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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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벤자민마이어스 #여름날의기록 #청년의여름이야기 #수평선너머



#장편소설 #벤자민마이어스 #여름날의기록 #청년의여름이야기 #수평선너머


책표지의 풍경이 너무 환상적이어서,

시인님이 추천한 책이어서,

띠지의 글귀에 매혹돼서 이 책은

고를 수밖에 없었다.


살면서 누구나 한번은

예전의 자신으로 돌아갈 수 없는 

계절을 통과한다.


인생은 이미 정해진 이야기가 아니라

아직 쓰이지 않은 공백임을 일깨우는 생의 찬가!



소설에선 으레 인물이 나와

대화를 하게 마련인데,

40여 페이지까지

대화가 없다!

책 초반엔

주인공이 지나고 있는 배경 묘사

그리고 살아온 그의 환경에 관한 설명으로

가득했다.

배경은 아름답고 화사했지만,

그가 살았던 주위의 삶은 처참하고 씁쓸해

그 대조가 도드라져 보인다.


태어난 그를 둘러싼 배경은

전쟁 이후 초토화된 삶이었고, 

온전치 못한 사람들의 마을이었다.

특히 광부의 아들로 태어나

주변 모두가 그렇듯

당연히 광부로 살아갈 줄 알았지만,

16살의 소년, 로버트 애플야드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았다.

그는 집을 떠난다.


해안선을 따라 

100킬로미터가 넘는 남쪽을

내려가니

전쟁 산업의 생산에 한몫하던 

고향의 바다와는 

또 다른 풍경이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영롱하고 

수천만 청어로 찬란히 반짝이는 바다가!


그리고 그 끝의 집에서

40대 여성 덜시 파이퍼를 만난다.

그의 평생의 운명을 

뒤집을만한 일이다.


로버트에게

덜시의 집은 

세상 구경을 떠나

 잠깐 쉴 곳으로만 생각한 곳이었다.

그는 떠날 듯 떠나지 못하다

결국 그녀의 집에 머무르고 만다.


덜시는 그를

 차(tea)와 바닷가재로 

이 집에 주저앉게 하고,

떠나려고 그 집을 떠난 순간

마을 주변인들은 로버트를 다 알아봐

다시 덜시의 집으로 되돌아갔다.

마치 덜시의 집이

로버트에게 운명이 안내한 곳이라듯..


처음에 덜시의 집에 로버트를 붙잡아 둔 것은

맛있는 음식이었고,

심부름이었고,

차(tea) 였지만,,,

나중에 그를 붙든 것은

덜시의 아픈 과거를 

다시 끔 일으키는 별채의 작업이었으며

거기서 발견한 

시 한 묶음이었다.

그리고 그 시 한 묶음은

두 사람의 인생을

새롭게 했다.

(별채와 시에 담긴 이야긴 

책 속에서 확인해 보셔야 해요^^)



소년은 광산을 떠났고,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전쟁과는 벗어난 삶을

찾고 싶었다.

전쟁 끝의 참담함이 내리 깔려있는

가족과 동네에서는

애정과 관심이 소년에게까지

손을 뻗칠 여유가 없었다.

소년의 용기와 모험이 가리킨 

덜시의 집에선 가능했고,

그 소년을 자라나게 했다.


생전 알 수도 만날 수도 없었을지도 모르는

이를 만나서

학교에선 알려주지 않았던 시를 

로버트는 알게 됐다.

비로소 시를 읽었다.

시는 그의 마음에 담겼고,

그를 바꿔놓았다.


이렇게 보면

가난한 소년, 로버트가 

똑똑하고 창의적인 덜시를 만나

특별한 혜택을 받은 듯하다.

실은 덜시란 여성도

소년 로버트를 만나서

그의 삶을 구원받았고 말이다.


아픔으로 가리어진 것들을 알았고,

그녀에게도 소년에게도

새로운 삶이 펼쳐졌다.

이들의 이러한 연대는

서로 성장하고 삶의 강력한 의미를 

찾는다는 점에서

뭉클하고 감동적이다.


전쟁 속에서도

 자연은

 여전히 아름답고 근사해서

삶을 밝혀주듯,

암흑 같았던 인생들에

함께하는 연대가 있어서

희망이 보인다는 점에서

이 두 면은 많이도 닮아 보인다.


수평선이 내다보이는 

풍경 묘사만 봐도 

반짝이는 물결과

그 물결을 비추는 햇살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바닷바람이 바닷물에

바다를 바라보는 이의 머리칼을 날리고,

바닷가의 짭조름한 바람은

피부에 찰싹 달라붙는 듯하다.

풍경 묘사와 시가 다한 책이라 볼 수 있다.

정말로 아름답고

감탄이 나오는 책이다.

문장 문장이 시처럼 아름다운데,

 인생의 철학과 가치가 

문장에 담겨있어 읽는 맛이 있다. 

 정말 만족스럽다.

황인찬 시인님이 왜

이 책을 추천했는지 알만하다.


덜시가 만드는 음식(가재구이 등), 

쐐기풀차(tea)는

한번 먹어보고 싶어진다.

그들이 만드는 양봉 과정에선

꿀벌들의 움직임,

그 공격과 따끔함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시와 아름다운 자연을 

생생하게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색다른 소설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이 책을 적극 추천합니다.^^

아! 여름휴가가 다가오는데

이 책 정말 딱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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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선 너머
벤자민 마이어스 지음, 최리외 옮김 / 다산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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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이렇게 글로 아름다운 배경, 자연을 선사할 수 있는지,, 전쟁에서 어떻게 이렇게 귀한 삶을 건져낼 수 있는지... 영국의 그곳에 다녀와 누군가를 만나고 온 경험을 한 듯한 소설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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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지 앞에서
최은영 지음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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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처음 프롤로그의 '일기장'에 대해

머뭇거리는 마음부터

글에 대한 사소함,

그리고 솔직한 삶까지

어느 하나 허투루 느껴지지 않았다.


아무리

작가 자신의 경험과 감정이

들어갔다 해도

소설은

허구지만,

에세이는

자신의 가치와 삶을 담아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는 나의 사소한 이야기를 글로 쓴다. 이 이야기가 특별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라 나의 진실과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나의 상처뿐만 아니라 당신의 상처 또한 존중받아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처음 '못생겼다는 느낌'이라는 제목이 달린 빈 문서 창을 띄워놓았을 때 이런 글은 쓰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내게는 그보다 더 큰 욕구가 있었다. 마음을 터놓고 나누고 싶었고 그래서 나와 비슷한 괴로움을 겪고 있을 사람들이 이 글을 읽었으면 좋겠다는 욕구였다. 내가 겪은 괴로움이 내 안에만 남아 있다면 그것은 영원히 아무것도 아니겠지만 글을 통해 누군가에게 다가가 어떤 의미가 될 수 있다면 작가로서 그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을 테니까. p.178


작가님!!

이렇게나 쉽게

이렇게나 솔직하게

이렇게나 사소하게

(사소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작가님!) 

써도 되는 겁니까? 물으며 읽었다.


마음이 꾹꾹 눌러 담겨있어서

그것들을 후루룩 쓱쓱 읽을 수가 없었다.

나도 읽으며 올라온 감정에

울컥울컥했고,

글과 함께 

그것들을 꾹꾹 반죽하고,

 소화해 읽어갔다.


사람들이 말을 안 해서 그렇지

각자의 삶에서 자신이 품고 살아온 감정들이 있다.

그 감정은 숨겨있어도  

그것은 우리 몸에 찰싹 달라붙은 숙주와 같아서 

나 자신의 성장과 더불어 쑥쑥 자라있다.


외로움, 열등감, 관계의 주저함, 거절 등

개인적인 아픔,

그리고 

여전히 싸우고 있는 사회적 아픔...

살살살 짚어주면서도

세밀하게 내가 느꼈던 느낌들을

후루룩 훑어내어

 어루만져 주는 듯했다.


아픔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모두의 것이기도 하다.

아픔을 솔직하게 내보여낸 이 책이

홀로 아파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


'나는 아픈 데가 없는데요?'

라고 말하는 이들도

읽어보시길!

아놔! 나도 평소에 

'아픈 데 없는데요'라고 

잘 말하는 사람이거든요. ㅋㅋ


역시 '소설가'의 에세이는 

절대 실망시키지 않는다는 사실을

(소설가는 에세이도 잘 쓰더라!!)

이번 경험으로 다시 끔 다지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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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리고 그때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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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대한 강렬한 감정이 전달되는 느낌입니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가는 게 다소 힘들 수 있지만요. 인간이 삶에서 마주하는 아픔과 상실에서 나를 마주하며 나아간다는 점에서 희망적이고 기억나는 문장들도 많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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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그리고 그때
저메이카 킨케이드 지음, 정소영 옮김 / 문학동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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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소설 #저메이카킨케이드 #자전소설 #뼈아픈고백 #지금그리고그때




Part1. 지금 그리고 그때를 보라

'지금 그리고 그때를 보라'는

이 책의 첫 문장이다.

책 제목 <See Now Then>과도 같다.


책 첫 장면엔

주인공 미시즈 스위트가 사는 동네의

이웃, 호메로스의 장례식이 나온다.

그가 잡은 사슴 중 가장 큰 사슴을 활로 쏴 잡았지만,

차에 사슴을 싣다가 그는 넘어져 죽고 말았다.

호메로스의 죽음은

맨 뒤에 '버림받음'과 '죽음'을

이야기하는 글에서

기억에 떠올랐던 장면이었다.

가장 큰 사슴을 잡았으면 뭐 하나?

죽으면 끝인걸?

그리고 이미 죽은 이들이 마당에 심은 작약,

미시즈 스위트도 작약을 심는다.

그곳에 모든 일은 있었고,

그것들은 지금이자 그때다.


그때와 지금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는다.

그때는 그 당시엔 지금이면서,

지금은 그때가 되기도 한다.

그때의 일은 지금의 일에 영향을 주고,

그때의 일은 지금과 같기도 하다.

그때와 지금을 오가며

저자는 자신의 과거 그리고 현재로

자신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이 소설에 쏟아냈다.


Part2. 딸, 아내 그리고 엄마


미시즈 스위트는 가족과

뉴잉글랜드의 작은 마을,

셜리 잭슨 하우스에서 살고 있다.

미시즈 스위트는

엄마의 딸이면서

미스터 스위트의 아내다.

딸, 아름다운 페르세포네와

아들, 어린 헤라클레스의 엄마이기도 히다.


초반부터

미스터 스위트는 미시즈 스위트를

증오가 이글거리는 눈으로 바라본다.

오랜 결혼 생활 끝에

아내에게 질려버린 시선이

정말이지 물리적으로 죽이는 것 못지않게

무자비하게 느껴진다.

이 둘은 어떻게 만나서

결혼까지 하게 된 걸까?

남편은 아내가

왜 저렇게까지 혐오스러운 건데?

자신을 향한 남편의 속내를

아내도 과연 알고 있을까?

라는 의문이 절로 들 정도다.


한때 자신의 생명을 다해

엄마의 젖을 빨았던 아이들은

엄마가 세상의 전부라고

기꺼이 사랑을 내어놓았었다.

지금은,,,

엄마가 조금이라도 안 보이면 난리다.

엄마의 개인적인 일(글쓰기, 정원일 등)을

조금도 참지 못하고 날뛴다.


지금, 그리고 그때...

자신을 대했던 엄마가 있다.

딸에게 기꺼이 사랑을 요구한 엄마,

나이를 속여 학교를 보낸 엄마,

나를 배에 태워 내보낸 엄마,

그 엄마는 죽었지만,

그때의 엄마가 지금도 내게 있다.


끝으로 치달을수록

남편의 폭력적 언행은 더해간다.

인격모독, 폭언 그리고 비웃음,

당당한 외도 폭로까지,,,


그녀는 아파하며

또 큰 소리를 내어 울었다.

그리고 자신의 방으로 들어갔다.


남편도 아이들도

혐오하며 야유를 부리는 공간,

하지만 그녀에겐

그녀가 그녀다울 수 있는 공간이 두 곳이 있다.

정원 그리고 주방에 딸린 방이다.


그녀는 심고, 키운다.

그리고 글을 쓴다.

그때 그리고 지금이

그녀의 앞에 있다.

그렇게 그녀는 자신을 위한 의복을 지었다.(p.218)



'버림받는 것'에 대한 

저 글이 인상적이었다.

초반 잠깐 나왔던 이웃 '호메로스 죽음'이

연상되었고 말이다.

죽음도 그런 의미에서 버림받는 것이다.

끝내 누군가의 기억에 남더라도

언젠가는 내팽개쳐질 게 인생이다.


얼마 전 

드라마 <모두가 자신의 무가치함과 싸우고 있다>에서

황동만의 형, 황진만이 말한 내용이 떠올랐다.


모든 스토리는 

나는 존재한다는 아우성

이렇게 아프게 존재해.

이렇게 슬프게 존재해.

이렇게 우울하게 존재해

이렇게 웃기게 존재해.


기껏해야 100년

100년이면 다 사라지는데

사리지는 것이 진정 존재했던 건가.

그런 의문을 잠재우기 위해 

정신없이 스토리를 써대지



Part3. 자전적 소설, 그녀의 방 그리고 봄


자전적인 소설임을 몰랐더라면

단순하게 소설이구나 했을 거다.

알고 보니, 이 책이 출간될 당시 2013년

미국에선 작품 속 '미스터 스위트'가 

누구를 말하는 건지

알만한 사람은 다 알았을 거란다.

소설 속 미스터 스위트처럼

저자의 전 남편 또한 작곡가였다는 사실!

(외에도 여러 단서가 있었다네요.)

그녀를 <뉴요커> 전속작가로 두었던

<뉴요커>의 편집장, 윌리엄 숀은

한때 저자의 시아버지였고 말이다.


식민지 출신이자 여성이고,

흑인이면서 이주민이었던 

저자는

소설에서처럼

오랫동안 곳곳에서 

치덕치덕 끈질기게

그녀를 끌어내렸던 

목소리들과 행위들 사이에서

살아남아야 했을 거다.

그녀가 살기 위해 끝내 붙들었던 것은 

아마도 '글쓰기'가 아니었을까?


이 소설 속 

주방 딸린 방에서

자연스레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떠올리는 것은 나뿐이 아닐 거다.


마지막 장면에서 그녀는

집 바깥에서 영원한 해가 빛나는 봄을

바라보고 있다.

처절한 부르짖음 속에서

찾아낸 그녀의 봄을

지금은 찾아냈을까?


10년도 지난 작품이라고 하니

지금의 그녀는 어떤 표정을 지은 모습일지 

궁금하다.

(혹, 이 책 날개에 있는 사진?

지금일까?) 


그녀의 봄을 떠올리자니

또 생각나서 죄송하지만,

다시 한번

드라마 <모.자.무.싸>에서

황진만의 시를 소환해 본다.


봄은 늘 기다립니다.


첫눈도 기다리고

가을 하늘도 기다리고

기다리지 않는 계절이 없습니다.


지금인데

봄 여름 가을 겨울

다 지금인데


바람이 나뭇잎에 하얗게 뒤집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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