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무게로 안 느끼게
박완서 지음 / 세계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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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박완서 작가님이다!! 책으로 우리 곁에 다시 와 주신 작가님!

22년에 출간된 책 <모래알만한 진실>은 그가 남긴 에세이 660편 중 35편만 엄선해 모은 에세이 결정판이다. 이 책은 <모래알만한 진실>에 이은 박완서 작가님 에세이 결정판의 두 번째라고 한다. 원 책인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란 에세이의 전면 개정판인데, 그간 미출간 원고였던 <님은 가시고 김치만 남았네>가 더해졌다. 나는 22년에 나온 <모래알만한...> 속의 에세이 한편 한 편을 애정을 다해 읽은 기억이 난다. 끝내 내 인생 책으로까지 여겼었다. 이번 책의 출간을 확인하고, 박완서 작가님이 살아서 작가로 복귀하신 것 같은 착각에 빠져 읽었다. 정말 황홀했다.


이 책 속 에세이들은 1971년부터 1994년까지 작가님이 일상에서 보인 순간순간을 포착한 글이다. 작품을 읽고 난 후 맨 끝에는 작품 완성 연도임을 의미하는 듯한 '19XX 년'이 적혀 있다. 내가 태어나기도 전 혹은 아기 때였던 때라고? 보기에도 믿기지 않을 정도로 현실에서 우리가 느끼고 공감할 만한 이야기들이 많았다. 1970-80년대 서울의 삶이 (시골에 비해) 이렇게 앞서나갔단 말인가? 시골에서 자란 나는 오히려 그 시대 서울 이야기가 지금과 이질감이 별로 없게 느껴질 정도였다. 작가님이 경험한 입시열기, 졸업식, 도시의 삭막함, 세대 차이, 주말농장 등은 내가 경험해 온 것과 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닭이 깃털을 쫙 뽑아 내보내는 신박한 기계가 그 당시에 있다고? 난 엄마 따라 시장 다니던 어릴 적에도, 지금도 본 적이 없는데 그 땐 있었나 보다. 물론 시대감이 느껴지는 상황과 단어들로 그 시대와 지금이 다름을 알지만 그때나 지금이나 본질은 같다. 시대는 바뀌고, 날로 날로 기술이 발전하면서 점차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는 시기라 하지만, 인간은 인간으로 자체 본성과 욕구는 변하지 않는지 예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모습은 다르지 않았다.


작가님의 에세이에서는 자신의 수치심, 아쉬움, 치기 등의 감정이 작품 속에서 무심한 듯 툭툭 튀어나온다. '전쟁도, 어른 눈치 보느라 기에 눌린 것도 경험 안 해 본 너희가 뭐가 답답(땁땁)하냐! 생각할수록 답답해진 건 오히려 나다!'(p.200)는 글이 생각난다. 그런 장면을 읽으면서 나는 먼저 피식피식 웃는다. 작가님에게서 작가로서가 아닌 한 인간으로 진솔함을 느끼고 나와 같은 감정을 가진 누군가가 박완서 작가님이라는 데에 위로를 받는다.

작가님의 관찰과 그 너머를 발견하는 통찰에도 감탄한다. 부자와 범죄자를 두 부류에게서 어떻게 공통점을 발견하며, 그들 사이인 '보통'(의 삶)을 살자고 어떻게 저렇게 글로 독자를 설득할 수 있을까? 어떻게 저런 사고를 하고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을까?

날카로우면서도 시선은 올곧은 작가님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현실에 있는 모순을 예리하게 지적하고 후련하게 논리를 펴는 글에서 말이다. 예를 들면 동성동본에 대해, 당시 장발과 짧은 치마 단속에 대해, 국제 사회의 비정한 실리 추구에 대해 참으로도 다양한 주제가 다뤄졌는데, 이에 편견 없는 상식으로 본인의 가치가 드러난 글이 강단 있게 느껴진다.

그런데다 또 글은 어떻고? 글은 생생했고, 상상하기 부족함 없으라고 묘사와 비유를 감칠맛 나게 넣어 그 안에 담긴 감정과 상황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박완서 작가님의 글에 많이들 극찬하는 '글맛'이라는 것을 경험한다. 두런두런 꾹꾹 눌러가며 낭독하고 싶고, 필사하고 싶은 글들이다.


아이들이 돌아왔다. 개선장군처럼 의기양양해서, 개선장군처럼 지칠 대로 지쳐서, 엄청난 빨래 보따리를 전리품처럼 걸머지고 아이들은 돌아왔다.

아이들의 배낭은 마술이라도 부리듯이 꾸역꾸역 꺼내어도 꺼내어도 끝이 없는 빨랫거리를 토해 놓았다.

아이들의 빨래에선 찝찌라고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났다. 옮겨 놓는 대로 무수한 모래를 떨구었다. 그러나 내 집이 해변일 수는 없었다.

아이들은 노독을 풀기 위해 깊은 잠에 빠지고 나는 수돗물에 열심히 바다의 때를 빨아냈다.

아이들의 빨래를 다 헹구고 나니 나의 여름은 이미 끝나 있었다. p.242-243



이 책에서는 특히 박완서 작가님 생활을 가늠케 하는 사진들을 담은 페이지도 있다. 시골이 좋다고 자랑처럼 한다 해도 꽃을 좋아하며 깔끔한 차림에 세련된 서울 사람인 작가님이 난 좋다. 사진 렌즈를 의식하며 정면으로 찍은 사진이나, 일상을 누리는 모습 그리고 자연스럽게 밝은 미소를 띤 작가님의 얼굴에서 글에서 만났던 작가님이 연결 지어졌다. 평온함과 안정적인 느낌을 받는다. 호원숙 작가님을 통해 소개된 박완서 작가님의 손때가 묻어있는 사물 사진들도 수록되어 있다. 저마다 사연이 있는, 앤티크하면서 만질만질 잘 관리된 듯 보이는 물건들은 그를 향한 먹먹한 그리움이 느껴지는 것들이었다. 작가님의 에세이 중간중간 인상적인 구절을 예쁜 바탕에 크게 적어 놓은 쪽들도 너무 좋았다. 찍어서 자주 보고 곱씹어 보고 싶은, 핸드폰 바탕화면에 놓고 두고두고 읽어보고 싶은 문장이다. 책표지와 내부 그림 디자인이 박완서 작가님의 글의 감성을 더욱 센스 있게 살렸다.




그런 박완서 작가님의 이 책을 갖고 있어서 좋다.

두고두고 꺼내보고, 낭독하면서 또 키득키득 웃기도 하고 감동도 마음에 품으려 한다.

맞아맞아! 하고 가슴 팍 치는 문장들을 읽으며 마음의 사이다 한 잔 들이켜려고 한다.

몸이 들떠 있거나 무력할 때,

차분한 마음으로 인생의 희로애락을 차근차근 곱씹으며 이 책을 읽으려고 한다.

읽지 않아도 책 제목만 보고도 위로받는 이 책을

두고두고 책장에 담아두고 눈길을 두려 한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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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4, 지식책 읽기를 시작해야 합니다 - 아이의 지식 격차가 벌어지는 결정적 시기
전병규(콩나물쌤) 지음 / 클랩북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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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이제 초등학교 4학년이 되어서 본격적인 학습의 시기가 왔구나 실감하고 있는 때이다.(아이는 전혀 생각이 없으나 엄마만 걱정 한가득..) 그러니 이 책의 제목 중 단어 '초4'가 내 눈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붙어있는 문구, '이야기책'만으로 절대 성적을 올릴 수 없다. 란 문구가 뇌리에 강하게 박혔다.


아이 독서의 필요성에 대해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특히 부모라면 아이가 책 읽기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갖게 마련이다. 나 또한 아이들이 책과 조금씩이나마 가까웠으면 하고 바라는 부모 중 하나다. 그래서 아이들이 관심 있는 주제나 작가님 혹은 스토리 진행 스타일에 따라 책을 빌려다 주고 있다. 아이가 책과 친근해지게 하기 위해 내가 주로 빌려주는 책은 이야기책이다. 학습만화도 즐겨 보지만, 줄글도 제법 읽는 시기가 다가온 상황에서 나의 첫아이는 4학년이 되었다. 그런데 초4! 이제 지식책 읽기를 시작해야 한다니!! 이야기책으로는 절대!!! 성적을!!! 올릴 수 없다니!! "어머님 어디 가세요? 이 책은 정말 어머님 같은 분이 읽으셔야 해요!!"라고 내게 부르짖는 듯, 책 제목은 그런 다급한 부모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아이들이 독서를 독서 자체로써 즐기게 해주기엔 우리나라 부모에게 '성적'이란 단어는 조바심과 불안을 촉발하는 단어기도 하다.ㅋ)


저자가 말한 것처럼 이 책은 '지식책'에 해당한다. 그러기에 이 책의 구성과 흐름을 파악하는 게 필요하다. 지식책의 필요성과 어떤 식으로 읽어야 하는지 소개가 이 책의 큰 구성이며 흐름이다. 세세한 것은 이미지를 참고해 주시길!




아이들이 책을 사랑하고 즐겁게 보는 걸 목표로 삼은 내게 사실 문해력이 이 시대에 왜 필요한지에 대해서는 여러 독서 관련 책을 읽었으니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을 읽고 왜 그런지 모르겠으나(분명 같은 내용인 것 같은데, 기존의 저자의 논리에 납득되어 그 이후에도 쉽게 신뢰기반이 다져져서인지) 문해력이 이 시대에 진정으로!! 왜 필요한 건지!! 마음에 확 와닿았다.


먼저, 지식책이 무엇인지 한번 정리해 보게 됐고, 아이들이 왜 읽어야 하는지 충분히 이해가 됐다. 우리가 좋아하는 글은 이야기가 맞다. 하지만, 실상에서 접하게 되는 가장 많은 글은 지식 글이다. 우리의 전반적인 생활을 윤택하고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선 지식책(글)을 읽고, 읽는 행위를 통해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아이들은 지식책을 읽어야 하고, 그것은 똘똘해졌으나 아직은 조금의 순수함이 남은 4학년이 적기인 것이다.


이 책에서 가장 도움을 받은 건 역시 지식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방법적인 내용이었다. 사실 내 경우, 아이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은 아니다. 아이들이나 나나 각자 해야 할 것들을 묵묵하게 하는 편이 익숙해졌다. 그래서 대화를 하거나 할 때 굉장한 에너지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이 책은 그런 내게 자극을 줬고, 아이들에게 한마디라도 더 보게끔 시도해 보게 했다. 특히 '지식과 생활을 확인'하는 면에서 내가 할 수 있었던 적용은 최근 '여행'과 관련된 것이다. 여행을 계획하며 아이들에게 비행시간과 나라 간 시차를 알아보고 아이들과 도착시간을 계산해 보았다. 아이가 먹고 있는 과자 '카스타드'는 몇 개가 들어있고, 엄마가 몇 박스를 사 왔으니 총 몇 개가 있는지는 현재 아이의 학습과도 연관이 있었다. 책 읽기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었지만, 책의 지식을 이렇게 실생활에 접목해 유연하게 적용해 보는 걸 시도할 수 있었다는 자체가 내게는 이 책이 의미 있었다. 끝말잇기나 자음으로 단어 맞추기는 해본 적이 있기는 했다. 이제 아이들에게 적용해 볼 수 있는 건 마인드 맵같이 지식을 구조화하는 걸 실행해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면 아이들이 지식을 좀 더 큰 시야에서 확실한 이해를 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가슴도 벅차올랐다.(저는 지식도 감정적으로 받아들이는 F거든요. ㅎㅎㅎ)


이 책이 조금 다른 책, 즉 아이들의 독서를 다룬 책과 다른 점이 있다면 학습만화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저자는 학습만화의 교육적인 효과를 주장했는데, 많은 양의 배경지식을 습득할 수 있고 그림책에서 줄글 책으로 넘어가는 가교 역할도 한다고 한다.(p.42) 아이들이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 책인 지식만화 WHY를 예를 들어 하부르타식으로 읽을 수 있게 접근한 점도 도움이 됐다. 만화만 읽는 행위 자체만 보지 말고, 그것을 통해 아이들이 지식에 접근하고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을 고려해 보는 것이 더 현명하겠다.

저자의 지식책에 대한 주장과 접근 방법에 대한 정보가 확실하고 풍부한 책이었다. 그러나 사례는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래도 학교 선생님으로 학생들이 사례로 들어야 할 테니 조심스럽겠다. 그래도 저자가 오랜 경력의 초등 교사이자, 교육에는 이미 전문가일 저자라는 걸 감안한다면 이 책의 주장은 충분히 납득할 만하다. 마무리가 급 끝나버려 당황스럽긴 했다. 이미 충분한 정보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 또한 그럴 수 있다 여긴다.


마지막으로 이 책은 성인 독자인 내게 내리는 경고음 같았다. 소설 위주로 책을 읽는 내가 작년 읽은 책들을 돌아보니, 상당수 소설책이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책만 읽으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문해력을 높이고 조금 더 풍성한 지식과 사고능력을 갖기 위해선 지식책이 필요함을 알고 문해능력을 더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이 아이보단 나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됐다. 지식책도 늘려보고, 책의 내용을 구조화하며 좀 더 뇌가 쉽게 습득할 수 있는 방법을 꼭 독서에 적용해 봐야겠다는 다짐까지!! 하며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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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과 흑 - 상 열린책들 세계문학 68
스탕달 지음, 임미경 옮김 / 열린책들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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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책을 읽은 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중)>을 읽고 두꺼운 책에서 잠시 해방되어 얇고 조금 편하게 넘길 책으로 넘어가려고 생각하던 중이었어요.(아니 고전에서 이게 가능할까?ㅋ) 뭐라도 빨리 이어가야겠다며 가장 빨리 구할 수 있었던 책이 바로 이 책이었는데요. 불륜 이야기라고만 단순히 생각하고 덥석 집어 들었는데, 결국 이 책의 끝을 보고야 말았네요. 네! 단순한 불륜 이야기로 만 보고 시작하시면 안 됩니다! ㅎㅎ



작은 도시 베리에르는 프랑슈콩테 지방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로 손꼽힐 만하다.


이 책은 이렇게 한 문장으로 시작합니다.


소개된 작은 도시, 베리에르의 시장은 바로 레날입니다. 레날은 왕정파 인물 중 한 명입니다. 왕정파는 나폴레옹 시대에 권력에서 한껏 떨어져 있다가 다시 왕정복고 시대가 펼쳐지며 권력을 잡게 됩니다. 이런 레날 시장의 집에 쥘리앵이란 청년(제재소 소렐 영감의 아들) 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가정교사로 들어오죠. 문제는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고, 그 집 레날부인과 썸을 타다 연인 사이까지 됐다는 겁니다. 레날 시장은 아름다운 아내의 미모에 그녀를 사랑하기보단 그가 가진 권력과 체면에 성을 다한 인물입니다. 그러니 레날부인은 순수한 사랑에 목말라했고, 쥘리앵은 뛰어난 외모와 지적 능력으로 레날부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거죠. 쥘리앵은 사실 초반에는 레날부인을 통해 신분 상승을 꿈꾼 인물이었어요. 이탈리아 섬 알지 못하는 어느 귀족의 아들로 태어난 나폴레옹이 황제로 믿기 어려운 신분 상승을 이룬 것처럼 쥘리앵도 가족들에게도 무시당하고, 가정교사로서도 대우받지 못하는 현재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했죠. 하지만 레날부인에 대한 사랑은 점차 진심이 되기도 합니다. 그런 그들의 점차 대담해지는 사랑은 베리에르에 소문이 나고요. 쥘리앵은 신학교로 도피하게 됩니다. 쫓겨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신학교에서 피라르 신부의 인정과 애정을 받으면서 쥘리앵은 후작의 비서로까지 출세하게 됩니다. 후작의 집에서 머물며 그의 일을 도맡게 된 쥘리앵은 색다른 매력의 도시 파리의 모습에 감탄하면서도 자신이 살던 곳과는 확실히 차이가 나는 개인적이고 각박한 도시를 경험하면서 외로움을 느낍니다.



전 이 책에서 빅토르 위고가 많이 생각났어요. 빅토르 위고 특유의 위트가 스탕달의 이 소설에서도 보였거든요. 뜬금없이 작품 속에 등장해서 저자의 생각과 의도를 거침없이 드러내는 표현은 다른 소설에서도 못 본 특이한 점입니다. 또한, 프랑스라서 그런 걸까요? 최근에 읽은 <파리의 노트르담>의 시대처럼 성당이나 신부의 등장이 잦았어요. 프랑스란 나라에서는 과거 종교의 위치가 어떠했는지를 알 수 있었어요. 다만 두 작품의 시대는 달랐고요. 빅토르 위고나 스탕달이나 1800년대를 살았던 사람이라 그렇지 않을까? 혼자 생각해 봤습니다.



'나폴레옹'이란 인물이 의외로 많이 등장했어요. 도대체 나폴레옹이 어떤 존재이길래? 란 의문을 품지 않을 수가 없었는데요. 현재도 프랑스 사람들이 애정 하는 위인 중 한 명이 나폴레옹이라고 들었어요. 우리 주인공 쥘리앵도 그의 초상화를 품고 다닐 만큼 존경했고, 그와 같은 삶을 꿈꿨습니다. 프랑스를 잘 모르는 저로선 나폴레옹의 존재감을 새롭게 알게 해준 작품이었던 것 같습니다.(나폴레옹에 대해선 딱히 더 적지 않겠습니다)



쥘리앵이 나폴레옹을 존경하는 모습과 반대로 그가 전성기일 때 한껏 뒤로 물러났던 왕정파는 나폴레옹에 대한 불만이 컸을 텐데요. 바로 그를 대표하는 인물이 레날 시장이죠. 불같고 꼬장한 그의 성격을 아는 쥘리앵은 한 때 레날부인을 시켜 나폴레옹 초상화를 숨겨야 할 정도였어요. 공화정의 시대에서 나폴레옹의 시대 그리고 다시 왕정복고 시기를 겪은 프랑스는 내외의 전쟁으로 굉장한 분열과 대립이 있었을 텐데요. 또한, 이런 혼란이 가중된 시기에는 신분의 상승을 꿈꾸는 인물과 자신의 권력을 다지고 유지하려는 인물이 충분히 존재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물론 '쥘리앵'입니다. 이런 프랑스 내부의 신분 대립과 갈등을 이 작품에서는 비꼬기도 하고, 거침없이 묘사하며 두 인물을 내세워 잘 보여주고 있어요. 이 책을 단순한 불륜 소설로만 볼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인물들이 완벽한 듯 보이지만, 완벽하지 못한 성정 또한 거침없이 표현해서 인상적이었어요.

인물이 직면한 상황 가운데 모범적이고 도덕적인 해결책이나 행동을 보여주는 게 아니라, 갈등하고 표현할 수 없이 쌓인 여러 감정들(두려움, 불안, 탐욕, 위선 등)이 삐죽빼죽 튀어나오는 면면이 어디서 많이 본 모습 같았거든요. 우리 모습과 진짜로 비슷하지 않으려나요? 이런 점 때문에 역시 고전은 고전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금 더 이야기하자면요.

레날시장의 경우, 베리에르에서 너무나도 아름다운 저택과 땅을 소유하고 있는 시장입니다. 그는 상류층 집안 출신으로 아름다운 아내와 세 아이를 데리고 있죠. 보기엔 완벽해 보이지만, 그는 남들에게 자신의 소유를 과시하기 위해 신경전을 벌입니다. 그렇다고 그렇게 카리스마 있는 인물도 아니에요. 자기 혼자 소심하게 생각에 빠져 끙끙 앓고요. 소렐 영감(쥘리앵의 아빠) 과의 신경전에서도 확실히 밀려요.

레날부인도 완벽한 미모를 갖고 있고, 세 아이의 엄마로 다복하게 자녀들을 두고 있어 겉보기엔 완벽한 시장댁 부인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녀에게 가장 필요한 남편의 사랑이 그녀에게 없었어요. 한없이 외로움을 타는 인물입니다. 그때 쥘리앵이란 인물이 나타나며, 이 여자! 반은 사랑에 미쳐서 삽니다. 쥘리앵과 작당모의를 할 때는 생각보다 빠른 실행력과 비상한 두뇌회전을 보여주는 의외의 모습도 있긴 했어요. 하지만, 자신의 막내아들이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서야 자신의 사랑을 포기하려고 하고요. 다시 쥘리앵이 사다리타고 자기 방으로 들어왔을 때 그와의 사랑에 신이 나서 어쩔 줄 모릅니다.

쥘리앵은 훤칠하며 뽀얀 피부를 가진 지금으로 말할 거 같으면 꽃미남 스타일이죠. 그런데다 그의 명석한 두뇌은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 자신의 목적이 확고하고, 나름 계획도 있어 완벽해 보이지만, 혈기가 왕성한 젊은이 어선지 가족들에게 무시를 당한 어린 시절 상처 때문인지 자존심도 강하고 자격지심이 상당해 보입니다. 괜찮은 사람이네 싶다가도, 그의 자격지심의 끝판왕인 모습을 보면 요즘 말로 '찌질하다!'란 평이 절로 나옵니다.



제가 읽은 몇 안 되는 프랑스 소설이었는데요. 프랑스의 당시 전반적인 배경과 역사까지 두루 궁금해지게 하는 책이었어요. 단순한 불륜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읽었는데, 당시 시대적인 상황과 갈등까지 인물에 차곡차곡 담아 과감하게 보여준 고전다운 소설이었습니다. 아직 다 읽지도 않았는데, 이 소설에 대해 조급하게 이야기 한 건 아닐까 싶습니다. <적과 흑(하)>가 남아 있어서 더 읽어보고 남은 이야길 더 해 봐야 할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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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초판본, 양장)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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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읽었던 책, <흐르는 강물처럼>이란 책에서 이 책을 소개했다. 책 <흐르는 강물처럼>이 이 책과 <가재가 노래하는 곳>의 뒤를 이어 차세대 모던 클래식이라고 말이다. 그래서 읽어보고 싶었다.

차세대 모던 클래식이란 장르? 느낌의 책은 무엇인지 알고 싶었다. 일단 1900년대 중반을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클래식함의 공통점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인물과 문체는 확실히 다르지 않나 싶다. 이게 그렇게 중요한 문제는 아니다.



주인공과 같이, 그를 있게 한 선조들이 그렇듯이 진행과 문장은 건조하고 텁텁한 느낌이 들었다. 거의 모든 인물들이 의욕이 없어 보이거나, 수동적 이어 보였다. 그나마 감정을 드러낸 것은 분노하거나 신경질적인 모습이 전부였다. 이 책을 내가 읽을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고 있을 때, 내 손은 반대로 이 책장을 술술 넘기고 있었다.



줄거리


스토너의 부모님들부터가 농가 일과 관습에 지쳐있어 보였다. 스토너는 순종적이었고, 그의 부모를 잘 돕는 착한 아들이었다. 그의 아버지는 공무원에게서 들은 말로 농사에 도움이 될까 싶어 아들 스토너를 미주리 대학에 보내기로 한다. 스토너도 별생각 없이 대학을 다니다가 영문학에 깊이 빠져든다. 대학이 학문을 향한 그의 열정의 눈을 뜨게 했고, 친구를 사귀게 했으며, 평생에 한번 만날까 말까 한 스승을 만나게 해주었다. 대학, 영문학은 그의 평생의 사랑이 된다. 그리고 두 번째 열정을 불러일으킨 이디스에게 이끌려 결혼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이디스와의 결혼은 이디스나 스토너에게 그다지 만족스럽진 못했다. 갑자기 아이를 가져야겠다는 이디스의 요구에 따라 아기를 낳는다. 그 아기가 바로 딸 그레이스였다. 스토너는 이디스를 대신해 교수 일과 병행해 열정적으로 아이를 키워낸다. 하지만, 그레이스와의 관계를 이디스에게서 빼앗기고, 스토너는 자신의 남은 열정을 영문학에 쏟게 된다. 그 후 캐서린이란 제자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녀와의 관계가 학교에 퍼지게 되고, 그녀는 스토너를 떠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스토너는 열정적으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에 전념해 자신의 정년 끝까지 학생들을 가르치려고 하지만, 불치의 암을 맞닥뜨리게 되어 교육자로서 또 한 인간으로 서서히 죽음을 맞이한다.



가장 평범한 이야기


스토너는 참전하는 친구들을 뒤로하고 대학에 남기로 했다. 그리고 그는 좋아하는 여인을 만나 데이트를 하고 프러포즈를 해서 결혼했다. 그리고 사랑하는 딸을 안았다. 자신이 좋아하는 영문학을 학생들에게 열심히 가르쳤다. 그러다 다른 사람들처럼 죽음을 맞이했다. 그저 평범해 보이지만, 그의 삶은 우리의 삶을 닮았다. 집안에서 아내 이디스와 결혼 이후 끊임없는 갈등을 보이고, 학교 내에선 영문학 과장이 되는 로맥스와 죽기 직전까지 대치한다. 한 학생은 로맥스와 함께 스토너를 처참하게 무너뜨리기까지 했다. 딸인 그레이스는 엄마 이디스의 뜻대로 살아가다가 결국은 원치 않는 삶의 끝까지 가게 된다. 녹록지 않은 인생의 굴곡을 거치며 삶에서 죽음으로 향하는 스토너의 삶은 한 사람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래서 어쩌라고?

어찌 보면 책 초반에 나온 것처럼 많은 이들은 그가 조교수 이상 올라가지 못하고, 그의 강의를 들은 사람들은 그를 제대로 기억하는 사람이 없는 한 사람으로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다 읽고난 나로서도 그가 강렬한 인상을 주는 인물이 아니었음엔 틀림없었다. 한 농부의 아들로, 성공이라 할만한 큰 업적을 이룬 것도, 부모로서 딸을 멋지게 키워낸 것도, 명언을 남기거나 대학이나 학계에 크게 이름을 알린 사람처럼 보이지도 않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진짜 영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스토너를 슬프고 불행하다고 말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의 삶은 아주 훌륭한 것이었습니다."

-존 윌리엄스-


성공신화와 위인전에 길들여졌고, 많은 이들에게 이름을 알려야만, 위대한 업적을 내세울 수 있어야 성공한이라고 불리는 시대를 살아온 우리에게 '스토너'는 그다지 반가운 인물이 아닐 수 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래서 어쩌라고?"라고 물을지도 모른다. 그런 우리에게 작가는 오히려 반문하는 듯하다. 인생에서 훌륭한 삶이란 무엇이고, 어떤 삶이 가치 있으며, 인생에서 당신은 무엇을 기대하느냐고 말이다.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

넌 무엇을 기대했나? 그는 생각했다. p.385




이해할 수 없는 두 인물 : 이디스, 그레이스


없어도 너무 없었다. 사랑도, 열정도, 활기도 말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인조인간로봇이란 느낌까지 들 정도였다.

이디스는 다가오는 스토너에게 무심하고 덤덤했다. 조금의 사랑도 열정도 그녀에게는 보이지 않았다. 그저 노력하겠다고만 했다. 그런 이디스를 딸인 그레이스가 그대로 닮았다고 내가 생각한 건, 이 책을 읽고 난 후, 이디스란 캐릭터를 미워하며 곱씹고 있을 때였다.

그레이스는 엄마 이디스의 원대로 인기 있는 여자아이가 되기로 한다. 대학을 가서도 그렇게 엄마가 원하는 모습으로 살아간다. 그리고 그녀는 임신을 하고, 아이를 갖지만 결국 전쟁으로 남편을 잃는다. 그레이스는 아빠인 스토너에게 고백했다. 엄마를 떠나기 위해서 남편을 택했고, 임신하기로 했다고 말이다. 남편은 자신 때문에 죽은 거라고 그레이스는 말한다. 이디스 또한 그녀의 삶이 무심하고 무정하게 그녀의 부모로부터 만들어진 존재였다. 그래서 이디스는 스토너가 프러포즈했을 때의 반응이 그렇게 없었던 거다. 그런 무정한 부모를 떠나기 위해 자신이 좋다는 스토너를 선택했다. 이디스 또한 남편 스토너를 수도 없이 죽였다.(물론 육체적으로가 아니라 행동과 마음으로 말이다. 그를 비난하고, 비아냥대며 대했다.)


그레이스 남편이 전쟁을 선택했듯이 스토너는 자신의 열정과 도피처로 영문학을 선택했을 거란 생각이 내게 들었다.

이 두 여자들은 시대적인 상황(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경제공황 등)이 만든 무정하고 무심한 인물일까?

그녀들 또한 자기들의 삶도 불행했고 억울했다고 내게 부르짖을지 모르겠으나, 어찌 됐든 스토너를 주인공으로 본 나로선 그녀들의 조금도 변치 않는 수동적이고 무정하며 조금의 열정도 보이지 않는 그녀들을 '사람'으로 보기가 힘들었다.



모든 사람이 위대할 수 없다. 하지만 훌륭할 수 있다.


스토너의 삶을 보며 그의 삶을 위대하다곤 할 수 없을 거다. 꼭 닮아가고 싶은 위인은 아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열정만큼은 훌륭했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자신의 삶에 충실했고, 곳곳에 열정을 담았었다. 이 책을 읽은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그가 처음엔 의식하지 못했어도 부모님의 뜻에 반하면서까지 영문학을 선택한다. 그리고 자신의 아내 이디스가 그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어도 그녀를 사랑했기에 그녀를 향해 열정을 다했다. 그는 영문학을 사랑하여 깊이 파고들었고, 그것을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열정을 다했다. 학계에 있어서만큼은 정직했고, 거기서만큼은 고집을 부릴 만큼 자신의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디스가 그레이스에게 헌신적이지 않을 때도 그는 그녀의 딸을 아기 때부터 보살폈고, 서재에서 깊이 있는 시간을 보냈다. 비록 이디스에게 그레이스를 빼앗겼지만 말이다. 불륜을 대놓고 응원할 수 없지만, 캐서린에게까지도 스토너는 진심 '사랑'이었다. 그의 인생에서 그는 온전히 열정을 쏟아부었다. 자신이 있는 곳에서는 그 열정을 조금도 아끼지 않았다. 그것만큼은 스토너가 훌륭하다고 할만한 부분이겠다.

그러면 나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열정적인 사람인가? 나에게는 열정을 쏟아붓고 있는 사람이, 분야가 있나?

모든 사람이 위인이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에게 주어진 삶, 열정을 가지고 온전히 사랑할 수 있지 않나?

그것만으로 훌륭하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스토너의 눈으로 본 곳곳의 인물들의 수시로 변하는 표정과 행동들이 세심하게 표현된 작품으로 충분히 긴장감과 여러 감정이 전해 느껴졌다. 이런 느낌의 묘사와 표현들이 낯설기는 했지만, 이런 소설도 푹 빠져서 읽을 수 있다는 점이 그랬던 내 모습이 놀랍기도 했다.

작가처럼 스토너의 삶을 '영웅'이라고까지 하기는 쉽지 않지만, 한 사람의 삶이 충분히 훌륭할 수 있고, 훌륭할 수 있는 삶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어서 의미 있었다.

주변의 상황들이 낡아져가는 형광등이 깜빡거리듯 서서히 희미하게 인식이 되며 깊은 잠으로 빠져가는 스토너의 마지막 의식의 흐름이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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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세계 유명 작가 32인이 들려주는 실전 글쓰기 노하우
몬티 슐츠.바나비 콘라드 지음, 김연수 옮김 / 한문화 / 201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A 서점의 다른 분 서재를 보고 충동에 이끌려 읽은 책이다.

사실 글쓰기의 노하우나 스킬에 관심이 없어진 지 오래였다. 그러니 '글쓰기'가 책 제목에 들어간 책을 봐도 굳이 찾아 읽지 않았다. 마치 자기개발서를 읽어봤자 내가 그대로 살지도 않을 거니 내 방식대로 살테야!'라는 외침과 같은 것이었다.

그런 내가 왜 이 책을 집어들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ㅎㅎ


이 책은 <피너츠>란 만화 작가인 찰스 M, 슐츠의 아들인 몬티 슐츠와 바나비 콘라드가 세계 유명 작가들 32명에게 글쓰기에 관련된 자신들의 경험을 받아 엮은 글이다. 그리고 이 책을 소설가 김연수 작가님이 번역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에선 한번 더 이 책을 눈여겨 보게 될 책이겠다.


여기에 있는 작가들이 세계 유명작가라고 소개되는데, 내가 아는 작가라곤 어릴 적에 <마음을 열어 주는 101가지 이야기>와 <영혼을 위한 닭고기 스프>로 유명했던 잭 캔필드 한명 뿐이었다. 잭 캔필드 덕분인지 이 책에서 다룬 작가들이 유명 트렌드(?)가 조금 지난 감이 있어보인다 생각했다.(책의 1판 1쇄가 2006년이니 오래된 책이 맞다.) 다만, 청탁 거절에 좌절하지 말라고 하거나, 무조건 쓰라고 하는 조언은 여느 글쓰기 책들에서 본 것들을 떠올리게 했다. 마치 그건 어느 누구도 피할 수 없는 글쓰기의 진리라듯이... 다뤄진 작가들이 거의 소설가여서인지 이 책의 많은 부분이 소설을 쓰고자 하시는 분들에게는 도움이 될만 하겠다. 작가들은 작가로서 이런 일도 겪고, 이런 일도 감수해야 하는구나! 작가들의 경험을 소소하게 바라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틈틈히 글쓰기 계명들 사이에 나오는 '스누피'의 글쓰기 고난 과정이 깨알같이 재밌다. 그가 단골처럼 사용하는 문구 '어둡고', '어둡고 바람이 부는' 이 나오면 피식 웃음이 난다. 나는 이리도 유명해 글쓰기 책에 초보작가 대표로 들어가는 스누피, 즉 그가 나온 만화 <피너츠>를 제대로 본 적이 없다. 스누피의 매력을 잘 모르고 봤는데, 그의 글쓰기 재능과 도전 정신이 귀여우면서도 글을 쓰고자 하는 이들의 마음을 만화다운 표정과 그림으로 무심한듯 재치있게 보여주는 모습이 사랑스럽다. 루시의 'T'(MBTI)같은 조언은 내게 했다면 아프게 다가왔을 것이나 스누피가 특유의 엉뚱함과 재치로 쿨하게 받아서 만화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글씨가 작고 글자색이 연한 건(연한 갈색 같음) 개정전이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읽으면서 불편했다. 글자크기가 조금만 크고 글자색은 검정이었으면 좋겠다. 반면 만화 속 대화의 글씨체는 지나치게 명조체여서 그림과는 어울리지 않았다.


 그래도 글쓰기에 대한 팁은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아보인다. 글쓰기 선배들의 조언은 조금씩 다르지만 한결같다. 조금씩 다른 부분들은 읽으시며 자신의 것으로 만드시길..^^ 이 책을 읽으며 작가를 꿈꾸는 모든 초보작가님들이 사랑스러운 캐릭터 스누피로부터 함께 위로받으며 더 나은 글쓰기로 정진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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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곡 2024-01-16 21:4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왜 이 책을 집어들었는지 지금도 잘 모르겠다. --> ㅋㅋㅋ

렛잇고 2024-01-16 22:36   좋아요 1 | URL
제가 넘 솔직했죠? ㅎㅎㅎ 그래도 재밌게 읽었어요. ㅎㅎㅎㅎ 서곡님 감사합니당^^

서곡 2024-01-16 22: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솔직한 글이 최고 아닐까요 ㅋㅋㅋ 리뷰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녕히주무세요!!

렛잇고 2024-01-16 22:57   좋아요 1 | URL
진심으로 읽기는 잘 한 책인데 어쩌다 읽기로 결심했는지 모르겠단 뜻이었어요. ㅎㅎㅎ 혹시나 오해가 없으시길요.^^
제가 글쓰기에 좀 욕심을 내주었음 더 좋을 책이었을텐데 그 부분이 아쉽습니다.ㅠㅠ 서곡님도 좋은 밤 보내셔요!

서곡 2024-01-17 11:4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해는당연히안하죠 ㅋㅋ 스누피 너무 귀여워요 오늘 잘보내시길요 ~~~

렛잇고 2024-01-17 13: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눈이 많이 오네요! 오늘도 눈처럼 아름다운 하루 보내셔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