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 막내아들 5
산경 지음 / 테라코타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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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드디어 다 읽었다. 마지막이어선지, 경제용어에 대해 무지해선지 진도가 잘 안 나갔다. 진도준의 프로포즈부터 진도가 확확 나가게 된 건 무엇? ㅋㅋ


2) 역시 순양에서 가장 핵심인 진영기, 진동기와 싸우다 보니 정치 개입, 언론 장악이 역대 최고였다.


3) 이미지 관리하는 재벌이라니!! 꾸며진 모습으로 여론을 장악하는 재벌이라니!! 그런데 그럴 수도 있을 법하다.


4) 어떻게 어느 누구도 진도준에게 나설 생각도 못 하나? 싶지만, 이건 판타지니까^^


5) 세계의 부를 제패하는 듯한 진도준! 그의 끝은 어딘가? 하지만, 그의 목표가 순양이라는 건 개인적인 목표이기도 하지만 어째 좀 시시하게 느껴진다.


6) 한국 역사와 경제 지식을 배우는 소설 같은 느낌?


7) 우리나라 역사와 세계 동향이 고스란히 담겨서 현실감 있게 다가왔고, 비현실적인 권력과 부, 그리고 악랄한 듯 대담한 영민함을 가진 진도준이 그간 '국민 안하무인인 이들'을 상대해 줘서 조금은 통쾌했다.


8) 새드엔딩으로 들었던 것 같은데, 나름 해피엔딩 같다. 에필로그에서 진도준은 전생의 자신이 죽음을 맞이한 곳에서 호수를 바라본다. "이제 편히 자라...."고 전생의 윤현우에게 던지는 한 마디가 뭔가 쓸쓸하고 안타까운 여운을 남긴다.


9) 사실을 기반으로 한 판타지 구성! 재벌 집을 떠올리는 여러 모습들, 세계 및 한국의 경제 흐름 등에서 과거로 돌아가는 한 인물을 탄생시키다니! 그리고 그가 '전생'을 이용해 이룬 세세한 일들을 보면! 작가님 천재 아닌가? 감탄이 절로 나옴.


10) 드디어 5권을 끝냈다!!


**오타 추정

... 그때면 물산 하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거대한 기업에 네 손에 들어갈 거다."

-> '거대한 기업이' 라고 조사 바꿔야 할 듯..p.366

"제 말, 허투루 들으셨군요. 가사 써달라고 한 적 없습니다 ...."

->'기사'라고 써야 하지 않을까? p.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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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현수동 - 내가 살고 싶은 동네를 상상하고, 빠져들고, 마침내 사랑한다 아무튼 시리즈 55
장강명 지음 / 위고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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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의 동네인 주제에 현수동은 위치가 꽤 구체적인데, 대강 서울 지하철 6호선 광흥창역 일대다. ... 한강의 무인도인 밤섬도 현수동에 포함된다.

.... 현석동에서 '현(玄)'자를 따오고, 신수동-구수동의 '수(水)' 자를 합해 현수동(玄水洞)이라고 이름을 지었다.p.10


<아무튼>시리즈에서 장강명 작가님의 책이 나오다니!!

이 책은 책 속의 말처럼 가상 동네인 현수동의 이야기다. 현수동에서 일어나는 실제와 같은 생활이 담긴 내용은 아니다. '장강명'작가님 책이라고, 그 안에 어떤 사건이 벌어진다고 예측한다면 오측이다. 책에는 먼저 작가님 자신이 살았던 광흥창역 근처 현석동에 대한 애정이 엿볼 수 있는데, 광흥창에 대해 역사적 지리적 자료를 소설가 특유의 손담(말을 하는 건 입이고, 글을 쓰는 건 손이니까?)으로 이 책에 흥미진진하게 소개한 걸 보면 그렇다. 그와 함께 작가님이 상상하고 꿈꾸는 (이 또한 광흥창 내에 위치한) 이상적인 동네가 가상 동네 '현수동'에 담겨 있다.


내가 '광흥창'을 안 건, 외할머니 댁에서 학교까지 왔다 갔다 하던 대학생 시절에 6호선 라인이 생기면서였다. 나는 공덕에서 갈아탔기 때문에 그쪽까지 갈 일도 없었지만, 지하철역을 한번 훑어보는 습관이 있어서 눈에 익는 정도였다. 딱히 눈에 띄는 이름도 아니고, 유명한 곳이 아니다 보니 별 관심이 없었는데, 40이 넘은 지금 '광흥창'의 유래와 역사에 대해 내가 좋아하는 작가님의 글로 이렇게 읽게 되다니! 상상도 못했던 일이다. 광흥창과 그 일대의 이야기를 읽자니 의외로 많은 이야기가 담긴 재밌는 곳이었다. 강변북로를 차를 타고 지나갈 땐 몰랐는데, 그 부근에 곡식창고가 있고, 나루터가 있다는 걸 상상하며 읽으니 그 일대가 새롭게 보인다. 작가님이 왜 광흥창에 매력을 느꼈는지 알 만했다.(하지만 작가님의 글이 맛깔나서 그 자리가 더 돋보이도록 한몫한 것도 같다) 여의도 불꽃축제가 보이는, 한강 일대가 확 트여 보이는 그곳의 뷰가 정말 궁금하다.


책을 읽으면서 광흥창 근처가 아주 먼 동네는 아니므로, 어떤 동네인가 궁금해서 찾아가 볼 생각도 했다. 밤섬은 어떻게 생겼는지,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 궁금해서 네ㅇㅇ 지도를 켜고 찾아보며 읽었다. 찾아가면 분명 그 근처에서 식사도 하게 될 거라 맛집도 같이 찾았다. 그런데 맛집이 거의 없는 곳이란다. 이 책 중반에도 나온다. (다행히 광흥창을 찾아가진 않았습니다. 맛집 때문에 포기한 것도...)


광흥창역 일대에 살 때 주변 환경이 전부 만족스러웠던 것은 당연히 아니었다. 특히 근처에 괜찮은 식당이나 술집이 없다는 점이 HJ와 나의 불만이었다. 슬리퍼 끌고 나가 맥주 한잔하고 돌아올, 요즘 유행어로 하면 '슬세권 맛집'이 부족했다. p.107


광흥창을 다루며 알게 되는 역사적 지식, 지리적인 이야기가 내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요소였다. 숙종과 '박세체'란 권세가, 나합이라는 여인 등 인물부터, '창고 옆 개천에 있는 동네'란 뜻의 창천동이고, '창고 앞의 동네'라 창전동이 되었다는 단순한 동네 명칭 유래, 그리고 밤섬 이야기까지 이 책이 아니었으면 알 수 있을까 싶은 역사적인 지식들에 푹 빠져 읽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한강의 서쪽을 '서강', 동쪽을 '동호'라고 불렀다. 그래서 광흥창역 일대 건축물이나 기관에는 서강이라는 이름이 흔하게 붙어 있다. 서강대, 서강역, 서강도서관, 서강대교 .... 서강대교 북단이 바로 돛단배를 대는 나루터였고, 이름은 서강나루였다. 서강나루터 표석은 봉원 빗물펌프장 앞에 있다. p.26

광흥창 일대에서 배에서 내려 도성을 향하는 사람들은 만리동 고개나 애오개를 통해 서대문이나 서소문으로 갔다. 애오개는 '아이 고개'라는 뜻인데, 만리동 고개에 비하면 규모가 작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는 설도 있고, 일찍 죽은 가엾은 아이들의 시신을 묻던 곳이라 그렇게 불렀다는 얘기도 있다. p.27


또한 이상적인 상상 속 동네 '현수동'을 다루면서 지금까지의 한국 내에 보일 듯 말 듯 한 사회의 씁쓸한 속내도 드러내기도 했다. 이전에 다른 책에서 읽고 기억난 부분이 있어 내용이 눈에 띄었다. (작가님의 그런 의도는 없이 내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쓰건데) '이런 건 잊으면 안 되지!'라고 작가님이 나 자신에게 다시 보여준 메시지와도 같이 생각됐다.


한국 사회는 그런 죽음들을 적극적으로 잊어버리려 했다. 아예 그런 사고가 일어나지 않은 척 굴었다. 성수대교 붕괴 사고 희생자 위령비,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희생자 위령탑, 씨랜드 화재 희생 어린이 추모비도 모두 사고 현장과 떨어진 곳에, 일반인이 잘 모르거나 찾기 어려운 곳에 있다. 삼풍백화점이 무너진 자리에는 그로테스크하게도 호화스러운 주상복합건물이 들어섰다. p.48


작가님이 말씀하신 현수동의 모습은 보통 동네처럼 소박하니 익숙해 보이기도 했지만, 내게는 굉장히 이상적으로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꿈꾸는 것이니 이상적이고, 우리는 이상적인 걸 꿈꿀 수밖에 없으니 당연하다. 그런 이상적인 것이 간간이 현실이 되기도 한다. '아! 이런 동네를 꿈꾸시는구나!' 정도로만 이해했다. 하지만, 본인이 살았던 동네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이렇게 그 동네를 토대로 보완된 새로운 동네를 꿈꾸는 '현수동'은 내게 분명 신선했다. 그러면서 작가님이 권하듯 내가 살아왔고, 살고 있는 동네의 모습 곳곳을 떠올려 봤다. 나는 내가 사는 동네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그저 맛집 찾기용, 편의시설 찾기용으로만 판단하고 있진 않나? 다른 동네로 이사 가기 위한 발돋움의 동네 정도로만 발 담그고 있진 않나? 그저 현실에만 머무르고 있는 동네가 아니라 꿈꾸는 동네 또한 상상해 보는 기회가 이 책 덕에 주어졌다. 분량은 많지 않은 작은 책이지만, 흥미로운 지식과 상상의 재미가 있는 책이라 내겐 좋았던 책이다!!


'자기 동네를 사랑하는 사람은 자기 삶도 사랑한다'라는 말을 이렇게 확장할 수 있을까. '자기 동네를 사랑스럽게 만드는 사람은 자기 삶도 가꾸는 중이다'라고. [아무튼, 현수동]을 쓰는 동안 나도 내 안에 있는 무언가를 헤아린다는 기분이 들었다. 지역공동체에 대한 관심이나 책임 같은 것. 시니컬한 척하느라 어릴 때에는 잘 살피지 않았던. 그래서 나는 이 책 독자들께도 살고 싶은 동네를 구체적으로 상상해 보라고 권하고 싶다. p.1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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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 관찰 백과 - 눈을 뗄 수 없이 놀랍고도 신비한 파충류와 양서류 이야기 바이킹 어린이 과학 시리즈
마이클 G. 스타키 지음, 이은경 옮김 / 바이킹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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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이 소생하는 봄이라

여기저기서 꿈틀거리는 녀석들도 많이 보이네요!!

이리저리 움직이는 생물들을 보면

견딜 수 없어하는 어린이가

저희집에 한 명 있어요!


자주 바라보고 좋아하다보니

생물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는 게 재밌는 모양이에요.

최근 <정브르가 알려주는 양서류 체험백과>를 읽고,

부쩍 생물에 다시 관심이 많아졌어요!


이 책 표지와 내용을 대강 보여주니

이 책 한번 읽어보고 싶다고 하네요!


둘째 아이에게 먼저 쥐어줬습니다.

동생이 재밌다고 신나게 보니

형아인 첫째도 따라서 재밌게 읽더라고요.


어떤 책인지 궁금하시죠?




먼저 저자에 대해 간단하게 인용하겠습니다.

마이클G.스타키

  야생 동물 보호 문제를 대중에게 

교육하는 자연 보호 생물학자이자 연설가입니다.

전 세계 야생 동물의 다양성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가나에서는 지역 사회와 협력해 

멸종 위기 개구리종을 보호하는 활동에 참여했습니다.

남아프리카 벨리즈에서는 

희귀한 검정고함원숭이의 개체 수를 추적했어요.

이후에는 샌프란시스코 가터뱀, 

북태평양 방울뱀 등을 연구하며,

뱀 보호에 전념하는 비영리 단체인

‘세이브 더 스네이크(Save The Snakes)’를 설립했습니다.

현재는 야생 동물을 보호하기 위한 

교육과 활동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개구리와 뱀 등 야생동물 보호를 위해

노력하시면서 이 방면에서는 전문가시네요!

그래서인지

책 이름은 '파충류'가 있지만,

파충류와 양서류를 다루고 있습니다.


파충류는

뱀, 도마뱀같은 피부를 지닌 게 파충류 아닌가?

생각해보신 적 없나요?

저처럼 그렇게 생각하신 적이 있다면,

거북이는 파충류일까요?

혹, 알고 계시나요?

네! 거북이는 파충류라고 해요.

왜 거북이가 파충류인지는!!

책으로 한번 직접 확인해보세요!!^^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생물은 다음과 같습니다.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어떤 식으로 생물을 소개하고 있는지 궁금하시죠?

이 책은 정보지식전달인 책입니다.

재미있고 친근하게 다가가기보다

객관적인 정보를 전달하고 있어요.


글씨가 작아보일 수 있지만,

내용이 많지 않아

저학년 아이들이 읽는데 어렵지 않았어요.

더군다나 생물에 관심이 많은 아이라면,

이 책은 기본적인 생물지식을

알기에 좋은 책일 듯 싶어요.



한가지 좋았던 건요.

한글과 함께 영어로도 생물이름을 나타내줬다는 거예요.


이 책이 번역서라서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책마다 개체의 이름을 나타내는 게 다르잖아요.

어떤 건 한글 이름이기도 하고,

어떤 건 영어 이름 그대로 써주니

조금은 헷갈릴 수도 있을 것 같거든요.


예를 들어 <정브르...>에서는 

레드아이트리프로그로 나오는 게,

이 책에서는 빨간눈청개구리로 나오거든요.

저희 아이가 같은 개구리 같은데,

이름이 다르다며 이상하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빨간눈청개구리 아래에

'Red-Eyed Tree Frog'로 나와서

같은 거라고 설명해줬어요.

(저희 애는 영어가 아직 익숙치 않아서요)

또한 학명(예.Agalychnis callidryas; 빨간눈청개구리)으로도

나오고 있으니 참고할만 합니다.




이 책에서 아이들이

기억에 남아했던 내용을 적어보자면요.


저희 첫째 아이는

바다악어의 길이가

최대 9미터, 아파트 3층 높이와

맞먹는다는 데에

충격을 받았더라고요.


실제로 볼 순 없지만,

어떻게 이런 게 살아있을 수 있냐면서 놀랐어요.

그래서인지 학교 글짓기 숙제에도

그 내용을 다루었더라고요.


하나더,

아이들이 영어를 공부하면서

책마다 악어는 Alligator과 Crocodile로

나오잖아요?

그 차이 또한 이 책에서 다뤄줘서

확실한 차이를 알았습니다.^^


이 책의 저자가 외국분인데,

파충류 참고책으로

<정브르가 알려주는 파충류 체험백과>가

있더라고요.

출판사 재량껏 넣은 게 아닌가 싶지만,

아무튼 놀랐습니다.^^


용어와 색인도

나와 있어서

아이들이 원하는 내용을 찾기 좋아보였어요!



여러가지를 떠나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으면 충분하고,

정보를 습득한다면

일석이조인데요.

저희 아들에겐 그런 책인 게

확실하게 입증됐네요!


책에는 아이들의 흥미주제가 단연 최고지만요.

비문학책임에도 읽는 데

거부감 없이 잘 읽어내어서

개인적으로 또한 흐뭇했습니다.


저희 애들은

이 과학지식 시리즈

다른 책들도 읽고 싶다고 하네요!!

생물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이 책 또한 추천드리고 싶어요!!^^



#파충류관찰백과

#어린이도서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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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충류 관찰 백과 - 눈을 뗄 수 없이 놀랍고도 신비한 파충류와 양서류 이야기 바이킹 어린이 과학 시리즈
마이클 G. 스타키 지음, 이은경 옮김 / 바이킹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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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추천이요. 생물에 관심있는 저희 아이들에겐 이 책이 비문학 긴 글을 읽게해주는데 도움도 됐어요. 얇지만 기존에 없는 정보들이 담겨 유익하고 재밌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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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별글클래식 파스텔 에디션 10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김환 옮김 / 별글 / 2018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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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제가 크리스천이다보니 이 소설의 처음에 나온 요한1서부터가 마음을 사로잡았습니다. '사랑'의 구절에서 처음에서 완전히 항복당한 느낌이랄까요? 간증같은 이야긴데요. 이 말씀을 읽는 것만으로도 사랑으로 충만해지는 느낌이 들어서 많이 놀랐습니다. 제 돈도 제대로 받아내지 못하는 구두장이의 소심한 모습에 그저 공감하고 있었는데요. 요즘 말로 정신적으로 이상해보이는 미하일이었어요. 그가 눈에 띄어 구두장이 세묜은 그를 자신의 집에 데리고 들어와 살게합니다. 그가 들어오고 그로부터 듣는 말에서 새로운 진리를 알게 되어가어 제 머리가 밝아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그 진리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요. 반전처럼 보이는 내용도 좋았지만, '사랑'이라는 단어 앞에 아무 핑계도 불평도 할 수 없게 만든 소설이었습니다. 이미 이 소설은 제 인생 소설이 되었습니다.


이제 나는 알았노라. 사람들이 자신을 돌봄으로써 사는 것 같지만, 사람들은 오로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사랑 안에 있는 자는 하느님 안에 있으며 하느님께서 그 안에 계시니라. 왜냐하면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니라." p.47


2.사랑이 있는 곳에 하느님도 계시다

어쩌면 많이 본 듯한, 설교말씀에서 많이 들은 듯한 느낌이 드는 구두장이의 이야기였습니다. 익숙한 듯도 보이지만, 또 새롭게 '사랑'은 어떻게 누구에게 행해야 하는지 이 소설을 통해 다시한번 되새겨봅니다.


3.불씨를 놓치면 끄지 못한다.

이웃간의 사랑에 대한 이야긴데요. 현실에서도 흔히 볼 듯한 다른 이들에게 지고 싶어하지 않고 손해보고 싶어하지 않는 모습이 드러납니다. 한편, 보지 못할 순진하면서도 순종적인 이들의 모습이 '나라면 저럴 수 있을까?'싶기도 하고요. 이율배반적인 사라의 특성을 보면서, 그럼에도 나는 끝까지 사랑하며 할 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요. 그리스도인들은 오직 사랑으로 사랑하며 살아야 한다는 메시지는 부정할 수 없네요.


"모르겠어요, 아버지. 이제 어떻게 살죠, 아버지?"

아버지가 눈을 감고 입술을 움직거렸다. 무슨 말을 하기 위해 힘을 모으는 듯했다. 그러다 다시금 눈을 뜨고 말했다. "살아갈 수 있을 거야. 하느님과 함께 살면 살아갈 수 있어."

...

"이반, 너 말이지, 누가 불 질렀는지 말하지 마라. 남의 죄는 덮어줘야 하는 거야. 그러면 하느님께서 네 죄도 용서해주실 거야." p.99


4.바보이반

이 책 읽으면서 빵빵 터졌습니다. 유머를 의도적으로 나타낸 표현은 아니지만, 생각지도 못한 면에 제가 이곳저곳에서 웃어서 첫째아들이 저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동화처럼 재밌어서 마침 집에 있는 동화 <바보이반>을 아이들에게도 권해봤어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재밌어 했고, 어쩌다 남편까지 이 책을 읽게 됐어요. 우리 가족이 모두가 재미있게 읽은 최초의 책이 되었어요. 그리스도인은 바보일만큼이나 사랑을 베풀어야 하는 걸까요? 저는 그렇게 살기가 너무 어려운 사람이지만, '사랑'에는 도깨비(동화에선 마귀로 나옴)도 쫓아낼만큼 능력이 있네요. 도깨비가 쫓겨나는 모습이 아주 통쾌했습니다!


5.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땅이 필요한가

사람의 탐욕의 끝은 어디일까요? 우리에게는 많은 면에서 한계가 있기 때문에, 우리가 가진 그 탐욕의 끝을 모를 때가 많긴 해요. 하지만, 내가 파콤과 같은 상황에 있다면요? 내가 가서 찍고 돌아오는 땅을 모두 주겠다고 한다면요? 점차 늘어나는 재산의 맛을 보고, 이제는 내가 돌고 오는 땅을 받을 수 있다는데 저라면 내 체력과 상황에 맞게 땅을 정하고 돌아올수 있을까요?


모르긴 해도 파콤보다 덜할 것 같지는 않거든요. 그게 인간이니까요. 우리가 가진 것만큼 거기서 만족하는 게 아니라 우리는 더 갖고 싶어해요. 잘 생각해보면 그래요. 건강을 갖고 있으니, 집을 원하고요. 집이 생기니 더 꾸미고 싶고요, 더 물건을 사고 싶어해요. 집을 한 개 가지게 되면 두 개, 세 개, 네 개,,,, 더 많은 돈을 벌고 싶어서 이리 저리 돈 굴릴 궁리를 할 걸요? 지금의 상황으로 충분히 가능할 일입니다. 그런 인간의 탐욕을 보며 잠잠히 제 자신을 돌이켜 생각해 볼 수 있는 소설입니다.


6.대자

저는 가톨릭의 이 대모대부를 정하는 게 참 좋은 관습이랄까, 제도같아요. 정말로 혹여나 내가 어떻게 될 때, 부모같게는 아니더라도 대모 대부를 통해 우리 아이가 어떻게든 잘 자랄 수 있다는, 내가 속한 공동체가 내 아이 또한 함께 책임져 주고 나또한 그렇게 하리라는 공동체 울타리에 든든한 마음이 들거든요.


아무튼, 대부란 사람의 정체는 모르겠지만, 의미하는 이는 아무래도 '신', '하나님' 같아요. 대부의 가진 것을 마음껏 누리는 대자의 모습은 마치 성경에서 에덴동산에서 있는 모든 걸 누리는 아담같아요. 그리고 봉인된 방은 마치 선악과 같고요. 인간은 자신이 모든 것을 통제하고 싶어하죠. 그게 바로 봉인된 방을 열고 들어가면서 시작되요. 그런 통제욕이, 내가 신이 되어 모든 걸 제어하고 싶어하는 그 마음이 바로 '죄'라는 걸 이 책에서 제대로 알려주네요. '죄'를 씻기 위해 살아가는 그의 모습은 인생의 한 모습 같아요. 강도의 마지막 말이 참 인상적이네요.


"네가 나를 이겼다, 영감탱이. 난 20년을 너와 맞서왔다. 네가 이겼어... 그러다가 네가 사람들로부터 떠난다고 할 때에야 네 말에 대해서 좀 생각해보게 됐어. 네가 사람들에게서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어."

...

"또 네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을 보고 내 마음이 움직였어."

...

"또 내 마음이 완전히 녹은 것은 네가 나를 불쌍히 여겨 내 앞에서 우는 것을 봤기 때문이야."

p.207-208


강도가 본 대자의 모습은 마치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과 비슷합니다. 자신이 성직자로부터 그 업을 이어받았듯이 강도에게 자신의 업을 이어주죠. 그것은 마치 그리스도인들의 '예수의 제자화(예수그리스도의 제자 삼기)'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기독교인이라 이 책에서 알 수 있는 메시지가 확실하네요. 다른 비기독교인들이라면 이 책을 어찌 받아들이실지 궁금합니다. 이 책이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에게도 추천도서로 권하는 책이더라고요. 학생들에게 권하는 이유도 궁금해지네요. ^^


7. 일꾼 예밀리얀과 빈 북

이 책은 참 동화 같은 단편이 많네요. 그 스토리에 깊이 빠져드는 재미가 있어요. 흥미롭고 다음이 궁금해져요. 예밀리얀은 아름다운 여인을 아내를 맞이하고 왕으로부터 자꾸 도전이 되는 일들을 받습니다. 아내에겐 무슨 신비한 마법이라도 있는 건지, 아내가 아침에 깨워 일어난 예밀리얀은 하루 만에 교회 건물도 뚝딱 지어내라는 일까지도 수행합니다. 상세히 안 나오지만 아내가 뭔가를 한 것 같아요. 결국 '어딘지 모르는 곳으로 가서 뭔지 모르는 것을 가지고 와라'라는 이상한 과제에 예밀리얀은 길을 떠나고 아내의 할머니를 만나 왕이 시킨 걸 결국은 찾아오죠. 쌩뚱맞게 북이 나오는데 이게 무슨 의미인지 궁금하네요. 무슨 마법의 힘이 있어서 군사들을 이끄는지 이해는 안 되지만 마법 같은 이야기가 흥미로운 건 맞습니다.^^


8.코르네이 바실리예프

코르네이 이야기는 참 씁쓸했어요. 어떤 이의 한마디로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게 되고 폭력을 사용한 코르네이는 집을 떠나죠. 이후 여러 가지 일을 하다가 실패한 모습으로 집으로 돌아옵니다. 그의 사죄는 비록 완벽하지 않았지만, 그만의 방식으로 가족들에게 고별인사를 합니다. 제가 아내이고 엄마이다 보니 코르네이 부인의 시점이 코르네이의 입장보단 더 이해가 가더라고요. 남편을 바라보는 시각, 아이의 불구자의 모습이 가슴 아프게 다가왔던 단편이었습니다. 있을 때 가족들에게 잘하도록 해요!^^;


9. 하느님은 진실을 보아 아시되 더디 말씀하신다

한 사람의 인생이 악쇼노프와 같다면 얼마나 억울할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쇼노프는 그 나름의 삶의 의미를 찾아갑니다. 한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악쇼노프의 인생은 너무나 가슴 아픕니다. 돌이킬 수 없는 그의 인생, 가족과의 시간, 자유롭게 살 때 누릴 수 있는 모든 것들... 하나뿐인 인생에서 그것들을 놓쳐버리고 살았다는 게 너무 원통하게 느껴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모든 것을 하나님께 맡기네요. 삶의 마무리에 다가가서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10. 기도

아이의 죽음을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절절히 나타나있습니다. 상상도 하기 싫을 이야기예요. 너무 끔찍해요. 내용이 아니라 아이의 죽음이라는 소재 자체가요. 그 아이의 삶과 죽음도 결국은 하나님께 있음을 알게 되는 이야기네요.


11. 지옥의 패망과 부흥

Cs 루이스의 <스크루테이프의 편지>가 생각나는 책이었어요. Cs루이스도 톨스토이의 책을 즐겨 읽은 것 같던데, 이 단편을 보면 톨스토이의 책에서 <스크루...>의 모티브를 얻은 게 아닐까 싶어요. 선한 것을 살짝 비틀어 악한 것으로 만들어내는 교활하고 영악한 사탄들의 행위에 참담하다는 생각밖에 안 들어요. 저 또한 그 악과 늘 싸우거나 아니면 방조하는 이인데요. '죄'라는 단어가 저들의 영악함만큼이니 지긋지긋한 단어이기도 하네요. 죄를 죄로 모르고 선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그에 열심을 다하는 우리 인간의 모습에 숙연해집니다.


12. 캅카스의 포로

캅카스의 포로가 된 질린의 탈출기를 떨리는 마음으로 봤습니다. 몇 차례의 실패에도 계속 탈출을 시도하는 삶과 자유를 향한 그의 도전이 대단해 보입니다. 목마름, 배고픔, 다리 상처로 아픔 그 모든 고통이 글을 읽으면서 절절히 다가오는 소설이었어요.


여기에 접힐 내용을 러시아의 화폐, 거리 등 단위가 러시아스러운 문화가 절로 눈에 띄는 소설이었어요. 톨스토이가 얼마나 기독교에 얼마나 많은 고민과 고찰로 그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았을지 가늠이 되는 소설이었어요. 기독교인의 입장에서는 너무 좋았던 소설이었지만, 사람들의 행동과 선택이 상당히 이상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어요. 하지만, 예수 그리스도에겐 그런 이상적인 것도 현실이 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이 책은 이렇게 제 인생소설이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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