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속편이 영화로 나오고, 캐스팅에 난리가 났던 기억이 있어 웃음이 난다.
이렇게 엇갈린 사랑을 제발 돌이키고 싶은 마음은 모든 독자들의 염원이었을 거다. 솔직히 그 속편의 내용은 뭔지 모르겠지만, 책의 막판을 읽는데 한 가지 희망을 발견했다. 부디 속편이 나오길 바라는 나도 바라는데, 과거 독자들은 얼마나 간절했을지 상상이 됐다.
레트가 하는 말에 스칼렛이 애슐리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레트의 말을 이어가는 장면이 있다.(p.1832-1833)
레트는 그때 자신의 마음과 연결된 데에 스칼렛에게 살짝 기대를 품었던 것 같다.
"그건 언젠가 오래전에 애슐리가 -옛 시절에 대해서 했던 말이에요."
라고 스칼렛이 눈치 없이 말해 셀프로 판을 깨고 만다.
독자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것 같다. 나도 "야아!!!" 하고 소리 지르고 싶었으니까....
그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었고, 그의 눈에서는 광채가 사라졌다.
"말끝마다 애슐리로구먼." 그가 말했고, 잠깐 동안 침묵이 흘렀다. p.1833
여기서 아무리 레트가 스칼렛에게 더 이상 사랑이 안 남았다고 말하지만, 그래도 스칼렛을 향한 약간의 사랑!! 내가 여기 찾았다고!! 그의 사랑에 희망을 품게 된다. 속편을 읽으면 되나요? 여기서 더 이야기 없나요?
누가 레트랑 스칼렛 좀 다시 만나게 해주세요....ㅠㅠ 울고 싶은 심정이다.
그래도 이 책은 다 스칼렛 뜻대로 됐다.(멜라니도 죽었고, 애슐리도 스칼렛의 것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니까 레트도 분명 돌아올 거라 믿는다!! 스칼렛! 당신의 집념(집착)을 믿어요!! ^^:;;
드라마고, 영화고, 책이고 내가 너무 완성되는 사랑만 봐 온 걸까? 그게 익숙해져서 인지, 이렇게 엇갈리는 사랑에 나는 적응이 안 됐다. 어쩌지 못하고 감정이 복받쳐 울음이 나오려고 했다. 차라리 죽음으로 끝나는 사랑이라면 사랑으로 끝맺음하는 거라서 다행일 텐데, 이렇게 영원히 연결해 주지 않는 엇갈린 사랑이라니!
'우리 서로 사랑했는데, 우리 이제 헤어지네요' 백지영 노래의 가사가 절절히 가슴을 파고드는 듯 너무 아팠다.
그래서 이 소설이 그 절절함에 여운이 더 남는지도 모르겠다.
사랑이 연결이 안 되어 너무 안타깝게 썼지만, 남북전쟁과 그 전쟁으로 남부인들이 겪었던 고초가 생존과 함께 결부되어 삶의 서사를 깊이 헤아릴 수 있었던 소설로 두고두고 읽고 싶은 책이다.
*이 책은 인종차별과 더불어 철저히 남부인의 시각으로 쓰였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여기선 그 점은 배제하고 리뷰를 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