 상처받은 아이들이 회복하는 과정이 현실과 동떨어진 해피엔딩이 많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독자들이 많이 질문한다. "현실은 훨씬 더 참혹한데 항상 해피엔딩이냐?" 고...개인적으로 해피엔딩을 좋아하고, 이금이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몇 달간 작품 속 주인공과 같이 살다가 비참하게 버려두고 혼자 빠져 나올수가 없다. 문학의 힘은 치유와 위로에 있다고 생각하기에, 당장은 돕는 사람이 없고 현실이 막막할지라도 '세상은 살아볼 가치가 있는 곳'이라고 얘기해주고 싶다.
질문과 답변이 끝니고 사인을 받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 그동안 사인본을 많이 받아서 저분들께 양보하고, 1시 10분 수업 시작이라 급히 자리를 떳어요. 2시 57분, 모두 마무리 하고 이제 올라간다는 이금이 선생님의 문자가 왔었는데 잘 가셨겠죠?^^
"이금이 작가의 작품이 아주 많아요.^^
청소년이 읽기에 좋을 책
고학년이 읽기에 좋은 책
3~4학년 이상 읽기에 좋은 책
구니버드는 말괄량이 삐삐 같은 아이다
이금이작가의 아들이 고등학생때 번역하고 엄마가 감수한 책으로
정말 재밌게 읽은 책이다.
1~2학년이 읽기에 좋은 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